
물때를 따져 가면서 출조 날짜는 잡아보던
그런 여유 따위는 이미 사려져 버린 것 같다.
주말 마다 이어지는 좋지 않은 기상에
계속해서 출조가 무산이 되어 버리니
일단은 배가 뜨는 상황이라면
앞뒤 안가리고 무조건 달리고 봐야지
안그럼 주구장창 방구석에 앉아서
하늘을 원망 하면서
낚시대만 딱고 있어야 할 판이다.
아무튼 25이상 왕눈이 볼락을 대상어로
날이 좋다고 하니 무조건 달려 본다. ㅋㅋ

사실 앞선주에도 날 좋다고 잔뜩 기대를 하고
목요일 오후 출조 준비까지 모두 마치고 있는데
당감레저피싱 점주님 전화가 오셔서는
비가 많이 내려서 출조를 취소를 해야 겠다고...
아무튼 이번에는 날도 좋고 하니
잔뜩 기대를 안고 출조 버스에 올랐는데...
점주님 말씀이
하선하고 싶어하던 자리는 너울 때문에
하선이 되지 않겠으니 일단은 현지에 나가서
포인트를 결정을 해야 되겠다고 하신다.
" 네? "

왠지 불길한 기운이 엄습을 하며
이번에도 꽝의 기운이 스물스물...
그런데 아직멀었어님 버스에 탑승을 하시며
아직 포인트 선정이 되지 않았으면
자신이 하선하는 옆 포인트에
하선을 해보시라 하신다.
" 예썰 !!! "
아직멀었어님은 초도권 포인트를
손바닥에 올리고 있는 분이신지라.
바닥을 찍었던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는 기분이다. ㅋㅋ

너울탓에 포인트 선정이
대부분 현지에서 이루어 지다보니
하선하는데 시간이 엄청 걸리는 것 같다.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려
드디어 하선을 마치고...
그리고 옆 포인트에 대물바라기님과 아직멀었어님
하선을 하시는 것이 보인다.
텐트를 먼저 치기보다는
우선 생명체가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
서둘러 낚시를 시작해 보는데...
전혀 생명체 반응이 없다... (-.-);

건강도 그렇게 좋지를 않으니
전혀 반응이 없는 바다를
계속 마주하고 있는 다는 것이
어쩌고 보면 무모한 객기라는 생각이 들며
일단은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하기로 한다.
너울 때문에 생명체가 없었던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잠잘고 일어나 보니
손님 맞을 준비를 단단히 마친 모기 군단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 보이니...
어이쿠~~~ 이거 밖에 나갔다가는
바로 멍게가 되는 것이 아닐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아무튼 뭐 눈만 빼꼼 내어 놓고
중무장을 하고 나서서 낚시를 시작해 보는데
여전히 생명체 반응이 없다.
멀리 장타를 치고 표층부터
수심을 늘려가며 바닥층까지 공략을 해보고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곳까지 이동을 해가며
공략을 해보지만 역시나 반응은 전혀 없다.
그러다 발 바로 앞에서 채비를 회수하기 위해
감아들이려는 순간 뭐가 툭~~~ 건들더니
25급 쏨벵이가 반겨준다.
" 그래 그래 의리있는 녀석
너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

쏨벵이 한마리로는 조금 부족한 기분이 들어
계속 낚시를 이어나가니
청술벵이가 그것도 씨알이 30급 정도 되는
녀석이 걸려든다.
" 어이쿠 청술벵이 씨알보소!!! "
조금 더 해보지만 계속 해서 30급 청술벵이가
걸려드니 더 해봐야 별볼일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아쉬운따나 쏨벵이, 술벵이 두벵이 썰어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사실 술벵이가 회뜨기가 귀찮아서 그렇지
횟감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녀석이지 싶다.
가장자리를 따라서 칼금을 내고
껍질을 먼저 벗기고 회를 장만을 하면
그렇게 귀찮은 것도 아닐 것이다.
혹여 술벵이 회맛을 보시고 싶으시면
참고로 하시기를 바란다.

이미 여름이나 된듯 무더운 날씨에
계속 낚시대 들고 있기도 그렇고 해서
해지기 전까지 하나는 3호 봉돌을 달고 원투를...
하나는 1호 봉돌을 달고 맥낚으로...
거치대에 거치를 해두고 그늘에 앉아서
기다림의 낚시를 시작해 본다. ㅋㅋ
그리곤 옆 포인트에 하선하신
대물바라기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 야~ 이런 녀석이 여기서 나오네... "
뭔가 대단한 녀석을 낚은 것이 분명 한 것 같다.
이거 뭔가 그 예전 모기섬의 추억이 스물스물...

그당시 본인은 생명체는 커녕
단 한번도 입질을 받지 못하였는데...
바로 옆자리에 하선하신 대물바라기님은
농어로 큰 녀석은 6짜에 작아도 4짜는 넘는
녀석으로 쿨러 4개를 채워 나오셨었다.
연신 뭔가를 낚아 내시는 것 같은 모습에
왠지 이번에도 비교체험 극과 극을
하는 것은 아닐지...
그래도 이번에는 25급으로 씨알 좋은
쏨벵이라도 걸려드니 그나마 심심하지는
않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ㅋㅋ

만조가 되어가며
쓰레기가 온바다를 덮어 버리듯 밀려온다.
아무래도 쉬어가는 게 맞을 것 같은 생각에
차양막이라도 치고 그늘을 만들려고 해보는데...
낚시자리 뒤가 높고 폭이 좁다보니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다.
그래도 몇번 시도를 해보지만 마땅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 포기를 하였는데...
언제 그랬는지 알지도 못하였는데
다시 낚시를 하려고 보니
세워 두었던 낚시대 초릿대가 부러지고
가이드들도 사라지고 없는 것이 보인다.
흐미~ 뭔 일이고~~~~ (ㅠ.ㅠ)

고독한 미식가라는 이웃나라 드라마를 보면
갑자기 배가 고파지며
화면이 점점 축소가 되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본인도 뭔가가 마음처럼 되는 것이 없어 그런지
갑자기 배가 고파지며
" 둑~ 둑~~ 뚝~~~ "
먹을 것을 찾아 나서게 된다. ㅋㅋ
얼큰한 너굴이 라면에
아박에 들었던 차갑게 굳어진 김밥
그리고 건강을 위해 챙겨온 것들...
" 음~~~ 이거 이거 대단해 대단해~~~~ "
ㅍㅎㅎㅎㅎㅎ

맛나게 점심 먹고
해가 높이 떠오르며 비록 작아진 그늘이지만
바위벽에 바짝 붙어서 쭈그리고 앉아서는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그리고 두눈에 들어오는 풍경
멀리 섬 꼭대기에 구름이 걸려서는
잠시 쉬어 가려는 모양이다.
그래 나도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 놓고 쉬어가려고 여기에 왔는데...
막상 여기서도 마음 같지 않게 잘되지를 않으니
빨리 잊었으면 하는 일들이 다시 떠오르며
머리속을 자꾸 맴돌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기억은 희미해지고 또 작아지리라.
보기 싫은 얼굴도 어떤 경우에는 보아야 하고
하기 싫은 일도 어떤 경우에는 해야 하고
듣기 싫은 말도 어떤 경우에는 들어야 하고
뭐 그런 것이 사람사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나름...
그냥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이 순간을 즐기기로 다시 마음을 먹어 본다.
잊는데는 또 잠만한게 없을 것이다.
늘어지게 오침이나 즐기자고~~~~ ㅋㅋ

낚시자리 사진을 하나 찍어 본다.
윗층은 텐트 공간
아랫층은 낚시 공간
발판 좋고, 발 앞 수심도 좋고,
홈통과 본류대를 같이 접 할 수도 있고
포인트 여건은 정말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은 곳인데
조황만 조금 따라 준다면 좋으련만...
그래도 아직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밤 낚시가 남아 있으니
심기일전 다시 시작해 보기로 한다. ㅋㅋ

일단 대 반전의 드라마는
저녁을 먹는 것으로 부터 시작을 해본다.
대 반전의 역사가 쓰여질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변함 없이
꽝을 하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전장에 나서는 장수가 배가 고프면
아무것도 이룰수가 없을터
마나님이 준비해준 구이용 한우를 맛나게
구워서 냠냠~~

서쪽으로 해가 넘어가며
이제 본격적으로 이번 출조의
승패를 판가름 짓는 운명의 시간이
도래를 하는 것 같다.
결전을 앞둔 무사의 마음으로
채비를 새롭게 하고
어떻게 전개를 해나갈지 스스로 작전(?)을 짜며
만반의 준비에 임해 본다.
맥낚으로 바늘 3개짜리 카드 채비에 3호 봉돌 채비
그리고 자중이 많이 나가는 0.5호찌로 쌍방 공략...
가즈아~~~~~

오후 첫수로 역시나 25급 쏨벵이
그리고 쏨벵이 그리고 또 쏨벵이 ...
볼락이 있으면 바로 걸려 들어야 하는데
어째 걸려드는 녀석들이 전부 이모양인지...
그러다 스물스물 거리는 찌...
시야에서 사라지고 챔질을 해보는데...
버티는 힘이 장난이 아니다.
" 뭐지? "

오랜만에 느끼는 강력한 파워...
정말 깜짝 놀랄 정도의 강력한 파워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아무튼 신중하게 겨루기를 하며
물속의 녀석이 정말 궁금해 지려는 순간
갑자기 허전해져 버린다.
순간 멍~~~~
채비를 올려 보니 2호 목줄이
무엇엔가 씹혔던 흔적이 있으면서 잘려져 있다.
" 이 밤에 복어 씨알급이 잡혔나? "
" 돌돔인가? "
" 밤에 돌돔이 잡히나? "

엉겹결에 터뜨려 버리고 나니
녀석의 정체가 정말 궁금 했지만
영원히 확인 할 길은 없을 것 같고...
없는 어복에 정말 오랜만에
대물이 걸려 들었지 싶은데...
줘도 못먹나 라는 말이 있듯이
걸려 들어도 내고기가 안될려고 그랬는지
허무하게 터져 버리니...
에휴~~~~
정말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지 싶다.
그런데 작은 쏨벵이라 생각하고 올렸는데
눈만 붙은 볼락이... (ㅠ.ㅠ)

철수를 하며 조황을 보니
역시나 대물바라기님과 아직멀었어님은
초대박 조황이였다.
큰 소리의 주인공은 52센치 돌돔이였고
참돔도 큰녀석이 5짜급으로 해서 20여수...
2쿨러를 빵빵하게 채워서 나오셨다.
햐~~~ 정말 말문이 막히는 조황...
결국 극과 극 2탄 되시겠다.
2호 목줄 터뜨린 이야기를 말씀 드리니
그 자리는 가끔 4짜 돌돔이 나오는 자리라
아마도 4짜 돌돔일 확률이 높다고 하신다.
뭐 4짜 돌돔인들 어떻고 4짜 복어면 어떠리
어짜피 꽝인 것을...
그나마 볼락은 없더라는 말씀을 하시니
위안(?)
뭐 위안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고 그렇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번 평도 극과 극 조행기는 여기서...
아! 그리고 대물바라기님께서
거 잡은 것도 없이 그냥 가면 섭섭해서 어쩌냐며
소라 한봉지를 구매를 하셔서 주시는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가족과 함께
꼬독꼬독한 소라를 먹으며 이번 조행기는
마무리를 짓는다.
" 대물바라기님 정말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 "
이번에도 역시나 변함 없는 꽝!!!
꽝 조행기를 이리도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도
역시나 변함이 없네요. ㅋㅋ
언제쯤 좋은 조황으로 조행기를 적게 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 더 슬픈 현실이지 싶습니다.
그래도 안되면 될때까지 아니겠는지요.
계속 도전을 하려고 하오니
부디 응원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참돔, 돌돔 여름 어종이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출조길 있으시면 참고로 하시기 바라면서
이만 물러갑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