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여를 기다린 보람도 없이
허무하게 기회가 날라가버린 기분이라
실망감이 무척이나 크기도 했고
또 건강 상태도 그렇고 해서
조금은 재정비의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에
출조 안내 문자가 올라오고 해도
선뜻 출조 예약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오기가 발동이 되고
또 안가면 왠지 대박 소식이 들려 올 것만 같으니...
참 사람 마음 심리라는 것이
어쩔수가 없는 것 같다. ㅋㅋ
" 그래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 "
" 일단은 가보고 후회하자 "

포인트 선정은 전적으로 점주님께
부탁을 드리고는 출조 버스에 올랐다.
사실 앞서 실패한 자리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떠나버린 것은 아니지만
또 꽝을 할 것 같은 불길한 마음에
이번엔 점주님께 운명을 맞기기로 하고서 말이다.
그런데 휴게소에 잠시 정차를 한 사이에
점주님께서 다급하게 본인을 찾으시더니
어렵게 자리에 들어가게 되었다며
예전에 왕삼이 100마리에 왕쏨벵이 20마리 해서
토탈 120마리를 했던 자리를 말씀을 하신다.
그. 그.. 그 자리는 물론 대박 자리가 맞기는 한데...
예전 기억으로 아주 험한 갯바위라
이동을 하려면 절벽을 타고 유격을 해야만 했던
기억이 있어 표정 관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온 몸이 경직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

그래 뭐 어짜피 갯바위란 것이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본다면
어디를 가더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될터
조심에 또 조심을 하기로 하고서는
도전을 하기로 마음을 다잡아 먹으니
오히려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ㅋㅋ
" 그래 뭐 이왕 이리 된 것 마음 단단히 먹고
일단 도전해 보자. "
그나저나 연휴를 맞은 초도군도 갯바위는
이미 야영 출조 조사님들로 만원인 것 같다.
출조 코스를 정하다고 보니 맨 마지막에 하선을
해야 한다고 하니
모 처럼 초도군도 갯바위 유람을 하는 기분이 든다.

항상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는고
많은 도움을 주시는 대물바리기님
하선하시는 모습에 응원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사진을 하나 찍어 본다.
항상 보면 쿨러가 하나로는 모자랄 정도로
멋진 조황을 올리시는 분이시지만
요즘은 좋은 조황을 하지 못하고 있으신 것
같으시니 말이다.
아무튼 본인의 마지막 하선을 위해 나아가던 중
볼락을 없고 감성돔만 나오는 건 아닐지
우려의 말씀을 점주님께서 하신다.
" 그래도 감성돔 금어기는 아니니까요. "
안되면 감성돔이라도...
뭐 산란하고 상관이 없는 녀석들 같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포인트로 향해 본다.

서둘로 짐 정리 하고 텐트 치고
야영 자리 준비를 해 놓고는
밤 낚시를 위해 서둘러 저녁 식사도 준비를 해본다.
저녁 메뉴는 골뱅이 무침...
마트에서 야영 먹거리로 뭘 살까 하고 있는데
왠지 골뱅이 통조림이 나 잡아아 잡슈~~~
하는 것 같아서리... ㅍㅎㅎㅎㅎㅎ
아무튼 새콤달콤 골벵이 무침을 아주 맛나게
먹고 있는데...
그! 런!! 데!!!
수면으로 뭔가가 번쩍이는 녀석들이
무리를 이루며 돌아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 아니! 저것은 저것은 저것은 며얼~~~~치!!! "
예전 120마리 대박을 하던 때를 돌이켜 보면
( 그 당시 하단 사진 참고 )
멸치를 입에 물고 올라오는 왕삼이가 떠오르니
기대감에 심장이 터질듯 급 흥분이 되는 것 같다.
" 그래! 그래!! 그래!!! 드디어 오늘이로구나!!!!! "

대물바라기님 말씀에 루어로 해보라고 하셔서
0.5그램 지그헤드에 청개비 달고
처음에는 에프 타입 던질찌를 이용해서
살짝살짝 끌어오며 낚시를 시작해 보는데...
전혀 생명체 반응이 없다.
안되겠다 싶어서 조금 더 빨리 내려보기 위해
에프에스 타입 던질찌를 달고
시간을 충분히 주며 살짝살짝 끌고 오는데...
역시나 전혀 반응이 없다.
" 뭐지! 그럼 아까 멸치때는 도대체 정체가 뭐야? "
봉돌을 더 추가를 하며 살짝쌀짝 당겨 보는데
그런데 갑자기 뭔가가 낚시대까지 당기더니
무지막지한 힘으로 내려 박기 시작한다.
" 우왔!!! 왔다!!! "
볼락의 힘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강하게 차고 들어간다.
도파민이 온몸으로 분출을 하는 느낌을 받으며
멋진 겨루기 끝에 은빛 번쩍 정말 멋진 옷을 입은
사짜급 감성돔이 갯바위에 드러 눕는다.

" 야! 감순이 너 이런 애였냐? "
" 그렇게 만나자고 할때는 흥치뽕 하더니
이제 내가 볼순이 만난다고 하니
마음이 바뀐 것이야? "
" 바지 가랭이라도 잡고 늘어지고 싶고 막 그래? "
그렇게 애타게 찾을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니
지그헤드를 단 볼락 채비에 나오다니...
아무튼 뭐 체형이라든지 배 모양도 그렇고
산란하고는 상관이 없는 녀석이란 생각에
일단 킵을 하고 조금 더 낚시를 이어나가 보지만
볼락이나 감성돔이나 더 이상의 반응은 없었다.
체력 비축을 위해 일찍 취침에 들었다가
일어나보니 갯바위 너머로
멋진 아침이 열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침 메뉴는 즐겨 먹는 어묵탕.
대기업표 국물 내는 가루에 만두도 몇개... ㅋㅋ
일단 해지기 전까지는 쏨벵이와 감성돔을
병행해서 주력으로 낚시를 해보기로 하고
또 대물바라기님이 알려주신
주간에 볼락이 잡히는 자리에서도 해보기로
작전을(?) 짜보면서
맛나게 아침 만찬을 즐겨 본다.
뭐 비록 6월 달에 만난 감성돔이지만
일단 당찬 손맛도 보았고
또 집에 가지고 갈 녀석도 있고 하니
왠지 여유있는 기분이 되는 것 같다.

우선 주간 볼락 자리에서 해보는데
반응이 영 시원찮다.
B찌 전유동으로 B봉돌 하나를 물리고 하다가
완전 바닥을 공략을 해보고자
B찌 반유동 잠길 낚시로 바닥을 더듬듯이
낚시를 이어나가다 보니
뭔가가 걸려 들었는데...
" 그러니까 임마야 "
" 니가 이름이 앞에 다른 수식어가 붙긴 붙어도
무슨무슨 볼락이라고 부르는 애 아니가? "
비슷한 종류가 많기는 하든데
아무튼 뭐 이리되믄
올해 첫 볼락을 만난 것이 되는 것인감?
ㅍㅎㅎㅎㅎㅎ

아침에 구름이 많이 있어 그렇게 덥다고
생각이 되지는 않았는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더위가 제법 느껴지니 차양막을 치기로 한다.
텐트 자리가 워낙에 좁다보니
차양막을 설치하는 것도 예사 일이 아니다.
로프를 걸려고 하면 낭더러지 같은 벽에다가
로프를 걸어야 하는데...
안그래도 갯바위 경사 탓에 허벅지 근육에
피로도가 쌓이고 있었는데
버티고 서서 로프를 걸려고 하니
다리가 후달달 떨리는 것 같다.
그래도 힘들게 힘들게 설치를 마치고 보니
제법 그럴싸하게 설치가 잘 된 기분이 든다. ㅋㅋ

조금 휴식을 했다가.
예전에 25급 쏨벵이를 20수 정도 만났었던 자리로
이동을 하여 쏨벵이 낚시를 해보는데...
햐~~~ 어찌 된 것이 눈만 붙은 작은 쏨벵이만
주구장창 걸려든다.
앞선 출조에도 그렇더니
쏨벵이 씨알이 잘아도 너무 잔 씨알들이라
헛 웃음만 짓게 되는 것 같다.
그 많던 왕쏨벵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점심은 역시나 라면으로 준비를 해본다.
왕새우와 만두도 몇개 넣고...ㅋㅋ
아직까지는 뭐 그런데로 라면이 어울리기는 한데
이제 날이 점점 더워지는 것 같으니
다음 출조에는 여름 메뉴로 변경을 해야지 싶은
생각이 든다.
시원한 냉면이나 비빔면으로...
물론 장만하기가 얼음물로 씻어야 한다든지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날 더운데 김 풀풀나는 뜨거운 라면을
먹는 것 역시 무척이나 고역이니 말이다. ㅋㅋ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해 질때까지
감성돔 낚시에 올인을 해보기로 한다.
B찌 반유동 잠길 조법으로
조류 상류에서 하류로 슬슬 바닥을 찍으며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흘리는데...
밑밥이 흘러 들어간 자리에 이르러
슬며시 초릿대로 견재를 들어가는 순간
시원하게 빨려 들어가 버린다.
" 왔다!!! "
당차게 차고 들어가며 힘을 많이 쓰길래
제법 씨알이 되는 녀석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30급 정도라 조금은 실망이지만
그래도 잘생긴 모습에 기분이 좋아 지는 것 같다.

이후로 3마리 더 감성돔을 만날 수 있었는데
25급 2마리는 방생을 하였고
물론 볼락이 많이 낚이고 하면
모두를 방생 할 수도 있을 테지만...
또 가족과 같이 먹으려고 한다고 보면
적어도 3마리 정도는 되어야 될 것 같은 생각에
3마리는 킵을 하기로 한다.
아무튼 5마리 감성돔 손맛을 보았으니
예전 집어제 평가단에 선정이 되었을때
감성돔을 만나지 못하고 평가기를 마치게 되면서
너무나 송구한 마음이 컷었고
그래서 기회가 있을때마다 집어제 평가를
계속 해오고 있는 상황이였는데...
이렇게 마릿수로 감성돔을 만나게 되었으니
집어제 사진을 한장 남겨 본다.
물론 제품 사진이나 이런 것을 올리는 부분을
곱지 않게 보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평가단으로써 약간의 의무감 같은 측면도 있고
또 실제 제품을 사용해보면서
주변에 권유를 해도 좋겠다는 확신도 있고하여
올리는 사진이오니 널리 양해를 바라는 바이다.

안그래도 맑은 물색이 오후 들어서면서
더욱더 맑아지더니
흔히 청물이라고 하는 상황으로 보일만큼
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낚시를 다니는 동안 이렇게 맑은 물을 보는 것이
몇번 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래도 수심이 7~8미터는 넘지 싶은데도
바닥에 돌맹이까지 보이는 기분이 든다.
뭐 이런 물색에서 생명체 구경을 원한다는 것은
너무 과한 욕심일 것이고
그래도 밤엔 물색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본다면
야간 낚시를 위한 준비를 단단히 하기로 한다.

해 지기 전에 미리 낚시대며 장비를 챙겨서
상급 유격 코스를 타고 넘어가서
잠시 낚시를 해보며 상황을 파악을 해보는데...
한번에 미끼를 삼키지 못하고
투둑대는 입질이 들어 오는 것으로 봐서
잔씨알 쏨벵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일단은 생명체가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해지고 다시 해보기로 한다.
저녁은 앞선 출조에서 먹지 못했던 삼겹살 구이로
뭐 천천히 한점 한점 익혀가며 먹기에는
자리가 너무 협소한 탓에
그냥 한꺼번에 다 구워 가지고...ㅋㅋ

어둠이 깔리고 시간이 된듯하여
상급 유격코스를 타며 다시 낚시 자리로
넘어가 본다.
사진은 낮에 찍은 사진으로
밤에 저 골짜기를 타고 바위 사이 작은 공간으로
넘어 가는 것을 상상을 해보시면 되는데...
너울 파도가 만들어내는 기괴한 소리에
어둠이 주는 공포감 그리고 미끌거리는 바위가
남량 특집 촬영 장소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장소지 싶은 생각이다.
아무튼 깍아지르는 바위에 등을 대고 서서는
작은 릴대를 흔들어 던지며
흘리고 감고를 무한 반복을 해보지만
전혀 걸려드는 녀석들이 없다.
찌도 바꾸어 보고 계속 채비 변화도 주어보고
나름 그간의 모든 노하우를 총동원을 하여
낚시를 해보지만...
반응 없는 바다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같다.

결국 포기를 하고 말았고
다시 아침을 맞이하였는데...
그런데 아침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텐트며 장비며 모두가 홍수를 만난듯
물기를 너무 머금고 있어서 어떻게 철수 준비를
해야 할지 난감하기가 그지 없다.
그런 와중에도 유령선 같은 선상배는
갯바위 주변을 몇 시간째 이 잡듯이 잡고 있는
모습에 몹시 심기가 불편해 진다.
근래들어 초도권에 출조를 해보면
선상 배들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하나 같이 갯바위에 바짝 붙어서 낚시를 해대니
갯바위에서 잡을 볼락이 없는 것은 어쩌고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철수를 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총무님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셨고
대부분의 조사님들도 초도가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으신다.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을 놓고 본다면
볼락 0마리라는 기록적인(?) 조황을
기록한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 그럼 그렇지 "라는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지 싶은 생각이다.
물론 수온이니 윤달 영향이니
여러가지 이유를 들 수도 있겠지만
매일 매일 수십척의 배들이
갯바위 주변에 바짝 붙어서 수백마리씩
이 잡듯이 잡아가는 상황을 놓고 본다면
볼락 씨가 마르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싶다.

그래도 감성돔 3마리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산란철 감성돔 낚시라든지
또 6월에 감성돔을 먹는 것이라든지
개개인에 따라 불편하게 보시는 분들도
있으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산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녀석들이기도 하고
더욱이 늘 빈손 철수를 하는 상황인지라
체면 유지 차원에서 부득이 행하게 되었으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올 볼락 시즌은 이렇게 끝이 나는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내년도 내 후년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욱 마음이 무거워 지는 것 같네요.
아무튼 내년에는 패턴을 어떻게든
변경을 해야지 싶습니다.
선상배들이 출몰하지 않는 장소를
어떻게든 찾아서 들어가든지 해야 할 것 같네요.
이제 계절도 여름으로 바뀌는 분위기라
참돔이나 뺀지를 대상어로
출조가 이루어 지지 싶은데요.
제발 갯바위 주변으로 선상배들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