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골짝 고향집에 머물고 있는데 대구의 지인 한테서 전화가 온다 "형님 대구엔 언제 올라 옵니까" "왜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그런게 아니라, 동해안에 벵에돔과 참돔이 잘 나온다는데 한번 맞춰 보게요" "선상에선 참돔 조황이 좀 있다는 얘기도 들었고 눈으로 확인도 했지만 선상은 별로 흥미가 없어서...." "물론 그렇기야 하지만, 지금처럼 장마 중에는 갯방구 오르기도 좀 그렇잖아요" "그야 그렇지만...." "그러지 말고 이번에 한번 같이 가 봅시다"
이렇게 하여 올해 들어 처음의 외도를 하게 되었다. 그쪽 지인 한사람과 해나, 이렇게 셋이서 오전 11시에 우리집을 출발 구룡포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일행중 나를 시골서 불러 올린 지인이 "형님 모리국수 먹어 봤습니까" "아니, 첨 듣는 국수이름인데?" "구룡포의 별미인데 아주 먹을만 하대요. 오늘 점심은 그걸로 해 볼까요?" 그렇게 하여 모리국수 잘하는 집을 검색하면 될것을 일단 차에서 내려 수소문을 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말 하길 "조오기 태공낚싯방 뒤로 가모 까꾸네 국숫집이라는 유명한 집이 있다오. 거기 가서 손님이 많아 줄을 서 기다리면 고 옆집 '성은국수'도 잘 하니 거기 가도 되구요"
이렇게 하여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모리국수>라는걸 먹어 보게 되었는데, 태공낚시 좁은 뒷골목에 위치한 '까꾸네'란 국수집을 찾아 갔더니 조그만 홀에 빈자리가 없어 옆집으로 가려는 찰라 곱게 늙은 할머니가 오셔서 "괜찮으시다면 여기 합석을 해도 됩니다" 물론 먼저 자리 차지한 젊은 청년 두사람에게 양해를 구한 뒤의 일이다.
홀안에선 아귀탕을 좋아하는 필자의 코에 아귀국 냄새가 가득 하여 "모리국수가 생선국과 함께 끓인다더니 그 생선이 아귄 모양이지?" 하고 지인한테 물었더니 "형님 사실 저도 말만 들었지 오늘 처음 먹어 봅니다. 당연히 무슨 생선으로 끓이는지도 모르죠"
홀 안쪽 벽에는 하얀 천쪼가리에 쓴 시화 한폭이 걸려 있고 거기에는 <모리국수. 김 명식. 나무 젓가락 끝으로 두런두런 팔뚝 굵은 사내들이 딸려 나왔다. 육십년대 보릿고개같은 어한기 뱃사람들이 팔다 남은 새우며 삼식이 아구를 가지고 와 국수와 함께 끓여먹어 모리라고 했다는, 뻑뻑한 국물속에 가라앉은 옛시절을 건저 올리면 ....> 이라고 쓰여져 있다.
한편의 시라는 언어로 전달 하는 모리국수의 내력. 참 인상적이라 생각을 하니 더욱 이 모리국수라는 것이 어떤 맛일까 궁금 해진다.
한참을 기다리니 국수냄비가 나왔는데 그 양이 3인분으론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많은지 기겁을 했지만 한쪽자 덜어 먼저 걸쭉한 국물부터 맛을 보니 다시한번 놀라 자빠질번 했다. 뭐랄까.... 신선도가 사라진 생선 여러가지를 넣고 삶아 우려낸 맛이랄까....? 하여튼 냉장고가 없던 60~70년대의 시골에서 먹었던 생선국의 맛으로서 우리들 세대에겐 추억의 그 맛이 익숙하다 할까....뭐 그런 맛이었다.
다음으로 국수가닥을 한젓가락 건져 입에 넣으니 싯귀에도 표현 된것처럼, 굵디굵은 국수가락이 구수하게 씹힌다. "와~ 정말 맛이 좋은데요? 특이 하기도 하고" "그래요 내 입에도 딱 맞아. 손님이 이렇게 줄을 서는덴 다 이유가 있었어"
2인분 12,000원 3인분 16,000원 4인분..... 1인분은 없고 2인분 부터 가격이 적혀져 있는데 단가가 애매한 이유는 몇명이든 냄비 하나로 즉석에 끓여 나오므로서 그런 단가가 적용 된것 같다고 짐작을 하면서 3명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는데도 결국 거의 한사람분 정도는 남겨두고 나올 만큼 양이 많았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예약해 둔 낚시점을 갔다. 이낚시점이 운항하는 주선박은 22명 정원을 태우고 주로 계절고기를 대상으로 생활낚시인들을 태우는데 오늘 우리가 예약한 배는, 6인승 보트다. 보트 치고는 대형이지만 딱 4명이서 낚시하기에 좋은 크기.
미리 말아 둔 밑밥과 미끼를 싣고 출항지를 햐하는데 역시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해안선을 보니 그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것 같다. 어쩔수없는 갯바위 방랑자 갯내음을 맡아야 심신이 정화 되는것 같은 해나.
젊은 사람들 한테는 썩 어필하기 어려운 맛의 모리국수. 그러나 육칠십년대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경험한 세대들 입에는 지난 추억을 불러 오기에 부족함이 없는 맛. 모리국수는 그런 음식 같습니다. 조행기야 아디다스님이 좋게봐 주시려니 그렇게 보일뿐, 특별한것도 없구요. 항상 감사 합니다..
날이 점점더워지고 장마라하는데
제가 사는 이곳 천안엔 비가 거의 없이 덮기만하네요.^&^
이번엔 동해권역 참돔 선상을 다녀오셧네요.
비록 대물급은 나와주지 않았지만 손맛은 많이 즐기신듯 합니다.
전엔 저 또한 주구장창 갯바위만 다녓더랫습니다.
그러다가 천안에서 출조한분을 우연히 거제도에서 만나게되었고
그분으로 인하여 선상 낚시라는걸 경험하고부터는 페턴이 달라지더군요.ㅎ
1월부터 12월까지는 주로 뱅어돔.감성돔을 대상으로 갯바위를 타고
영등철엔 선상을타고 그러다보니 참돔 타이러버도 하게되고
낚시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하게 접하고
즐기는 듯 합니다.
어디서 어떤 낚시를하건 옆사람에게 피해주지않고
다녀온곳 흔적도없이 다녀가고 그렇게 즐기고 힐링...자기만족하면
그걸로 족하더군요.^^*
오늘도 역시나 멋진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장마가 시작되었으니 조만간 소식이 들려오겟지요.ㅎ
혹시나 그곳에서 뵙게되면 정중하게 인사 드리겟습니다.
평안한 밤 하세요.^&^
이미 그 '소식'은 몇일전 우리 길물의 회원님으로 부터 들었지만 내일이 또 주말이라 산골짝에 홀로 계신 아버지께 매달려야 해 나서지 못하고 담주 주중쯤 날을 골라 봐야 하겠습니다. // 지난 한때 저도 갯바위 선상 가리지않고 다닐때 고기 얼른 먹고싶은 마음에 선상낚시도 많이 다녔습니다. 풍화리의 택택이를 주로 혼자 끌고나가 오비도 뒤 물때따라 자리 바꿔가며 배를 매고 보통 두서너시간 낚시를 하면 먹을만큼 4짜 기준으로 서너마리 건질수 있었고 그만큼 잡으면 매 끌고 나오고.... 일주일에도 세번 가기가 예사였지요. 그러던 것이 정년으로 근무지였던 진주를 떠나 이곳 경산으로 온지 10여년 선상낚시를 멀리 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이번에....ㅎ // 이제 다시 물또권으로
꿀감시님관 달리 저는 회맛을 잊지못해 허구한날 돔을 촟아 다닙니다. 돌돔 감성돔 벵에돔들은 고소한 맛이 특징이지만 이 참돔은 뱃살쪽의 고소한 맛에 등쪽의 달작지근한 뒷맛까지 즐길수 있어서 참돔회도 빼 놓을수 없는 천상 묵고재비 해나. 그리고 모리국수는 먹어본 결과 우리세대들은 입맛에 맞겠는데 젊은 세대들에겐 깔끔한 맛 보다는 뭔가 손맛으로 만들어진것 같아 별로 맞지 않을것도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