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지치고 패잔병처럼 동생 집에 돌아왔네요.
여자애 혼자 사는 집이라 집도 비좁은데 낚시장비들 전부 다 꺼내서 세척& 정비 해주느라 발디딜 틈이 없네요.
한국 평수로 19평 정도 되려나... 몇년 전 제가 지낼 때보다 집값이 너무 올라버려서
한인촌인 웬징루를 벗어나 바로 옆동네인 강베이루라는 곳으로 이사를 했더군요.
저 콩만한 집이 월세 3600위안. 68만원짜리입니다.
부산에서 월세 68만원이면 괜찮은 집 구해서 지내는데 ㅠ ㅠ
광저우는 상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보니 물가가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ㅠ ㅠ
힘없이 집에 들어오는데 동생이 묻더군요.
동생 :오빠야 고기 마이 잡아왔나??? 저 : 시무룩..............................................................
며칠 쉬고 주말에 다시 출조가려고 계획을 잡습니다.
준구형님은 갑자기 한국에 일이 생겨서 한국으로 들어가시고, 이제 저 혼자 출조다녀야합니다.
중국어도 어설프고 어떻게 찾아가서 뭐 어찌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는데 살짝 막막합니다. ㅋㅋ
갑자기 착한 제 동생. 앞으로 자기가 시간되면 같이 낚시가준다 합니다.
한국에서도 심심할 때 방파제에 동생 데리고 자주 낚시를 갔는데
여자애가 가르쳐주니 맥낚시로 감성돔도 잡고 남들 벵에하다가 한마리도 못잡을 때 지 혼자 숭어도 잡고
벵에도 잡고 어복이 있는 녀석입니다 ㅋㅋ
그리하여 10월 5일. 동생과 단 둘이 주하이시 쌍조우마토우(여객터미널)로 떠났습니다.
가는 방법을 바이두랑 중정공, 한광회 까폐에서 검색하여 숙지했습니다 ㅎ
10월 5일 쌍조우마토우에서 배편을 놓치다. 


쌍조우마토우에서 구이산다오(계산도) 막차가 저녁 6시로 나와있더군여.
5시쯤 도착했는데 터미널 불도 꺼져있고 문도 닫겨져있고..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전광판에 나와있는 시간표랑 실제 운행 시간표랑 틀리더군요.. 막차가 오후 2시 20분입니다. ㅠ ㅠ
하루 근처 호텔에서 자고 출조를 갈까 했는데, 호텔비도 국경절 막바지라 비싸고 동생이 학교도 가야해서
하는 수 없이 광저우로 돌아왔습니다. ;; 차비만 쓰고 시간만 버리고 왔네요 ㅋ




광저우 한인촌에 강호동 678이 입점했는데 대박입니다. 손님이 바글바글하네요.
그 넓은 가게가 꽉차서 대기표뽑고 기다리다 먹고 왔습니다.
요새 광저우엔 별에서 온 그대 때문인지 통닭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더군요.
덕분에 한국과 비슷한 맛의 통닭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구요.
예전엔 통닭이나 한국음식들을 시켜먹으면 쓰레기를 돈주고 사먹는 기분이였는데
지금은 음식 수준이 상향평준화된 것 같습니다.
까폐베네랑 옥류몽 등 여러 프렌차이즈 업체들도 입점해있구요.
예전보다 광저우 생활하기는 좋아졌는데 집세가 천정부지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ㅠ ㅠ

계산도를 가보지 못해 아쉬워했던 동생. 집에서 텐트쳐놓고 잠깐 분위기를 냅니다. ㅎㅎ
한국에 있을 땐 집이 부산이다보니 바다가 코 앞이지만 중국에서는 바다를 구경해본 적이 없있기에
많이 설레였나봅니다. 출조를 못해 그만큼 실망도 컸겠지요 ㅎㅎ
10월 11일 계산도 출조. 여동생이 여조사로 변신하다. 이번에는 허무하게 돌아오지 않으려고 꼼꼼하게 알아보고,
뜨거운 날씨에 아이스박스 하나 준비하지 않아 너무 고생했던 기억에 아이스박스까지 하나 준비하고
준구형님의 또다른 제자와, 저, 제 동생 셋이서 출조하기로 했습니다.



국경절 연휴가 끝났는데 오히려 터미널엔 섬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더더욱 많이 보입니다.
약간 날씨가 시원해진 이유도 있고. (그래봤자 낮기온 33도) 무엇보다 낚시꾼들이 많이 보여
뭔가 오늘은 느낌이 좋습니다 ㅋㅋ 항상 느낌이 좋긴 했는데.. 오늘은 틀립니다. 정말로 좋습니다 ㅋㅋㅋㅋㅋ
저 위에 보이는 선그라스 낀 낚시꾼 팀은 저 날 이후 계산도 출조할 때마다 마주쳤습니다.
아마 매주 계산도로 낚시하러 오는 팀인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낚시꾼들은 너도나도 아이스박스는 행관 아이스박스를 씁니다.
마치 한국 낚시꾼들이 구명복을 시마노& 다이와로 통일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ㅋㅋ
우리는 행관 아이스박스는 중국제인데.. 여기 꾼들에겐 국산입니다. ㅋㅋㅋ
그만큼 가성비가 우수하기 때문이겠지요?

선그라스 아재가 어디 낚시가냐 뭐 잡으러 왔냐? 물어보며 짧은 중국어로 이래저래 야그하다가
나도 너희처럼 구르마에 끈을 달고 싶다. 도와달라 라고 하니. 정말 능숙하고도 간단하게
아이스박스,밑밥통, 낚시가방을 구르마에 채결해줍니다. 낚시가방이 땅에 끌리지도 않고 안전하고도 단단하게
고정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다니는 분을 보지 못했네요. 정말 간편하고 최고의 방법입니다.
저 이 채결법 한국에 유행시킬껍니다 ㅋㅋㅋ
혹시나 부산이나 통영, 고성 쪽 방파제에서 저렇게 구르마에 묶어서 다니는 사람 있음 접니다.
아는척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
계산도에 도착하여 카트사장에게 전화하여 만납니다.
바람이 불어 매립지 포인트에서는 맞바람으로 인해 낚시가 불가능하다 하네요.
그럼 어디가 괜찮냐? 어디서 낚시할 수 있냐 물으니 한국인 한명이 낚시하고 있는데 거기는 낚시하기가
좋다합니다. 오케이 알았다. 거기로 안내해주소~


여기는 채석장 옆 작은 방파제입니다.
밑에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살짝 홈통이 만들어지구요.. 괜찮은 포인트 같습니다.

포인트에 도착하여 가방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제 구르마를 자세히 보면 하도 짐이 무겁다보니 발이 옆으로 누웠습니다. ㅋㅋ
쌍조우마토우 터미널에서도 사람들이 저거 보며 겁나 웃더군요. ㅎㅎ
이젠 뭐 부끄럽고 자시고 그런거 없습니다. 무조건 고기만 잡으면 됩니다. 목적은 단 하나 4짜랑 5짜!!!
아직 한국에서 최대어가 37밖에 안되기에 4짜가 목표였고. 5짜는 꿈이였습니다.
포인트를 둘러보던 중
복장과 포즈가 멋지신 한국인 한분이 열낚 중이셨습니다. 꿰미엔 이미 훼이꾸이가 여러마리 꿰어져있구요.
알고보니 그 분이 정자포인트도 개발하시고, 뗏마에서 혼자 십여수 올리신, 경쟁의 상대가 아닌
존경의 대상이였던 그런 분이였습니다 ㅋㅋ
한광회 위원장님이신 닉네임 낚시왕입니다.
낚시왕님께서 포인트 설명과 낚시방법에 대해 알려주시고는 저희를 피해 맞은 편 포인트로 옮기시네요.
괜히 죄송스러웠습니다.

한광회 위원장님이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기고 얼마되지 않아... 아니 직후.. 씨알좋은 능성어를 낚으시네요.
멋져서 한컷 도촬했습니다.
직접 잡는 것을 목격하고 자극이 되어 그때부터 부랴부랴 채비하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준구형님의 제자2 는 바다낚시를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고 민물 유료터에서 역돔과 초어만을
잡아봤던 터라 바다낚시를 어려워하더군요.

해가 뉘엇위엇 넘어갈 때 능성어 잡는 것을 보고 부리나케 채비하는 중입니다.
이번에은 보리도 준비해와서 밑밥에 섞을려고 코펠에 물을 넣고 보리를 삶는 중이였습니다.
나름 준비는 잘 했는데 조과는 어떨지.....
제자2 형님은 낚시왕님이 하시던 자리에서 수심 4미터 주고 시작.
전 대충 보고 발디딜 곳 있는 곳에서 B찌로 시작.
제 동생은 제가 채비해준 맦낚시 채비로 오른쪽 홈통 쪽에 붙어서 시작.

입질이 들어오는데 뭔가 이상한 놈이 올라옵니다.
이 놈도 꾹꾹 쳐박는데 사이즈가 작다보니 무뽑듯이 쑥하니 올라오네요.
벵에돔 같기도 하고, 돌돔 새끼 같기도 하고.. 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는데 맥낚시 견제시 밑걸림에 고생하던 동생이
(밑걸림에 바늘이나 목줄이 터지면 제가 가서 다시 목줄과 바늘을 셋팅해줌... 한 20번 정도 ㅠ ㅠ;;)
아씨 또 밑걸림이다~ (낚시대 위로 휙휙) 엇?? 어~~~~~~~~? 오빠야~~~~~~~~~~~~~~~~~~~~~
뭐 잡은거 같다~~~~~~~~~~~ 오빠야~~~~~~~~~~~~~~~~~~~~~~~~~~~~~~~~~~~~~~~~~
설마?? 싶어 봤는데... 남해경조대가 활처럼 휘어서 막 요동을 치네요 ㅋㅋㅋ
낚시대 대충 던져놓고 뜰채 챙겨서 동생한테 갑니다.
저 : 버텨 버텨~~ 무조건 버텨~~~ 버티면 먹는다.. 이거 놓치면 오늘 우리 낚시 꽝이다~~
제 말에 회가 간절히 먹고 싶었던 동생은 어깨에 낚시대를 바짝 붙이고 버티기에 들어가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수면에 뜬 녀석은 감성돔입니다.
뜰채질로 갈무리 후 중국 계산도에서의 동생의 첫 감성돔 기념사진을 찍어줬습니다.

아~~~ 씨알 좋다~~~~~~
근데 시커멓고 주둥이도 흑인맹크로 두툼한게 일반적인 감성돔과 틀립니다. 아~~ 이게 바로 훼이꾸이구나.
훼이꾸이란 어종에 대해 알아보니 바이라는 빠른 조류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참돔같은 느낌이고
먹이를 확 가져가는 반면에 훼이꾸이는 반대되는 습성으로 빠른 조류를 싫어하고 입질이 예민하다 합니다.
대충 재보니 36이 나오네요. 무게는 이상하게도 한국감성돔보다 무거웠습니다.
동생이 손을 부들부들 떱니다 ㅋㅋ 아직 이렇게 큰 감성돔을 지가 잡아본 적이 없거든요.
물론 저도 37이상을 잡아본 적이 없었고, 아직 훼이꾸이를 잡아보지도 못했다만.
동생이 잡으니 제가 더 기쁘더군요 ^_^
동생에게 미끼 뭐 썼냐고 물어보니 깐새우를 안쓰고 밑밥 크릴을 썼다하네요.
동생 바늘과 목줄을 갈아주고 저도 깐새우 빼내고 크릴로 갈아끼운 후 다시 쪼으기 시작합니다.
찌가 자물자물자물~~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난 후 챔질~~~
덜컥~ 꾹꾹 줄이 미친듯이 우네요..
오늘은 팬텀 제로대에 쯔리겐 전기원추 B찌. 2.5호 원줄. 1.75목줄 3호 바늘 크릴 두마리.
제로대가 쫙 휩니다. 근데 부러질 것같은 느낌은 안들고 충분히 먹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여밭이고 자시고 강제집행은 모르겠고 버티면서 힘을 빼줍니다. 버티다 힘이 빠졌다 싶으면 릴링.
또 꾹꾹거리다가 잠잠해지면 릴링.. 저 역시도 아까와 비슷한 사이즈로 한수 올렸습니다.
오케이... 내가 생각했던 대로 밑밥을 잘치고 있으~~ 좋았으 오늘 한번 대박 터트려보자~~
룰루랄라 신났습니다. 허나 우측편 자리에서 낚시 중이던 형님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또 한번 오빠야~~~~~ 를 시전합니다.
이번엔 더 크다... 아 오빠야~~~ 이거 못먹겠다.. 힘들다...
민장대가 이래저래 춤추고 있고 끝에 달아놓은 캐미 불빛도 덩달아 춤추는게 참 보기 이쁘더군요.
괘얀타.. ㅋㅋ 버텨라. 버티면 무조건 먹는다.. 대 안부러지니까 걱정말고 버텨라~~~
이번에도 올린 녀석은 훼이꾸이.
이번엔 딱 봐도 4짜는 될 법은 큰 놈이 물었습니다. 난리가 납니다.
형님도 오셔서 보시고는.. 이야~~ 막내가 대박이구마이~~ 흐미~~ 커다 커~~ 막내가 낚시를 잘허네~
하십니다.
동생 자리에 밑밥 집어가 잘됐나봅니다. 계속 입질을 받네요.
몇마리는 걸어서 대 들어올리다가 터지고. 어떤 놈은 수면에 띄웠는데 바늘이 설걸려서 빠져버리고........

위로 동생이 잡은 훼이꾸이 두마리와 제일 아래 제가 잡은 훼이꾸이입니다.
제일 큰놈이 아쉽게도 4짜가 안되네요. 눌러서 쟀을 때 38 정도.
그 후 저는 30다마 한수랑 25 방생사이즈 겨우 넘은 놈 한수를 잡았다만.
부끄러워서 물통에 넣어놨다가 동생이 안보는 사이 물에 방생해버렸습니다. ;;;
동생이 잡은거 놔준다고 뭐라하네요~ 이거 다 오늘 다 먹을 것도 아닌데 작은건 놔주자 라고 했더니
동생은 은다~~ 콩만한거라도 다 잡아갈꺼다~~~ 이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사이즈를 재보고 뭐 거진 사짜를 잡았다고 이야기 해주니 동생이 난리가 납니다.
지 친구들한테 사진찍어 보내주고 부산에 계신 부모님께 연락해서 감성돔 딥따 큰거 잡았다고
부산시내 전체에 소문을 내네요 ㅋㅋㅋ
한편으로 제가 잡은 사이즈보다 커서 부럽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동생이 이제 낚시 좀있다 하고 배고프다며 회먹고 싶다네요.





우리가 우연히 재수로 잡은건지 밑밥동조가 잘되서 잡은건지 확인하고 싶어 훼이꾸이 위장을 따서 보았습니다.
위장 안엔 보리가 한가득이더군요~~ 크아~~ 제대로 밑밥질 했네~~ 이제 뭔가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밑밥질 하는거구나~~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감탄했습니다 ㅋㅋ
한국에서 사온 전투식량이 저번 출조때 남아 이번에도 요긴하게 먹었습니다.
중국 메트로 마트에서 구입한 기꼬만 회간장과 생와사비. 한국 쌈장과 마늘 등과 곁들어
회 떠먹었습니다. 회 맛은 직접 잡아먹어서 그런지. 혹은 야외에서 먹어 그런지..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회를 뼈에 바짝 붙여 치질 못해 오히려 지리탕이 훨씬 먹을게 많았을 정도입니다. ^^;
대충 무우랑 파랑 마늘넣고. 소금으로 간해서 전투식량과 함께 먹었는데. 회도 먹고 탕도 먹고
아주 최고인 날이였습니다. ㅋㅋㅋㅋㅋ
같이 출조간 형님은 감성돔을 잡지 못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함께 자연산 훼이꾸이 맛도 보고 바다낚시 경험도 하고 모두가 즐거웠던 최고의 출조였습니다. ^^
밥먹고 다시 낚시를 시작했지만 그 후로는 감성돔 입질을 받아볼 수 없어 다음날 철수했네요.
나머지 한편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