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자주 다니면서 고기도 못 잡고, 헛 돈만 쓰고 다니지 말고, 따라 다니면서 배워요" 라고 나에게 하는 얘기를 같은 회사 선배인 안길섭 형님께 건네 들었다. 그 얘길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여수에 Point24시 낚시점 가이드로 있는 김종우씨이다. 김종우씨는 작년 본인의 벵에돔 조행기에 재야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고수로 등장하기도 했다.

한 달에 한두 번 낚시 다니면서 조력 10년 20년은 경력이지 실력이 아니라 생각된다. 연 200회가 넘는 출조 횟수와 물때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낚시패턴, 현장에서 대처법 등등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

그렇잖아도 매번 낚시 갈 때마다 빈작이라, 뭐가 잘 못 되었는지 고수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따라 다니면서 배우라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한 수 지도좀 해주시죠? 매번 고기도 못 잡으면서 헛돈만 쓴다고 그랬다는데 기회를 주세요." 라는 카톡을 보냈더니, 알았다며 긴장하라는 메세지가 왔다.
그래서 출조 날짜를 잡은 것이 6월 13일 이었다.

Point24시 낚싯배는 요즘 갯바위 출조 보다는 갈치 출조를 나가고, 현재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진도에 지원을 나가 있어 화양면에 있는 [해동낚시프라자]를 찾았다.


돌산보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화양면은 차로 약 25분이면 갈 수 있고, 출조비도 밑밥, 빵가루, 선비, 미끼를 모두 합한 금액이 패키지로 5만원이어서 앞으로 자주 이용할 계획이다.

김종우씨와 함께 내린 자리는 금오열도에 있는 소부도 떨어진여 이다.
이곳은 금오도와 안도 사이에 있는 섬으로 강한 물골이 형성되는 자리이며 작년에 벵에돔 잡으러 갔다가 적조가 들어 간신히 참돔 한 마리 잡아 나왔던 곳이다.

본인의 찌를 보더니 몇 개 빼고는 전부 집에 두고 다니라고 하며, 벵에돔 찌의 선택은 달걀형의 모양에 자중은 12 ~ 13그램 정도 나가는 최대 2B 이하로 쓰라 한다.


처음엔 벵에돔이 안 뜰것이기에 0찌 전유동으로 하라 한다.
순서는 0찌, 찌멈춤 고무, 직결, g3 정도의 봉돌, 바늘의 순서이다.
밑밥은 고기가 뜰 때는 바늘쪽으로 동조를 시키고 뜨지 않을시 엔, 찌와 동조를 시키는 것이라 한다.

캐스팅은 찌의 무게로 되기는 하지만, 낚싯대를 흩뿌린다는 생각으로 해야 장타가 가능하고, 원줄은 2호, 플로팅계열이 좋다 한다.

이러한 얘기를 나누며 채비를 시작한다.
만일 혼자 그 자리에 내렸다면 본류가 지나가면서 만드는 지류 안쪽을 노렸을 것이다.
그런데 김종우씨는 본류대에 직접 밑밥을 치고 캐스팅 한다. 본류대에 노는 벵에돔이 씨알이 좋다고 그러는데, 과연 낚시가 잘 될까 의문이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김종우씨가 곧바로 벵에돔 한 마리를 뽑아낸다. 과연 본류대 근처에서 노는 벵에돔이라 그런지 씨알도 준수하다.
미끼를 끼우고 캐스팅 한 후 밑밥을 치고 동조시키는 동작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연 200회 넘는 출조 횟수가 그러한 동작을 만들어 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본인도 벵에돔 낚시에 대한 이론은 어느 정도 되는데, 실전에서는 일치하지 않는다. 밑밥동조는 열 번 던지면 반타작도 동조시키기가 쉽지 않다. 반면 김종우씨는 열 번 던지면 열 번 다 정확하게 동조시킨다. 이러한 기량 차이가 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어쨌든 포인트를 정하고 던지고 감고를 반복하는 와중에 본인에게도 한 마리 준수한 씨알이 걸려들었다.

날물이 되면서 물이 바뀐다. 이제는 반대편 자리에서 최대한 장타를 쳐, 벵에돔을 잡아내는데 연신 뽑아낸다. 약 50미터 정도를 캐스팅하고, 밑밥을 치고 동조를 시킨 후 스풀을 열어놓고 조금씩 줄을 풀어준다. 벵에돔이 물면 줄을 가져간다고 하는데, 이건 참돔 낚시에서 했던 스타일의 낚시이다.
그런데도 벵에돔 낚시에서 똑같이 잡아내고 있으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같은 방법으로 나도 한 마리 할 수 있었다.

철수는 오전 11시 이다.
10시 30분경 낚시를 접고, 갯바위 주변 청소를 시작한다.

여수에 있는 사람들은 낚시 할 기회가 많이 있기에 일찍 철수해도 별 미련이 없겠지만 수도권에 살고 계신 분들은 낚시시간이 너무 짧지 않을까 생각한다.

왕복 10시간을 걸려 밤잠 못자고 내려와서 낚시시간이 왕복 이동 시간보다 더 적으니 말이다.

철수하면서 보니 잡으신 분들도 있고, 못 잡으신 분도 있다.
김종우씨와 본인이 30여 마리 정도 했고(대부분 김종우씨가 잡은 것이지만), 단골로 다니시는 분들도 대략 20수 정도는 한 것으로 보인다.

철수준비가 늦어, 미처 갯바위 청소를 못한 낚시인을 위해 선장님이 배에 있는 물대포 호스를 끌고 올라가 청소를 하신다. 선장님과 가이드가 물청소를 하는 사이, 낚시인은 장비를 챙겨 철수 배에 오른다.

낚시인이 철수 시간에 맞춰 갯바위 청소를 한 후에 철수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실수나 착오로 인해 미처 그렇게 못했겠지만 선장님이 물청소 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 모든 낚싯배들이 이렇게 해 주면 낚시 환경이 많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본인도 그렇지만, 요즘은 고기를 낚으면 전부 살려오는 추세인거 같다.
일반 기포기는 배터리를 매번 사서 교체해야 하지만, 이분의 기포기는 전동릴 배터리를 이용하여 충전식으로 바꿔 놓았다.

철수 배에서 만나 낚시인은 3B 구멍 찌에 도래를 두 개나 달았다. 그리고 목줄도 두 개로 낚시를 했다 한다.
목줄 하나는 1.2호 반 발, 다른 하나는 1.7호 한 발로해서 반유동으로 낚시를 한단다.

그렇게하여 낚시를 하다 입질이 없으면 스톱퍼를 50센티를 올려주면서 입질 수심층을 찾는다고 하는데,
예민한 벵에돔 낚시에서 그렇게 고기가 나올까 의문이었지만 쏟아 놓은 고기는 이 십 여 마리나 된다. 헐 ~~~

그런데 이분은 자기가 잡은 고기를 세 마리만 손질해서 가져 간다. 나머지 고기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니 손맛 못 본 분에게 다 드렸단다. 멀리서 낚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하냐고 전부 챙겨 줬다는데 인자한 웃음만큼이나 마음씀씀이도 좋다.

해동낚시프라자는 철수한 후에 귀가하는 손님들이 원하면 먹고 가도록 회를 준비한다.
단골 조사님들에게 벵에돔 몇 마리를 갹출하여 숙회를 만들어 내온다.



회 좋아하는 내가 안 먹고 갈 수 없다. 다만 운전 때문에 회에 소주를 한 잔 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그러한 아쉬움은 집에 와서 뒤풀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