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소리에 눈이 확 떠진다.
새벽 5시.. 밤새 전유동, 반유동 했더니 아직까지 머리가 띵하다. 이렇게 공부했어바라..ㅋ
현관에서는 벌써 출조 준비로 한창이다.
마라도전체가 포인트지만 특급포인트는 이미 다 나가셨고 어제 같이 낚시했던 부산분을 부랴부랴 따라 나섰다.

둘째날 새벽낚시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초보가 채비하랴, 너울맞으랴, 던지랴,,, 그때그때 핸드폰 꺼내서 사진찍는게 보통일이 아니었다. 오늘도 부산분을 따라 납작여에 갔다.
민박집에서 상당히 많이 걸어가야 했고 물이 완전히 빠졌을때 드러나는 여이다보니 가는길이 엄청 미끄러웠다.
물웅덩이를 건너뛰고 어찌어찌해서 바다까지 왔다. 100미터는 걸어 온것 같다
채비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것은 어제 제주현지꾼의 강습을 받아서이다.
제주는 00찌로 예민한 낚시를 즐긴다는 것이다. 마라도는 고부력 반유동이 대세라더니 이게 뭔 소린가??
암튼 나도 00찌로 세팅하고 찌불도 없이 그냥 던지고는 말밑에만 밑밥을 때려넣었다.
원줄만 쫙!! 가져가길 기다렸다.
한참을 별 성과없이 반복하다 살짜기 뒤를 보니 나보다 더 엉성?해보이는 사람이 자신의 아들뻘이나 되는 분과
낚시중이다. 투박한 원투대에 주먹만한 찌.. 엉성한 자세..
날이 밝고 낚시도 안되고 옆에서 연속으로 잡어를 낚고 있어 구경을 갔다 역시나 잡어를 낚아놨다
지긋이 웃으며 내자리로 돌아왔다 근데 어르신이 잡어물칸과는 다른 곳에 또 뭔가 던져넣고 있는게 아닌가
다시 가보니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35센티는 되보이는 긴꼬리 3마리가 펄떡펄떡하고 있다.
이 뭔가 싶어 어르신께 채비를 물으니 자신은 마라도현지사람이며 3호찌 반유동에 3.5호 목줄을 쓴단다
그러고는 "낚시는 니가 하는데가 낫제~~!!" 하며 미련없이 대를 접으신다
순간 화끈거렸지만 여기까지 와서 채면이냐!
반유동으로 다시 채비해 보지만 해는 이미 중천이고 잡어만이 득실거린다. 오전낚시는 꽝이다.ㅠㅠ

점심을 먹고 만프로형님은 오후낚시는 남대문으로 가란다. 어디냐고했더니 민박집 앞이라 편하다고 자기가 자주 가는 포인트란다. 손가락으로 가르켜주면서 한번 연습?하고 오란다.
무슨 연습까지 하란 말인가?..
가서 보니 한분이 낚시중이다. 한눈에 봐도 수심도 깊고 멋진 포인트임에 틀림없다. 근데 저길 어떻게 가냐?
사진 아래쪽 밧줄을 따라 조심스럽게 밑을 봤다.

순간 아찔했다.
다리가 후덜 거린다. 저 밑밥통 크기를 보면 대충 봐도 5미터 절벽이다.
이건 뭐 거제 장승포 화장실 도보는 아무것도 아니다.ㅋㅋ
여기서 떨어진 사람이 한사람 있단다. 밧줄이 끝어져 100일동안 민박집에서 똥오줌 받아냈단다.
한참을 아래를 엉거주춤 처다보고 있으니 뒤에서 사진찍던 관광객이 이상하게 처다본다.
만프로형님께 말했다. 나 다음달이면 애아부지된다고 애얼굴은 봐야될것 아니냐했더니 ...
그럼 짐은 두고 다섯번만 내려갔다 올라오란다. 악!! ㅋ

이사진은 남대문포인트를 옆에서 본 사진이다. 한눈에 봐도 절벽이고 그 밑에 한사람이 낚시중인걸 알수 있다.
바로 앞에서 낚시하시는 분은 곧 찾아올 재앙을 모르고 여유롭기만 하다...
겁난다.
하지만 이 포인트를 다녀오지 못하고는 마라도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특급이다.
한참을 망설이다. 여기까지 와서 이러면 안된다 용기를 내자!
낚시가방과 바칸을 둘러매고 무슨 죽으러가는 사람마냥 절벽으로 가고 있으니 스탭이 부른다.
오후에 자기랑 또다른 특급포인트 할망당이나 가잔다.
일단 할망당은 물이 빠져야하니 민박집 앞에있는 집앞여에서 놀고 있으란다.
이럴땐 그냥 말들어야 한다.

집앞여는 민박집 앞마당이다. 집에서도 훤히 보이고 3분 거리로 가는 길도 가장 편하다.
멀리서 온 낚시꾼들은 항상 특급을 찾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비어있단다.
내려가는 길에 웬 돼지같은 놈이 째려본다. 저렇게 큰 고양이는 첨본다 이섬에 먹을게 어딨다고 저렇게 졌을까?
애길 들어보니 4짜긴꼬리도 그냥 물고는 냅다튄단다. .

집앞여다~ 수심이 낮아 장타로 앞에 보이는 돌출여 사이를 공략해야할것 같다.
특급 할망당에 진입할 수 있는 시간까지 한시간 반 남았으니 그동안만 해볼란다.

채비
대: 1호대
릴: 2500번
라인: 3호프로팅, 2호 목줄
찌: 0.8구멍찌+0.8수중찌 어제처럼 3미터 반유동 채비로 시작~

밑밥은 원투를 위해 마루큐 구레점포 반봉 + 와키구레 500원투 반봉 + 크릴3장 섞어 찰지게 비볐다.

앞에 보이는 여를 기점으로 좌우를 공략했다.
첫번째 캐스팅!! 스물스물 잠긴는 찌..
챔질! 잡어! 챔질! 잡어! 챕질! 잡어... 역시 집앞이다.ㅋㅋ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레바잡고 힘것 챔질!!!!!!!!
밑걸림...젠장 찌만 해먹었다.
에잇 괜히 왔다. 걍 쉬다가 특급 할망당이나 갈껄~

채비를 다시했다. 낮이라 큰놈도 없을것이고 바람한점 없이 날이 좋고 너울도 없어 투제로를 잡았다.
1호대, 원줄은 3호, 목줄은2호, 목줄엔 무봉돌로 시작~

만조에서 간조로 바뀔무렵 수중여가 거의 잠기고 물이 잠시 멈췄다.
물돌이타임인것이다. 시간은 오후 두시쯤이 된건 같다.
멀리 던져놨던 투제로찌가 정렬이 되었는지 살짝 잠기며 천천히 밀려 온다.
날은 좋아 더울정도였고 바람한점없으니 한여름 매물도 같다..
습관대로 찌에 한방~ 정확하다ㅋㅋ
그러데 스물스물 찌가 잠긴다. 또 잡어냐?
힘없이, 별 기대없이 챔질~!! 순간!!
쿵!!!
머냐?!!
밑걸림같은데 꿈틀!!!!!!!!
순간 나른했던게 확~~ 깬다
4미터 물속에서 괴물같은 놈이 움직인다.
순간 돌진!!!!!!!!!
머냐! 이 미친놈아!! 왜 한낮에 이러냐!! 지금은 해창이 아니잖아~~
1호대가 나살려다라고 쳐박힌다.
수심이 낮으니 찌가 보였다가 다시 한번
꾸~~~~~욱~~!! 돌진!!!
대만 부여잡고 있으니 지도 지쳤는지 한참을 실랑이 끝에 얼굴을 보인다.
근데 뜰채가 없다!! 질질 끌어와 줄잡고 하나~둘~뽕!!ㅋㅋ

왔다!! 긴꼬리때가 온것이다. 41센치다!! 기록은 당연한 것이고
부들부들 떠리는 손을 부여잡고 한걸음에 민박집으로 뛰어가 사이즈 측정후
죽을까봐 수족관에 넣고는 뜰채를 가지고 내려갔다..
흥분한 내 모습에 의아해 하며 게스트하우스 스텝이 할망당 준비하란다.
할망당이고 머고 한 마리 했습니다.
오데서요??
요 집앞요!! ㅋㅋㅋㅋㅋㅋ

게스트하우스 필드스텝과 다시 집앞여에 섰다.
스텝님은 만프로형님과 함께 마라도 초절정 고수다
스텝은 제로찌, 나는 투제로찌..
날은 점점 저물어가고 뭔가 한방 나올것 같은데..
순간 챔질!!!

준수한 사이즈로 서로 뜰채질 해주며 7마리를 낚았다.

이제 해는 저물고 피크의 순간이 왔다.
이미 41센치로 기록을 세웠으나 그런사이즈는 마라도에선 명함도 못내민단다.
저무는 해를 보면 맘이 편해야하는데 점점 긴장이 된다
괴물같은 놈들이 온것이다. 그것도 집앞에서 말이다.
잠기던 투제로찌가 점점 좌우로 크게 흔들거리며 잠긴다.
그런데 아까보단 더 늦게 잠기는 게 아닌가
이건 물살이 잡아당기는 속도보다 더 늦다
괴물은 더욱더 예민하다는데...... 조금만 더 잠겨라..
더...
더...
더....
챔질!!
왔다!! 내가 4짜도 잡았다 이놈아~ㅋㅋ
빠르게 왼손으로 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릴을 감아드릴려는 순간!!
죽!!!!!!!!!!!!!!!
주우우우우우우우우 욱!!
나는 마라도를 너무 가볍게 봤다.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벵에돔1호대 중에서도 최고라 자부하는 대인데 그냥 반으로 접혀버렸다.
그놈의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조차 없다.
너무 빨랐으며, 너무나 강했다.
릴을 감을 시간조차 없었다. 챔질과 동시에 그걸로 끝나버렸다.
너무나 허무하고 떨리는 손으로 찌를 잡아보니 직결했던 부분 밑이 끊어졌다
3호프로팅에 2호목줄의 인장강도 한계를 넘은것이다.
얼마나 빠르면 2호 목줄인장 한계를 그렇게 쉽게 넘는단 말인가!!
멍청했다. 너무나 멍청했다!!!!!!!!
어제까진 1.5호대로 잘만 들이대더니 그세 게을러진것이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1호대를 접고 1.5호대 시마노 마이티???를 꺼냈다.
3.5호 세미플로팅과 가지고있는 최고 호수 4호 목줄을 꺼냈다.
심장이 쿵쾅 쿵쾅 거리고 발이 후들후들한다.
머릿속이 하얏고 멍하다
그런대 내 옆에 떨어진 여에서 낚시하시던 분의 낚시대가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3번대가 두동강이 나있는걸 주섬주섬 챙겨 넣고 있는게 아닌가!
괴물들이 한번에 쓸어버린것이다.
만약 줄이 안터졌다면 내 낚시대도 무사하진 못했을 거다
섬뜩하다. 저놈들은 미친놈들이다.!!
그러나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물은 완전 날물로 돌아서 본류대처럼 발앞에서 콸콸 흐른다.
본능적으로 밑밥띠를 만들고 본류에 찌를 태운다
무거운 TKO10호 바늘을 쓴다해도 채비가 뜰것같아 G2봉돌을 하나 물렸다.
기계처럼 캐스팅과 릴링을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그 괴물과 옆 조사사님의 부러진 낚시대 생각뿐이다...
한참을 기다려도 입질이 올리가 없다... 끝난건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무리 괴력의 생명체라도 피땀흘려 얻은 낚시대를 그렇게 단방에 부셔버리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어딨냐!! 한판 더 붙자!!!!!!!!!!
그러나 조용한 정적만 흐른다.
한방만 걸려라
한번만...
한번만..
한번만..
그때!! 죽!!! ~ 와라라락!!!!!!!!!!!!!!!!!! 뭐냐!!! 너냐!
나는 낚시 채질이 아닌가보다 괴기가 무는데 왜 심장이 터질것 같냐
스플 닫고!!
훅!
훅!!
후~~~~~~~~~~욱!!! 순간 몸이 기우뚱~
우~ 힘이 장난 아니다. 순간 파워는 아까 그놈이 더 세지만 이놈도 만만치 않다.
멀리서 받은 입질이라 대를 잡고 난리를 친다.
한참을 신랑이 끝에 터졌던 자리에 다가 왔을즘 또다시 처박는다 아마 거기에 집이 있나보다 ㅋ
찌가 보이고 또한번 박고... 나왔다 쳐박고..
나와라 이제.. 힘들다........

언젠가 FTV에서 봤던 문구가 생각난다.
"낚시인에게 그렇게 많은 기회가 오진 않는다!"
비록 괴물을 놓쳤고 옆에 조사님의 낚시대까지 부러뜨려버렸지만 나는 그놈 입에 걸린 내 바늘이 빨리 빠져주길
바란다. 위 사진은 한눈에 봐도 몇분전 41센치 종전기록을 훌적 갈아치워버렸고 나는 사이즈를 측정하진 않았다. 사이즈는 각자 상상에 맡기며 기나긴 조행기를 마치련다.

추신: ♬ 저녁때 뽈락루어는 꽝쳤습니다. 뽈락평균사이즈가 25~30이랍니다. 후덜덜..


추신: 그 뒤로 주의보가 뜨는 바람에 아쉽게 2박3일로 철수했답니다.ㅠㅠ
선착장에서 헤어질때 얼마나 아쉽던지.. 만프로형님 감사합니다. 그곳에 영원히 계셔요 또 가게..ㅋ
가이드해주신 게스트스텝님께 정말 고맙고 또한 많은 정보와 도움을 주신 인낚의 “사이다 ”형님께도 감사합니다.
회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