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김일석님 글-너무 좋아 다시 음미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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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김일석님 글-너무 좋아 다시 음미해 봅니다

G 1 550 2003.10.17 13:01
♣ 할인매장 꽃 가게 앞에서.......


극심한 감기몸살로 약에 취해
요 며칠 어리버리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남들 다 자는 늦은 시간,
괜히 싱숭생숭하여 쇼핑이나 좀 하고오자 싶어
차를 몰고 대형할인 매장으로 갔었지요.

일회용 쟁반에 담긴 횟감이 너무 맛있어 보여
즉석에서 포장을 뜯어 먹고나니 얼마나 맛있던지...
팔다 남은 걸로 보이는,
몇 개 남지 않은 초밥 하나를 또 뚝딱 해치우고 나니
비로소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 듯 했습니다.

알맹이도 없는 캐리어를 끌며
천천히 매장을 돌다가 꽃집 앞을 지났습니다.
작고 예쁜 바구니에 담긴 카네이션 몇 송이와 안개꽃.
아, 그렇구나...
내일 모레면 어버이날입니다.

자식이 선물하는
저 소담스런 카네이션꽃 바구니를 받는 부모마음은
얼마나 흐뭇할까...생각했습니다.
꼭두새벽, 넓은 할인매장을 쓸쓸히 오가며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 작은 꽃바구니를 드릴
부모님이 안계시다는 것도
매우 슬픈 일입니다.

노인성치매로 말년을 참으로 초라하게 사시다 가신,
자식이 마련한 작은 선물을
무섭다며 피하시던
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젠 당신의 손녀가 당신 자식의 가슴에 꽃을 달아줍니다.


지천에 흩날리는 꽃향기,
만개한 개나리숲이 가슴벅차도록
아무도 몰래 열어보곤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어릴적 진달래 따다 술 담그시고
전 부쳐주시던 어머니.
땀방울 송송 맺혀 눈가에 흘러내릴때면
행여 떨어질세라 얼굴 찡그리며 옷 소매로
닦아내는 손
마디마디마다 고운 향기
눈물 같은 내 어머니.

앞을 보아도 뒤를 돌아보아도
어느 한 곳 아니 계신 곳이 없는
꽃 같은 내 어머니.

천지사방 당신을 그려놓고
온갖 아름다움으로
치장한들 내 마음 편안할까
내 슬픔 사라질까

아, 언제나
이슬같은 내 어머니.
함박 웃음 물들이며 꿈결에나 오시는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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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G 잡어야놀자 02-11-30 00:00


저역시 몇칠(약 10일)전쯤에 해운대~수영~광안리 까지 자전거 하이킹을 하다가 부산의 동네 어느 방파제(방파제 이름은 알고 있으나 생략)에 우연히 낚시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언젠가 꼭 만나고 싶은분이었습니다.(낚시도 함께 해보고 싶은 분이었기도 하였구요)
가까이 가서도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 보았구요..
특히,많은 글들중 고길낚는걸까,사람을낚는걸까(실리도편),바다의 삶을 살고 싶었다,
내마음은 뜬금없이 바닷가를 질주하고 .,불쾌감을 갗추지 못하고(낚시금지구역편) 등이 글에
제일 맘에 가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좋은글 읽고 갑니다.저역시 계속 김일석 님의 글을 읽을것입니다.~
-[10/17-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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