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의 산과 바다 여행 그리고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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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간의 산과 바다 여행 그리고 긴 여운

1 산적되고싶어 16 4,277 2012.11.0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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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수놈들만 교대근무 하며 분내나는 여인네는 눈을 씻고 봐도 1달에 두어번 보면 행운(?) 이라 하여야 할까? ㅎㅎㅎ

짙어가는 가을의 흥에 겨워 머슴애들의 일탈이 시작되었다. 과(科)야유회라 본디 전원이 참석해야 하는것이지만 교대근무의 특성상 쉬는날엔 이런저런 일들이 있으니 참석을 강제하기도 뭐하고 해서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참석할 수 있어 무리하게 감행을 하였다.

여행의 설레임으로 가을은 이미 충만하였지만 아직은 이방인들의 낮선 그리움이 빛나는 오후 시간인지라 시간도 죽일겸 가까운 산에 올라 체력단련을 하기로 하고 문산에 있는 월아산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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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온통 붉은색으로 익어 가는 담쟁이덩굴인데 이녀석은 가을이 아쉬운지 녹색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과거 내가 속한 산악회서도 밤에 짬짬이 오르던 산이었고 두어해전에 역시나 우리과 야유회때 올랐던 산이었지만 470m의 고지를 점령하고 돌아오기엔 녹녹치 않은터라 삶의 무게에 지친 선배 하나가 중턱에서 헐떡이며 산행을 멈추고는 “난 이제 못 올라가겠다 니들끼리 갔다 온나”하길래 어쩔까 하다가 먼저 내려 가십사 하고는 나머지 산행을 하였는데 무슨 에베레스트 오르는것도 아닌데 고도(高度)도 아닌 고도가 올라갈 수록 숨은 메말라 가고 다리는 후덜거리고......,

준비없이 올라온 산행이라 건강한 사내놈 다섯은 정상에서 밀감 반쪽으로 승리를 자축하며 발아래 보이는 세상을 마음것 저울질 해보고 산을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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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 가는 가을의 색채들

 

어~ 그런데 이번엔 다리가 후들거리는것이 아니라 눈밑 지방 제거한곳이 작은 충격에도 아픔으로 다가서다 보니 점점 일행들과의 거리는 멀어지고 이내 말소리까지 멀어지기 시작한다. 무심한 동료들 같으니라고......, 나도 한때 산악회 총무도 하고 등반대장도 하고 했단 말이야 하며 발악하듯 뇌까려보지만 이내 사람들 발자국 소리를 집어 삼킨 산새들만이 간간히 소리낼뿐 발아래 차이는 돌맹이까지 조용하기만 하다.

새로산 스마트폰으로 길섶에 꽃들을 찍다 보니 걸음이 자연 느려지고 일행이 내려간 길을 지나쳐 하산을 하고 말았다.

현대 사회의 편리함. 특히나 스마트폰은 정확한 위치까지 친절히 가르쳐 주는지라 내가 도착한 곳을 알려주었고 잠시후 일행들과 만나 차량 두 대로 번잡한 도시의 변두리에 자리를 잡았다.

불판에서 정열처럼 쇠고기가 익히고 소주와 맥주로 허기와 직장생활에서 오는 긴장감을 무장해제 시키고는 대리기사를 불러 도시의 번화가를 파고 들었다.

적당한 음주가무의 여흥을 즐긴후 해장국이랍시고 감자탕에 소주와 맥주를 추가로 혹사하는 위장을 마비시키곤 보금자리에 틀어 박혀 아침을 맞는다.

지난밤 목적지로 하였던 내장산은 넘 밋밋하니 호연지기를 꿈꿀 수 있는 지리산 천왕봉으로 가자며 그렇게 다짐을 해두었지만 다들 약먹은 병아리들 마냥 비실거리고 이른 아침에 동료 하나는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다며 부산으로 떠난지라 재첩국으로 아침을 때우며 새로운 거사를 모의해 보지만 지리산은 다음에 정복하기로 하고 회귀본능인 집으로 향한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도 명료해지는 느낌이다.

집에 도착해서 꾸려간 짐을 푸는데 이해인 수녀님의 “작은기도”란 책이 나온다. 저녁에 술 한잔 마시고 읽어보려 했었는데 미쳐 펴 보지도 못했으니 낚서라도 해볼까 하고 같이 챙겨간 필기구에게 미안한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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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장만한 라이프자켓

아내 몰래 장만을 했는데 ㅎㅎㅎ

형수가 어렵사리 구해준 라이프자켓이라 앞으로 즐겁고 안전한 낚시가 될 것 같다.

 

무었을 해볼까 궁리를 하다 이 좋은날 바다에서 열심히 파이팅을 하고 있을 형에게 전화로 조황(釣況)이 어떻냐며 물어보니 새벽에 출조를 했고 지금 철수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저녁에 볼락 낚시 갈거다~” 귓가가 횡재한 느낌이 든다. “형! 몇 명 가노? 자리 있나? 언제 갈낀데?”를 숨돌릴 틈도 없이 물어보고 약속을 정해버렸다.

약속 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이번에 거금 13만원을 주고 번호판을 단 스쿠터를 타고 시골장에 갔더니 늦가을 햇살에 화초(花草)들이 정겹고 이맘때면 한자루씩 사놓고 먹던 단감이며 늦사과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홍시를 몇 개 샀다. 홍시를 보면 나훈아의 “홍시”라는 노래가 생각났고 그의 노래처럼 울 어머니가 생각나서 일까? 어떤 물감으로도 채색이 힘든 색감과 달콤한 맛이 저절로 기억된 뇌리는 익숙한 반응들을 한다.

아이들 특히나 큰 아들이 좋아라 하는 밀감도 한봉지 사고 나니 양손이 가득하다.

낚시 가방이며 보조백이며 쿨러까지 챙기고 여벌 옷까지 준비하고 나니 제법 묵직하다. 감성돔 낚시를 떠날땐 쿨러가 필요없지만 볼락 낚시는 쿨러가 필요로 한지라 어쩔 수 없이 챙기면서도 행여 볼락이 활성도가 좋아 쿨러가 작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아닌 걱정도 곁들여 하면서 비닐봉지까지 따로 준비를 해본다.

떠남!

떠남은 만남을 위해서 존재할터~

특히나 그 떠남이 내가 좋아라 하는것을 목적으로 할땐 기쁨이 몇배는 될터~

시동을 걸고 음악을 고르고 있자 폰이 울린다. 익숙한 전화번호다 “삼촌 올때 통영에 있는 ○○크릴에 들려 청개비 두박스 챙겨와요. 미리 연락해 두었으니 알아서 챙겨 줄꺼다요”한다

출조길에 수없이 지나친 길이라 알았다며 워낙 잊음이 잦아 노란색 포스트잇에 메모를 해서 계기판에 붙이고는 출발을 한다.

마음은 급한데 서서히 퇴근시간이 다가오는지라 차량은 밀리기 시작했고 신호등은 급한 내 마음과는 반대로 느긋하게 빨간불로 달아오르며 졸고 있는듯 평상시 보다 한참을 더 신호를 보내는듯 하다.

○○크릴에 들려 우연낚시점에서 심부름 왔다고 하니 청개비 두박스를 챙겨준다. 뚜껑을 열어보니 어두운 냉장실에서 잠만 잤던 녀석들 치곤 햇살에도 놀라지 않고 그대로 반응도 없는데 빛깔이 청색이 도는게 어릴적 바닷가에서 잡아 미끼로 사용하던 청갯지렁이 그대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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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냉장고에서 곤히 잠들었을 녀석들~

 

올 여름이었을까? 그날도 낚시점에 들려 커피 한잔을 하며 자잔한 낚시 소품들을 구경하는데 노인네 한분이 청개비를 달라며 주문하길래 형수가 장갑을 끼고 청개비를 담아주며 “할아버지 청개비가 너무 비싸네요. 그래도 많이 담아 드렸습니다”하며 언제나 그랬듯이 깍듯하게 감사합니다까지 인사를 하고 할아버지가 환한 웃음을 띄우며 가게를 나서자 “형수야 청개비 비싸면 남는게 좀 있나?”하자 “삼촌 청개비 잘 팔면 한 박스에 약 5천원꼴이 남지만 잘 못 팔면 오히려 손해볼 수도 있다”며 청개비 예찬론까지 늘어 놓는다.

“국산 청개비는 가격이 물론 제일 비싸고 푸른빛이 돌며 약간 질긴듯 하고 특히 밤에 야광 성분이 강해서 볼락이나 참돔들이 좋아라 하지요. 중국산은 붉은빛이 도는게 오히려 홍개비쪽에 가까울 수 있으며 손으로 만져도 잘 끊어지며 대부분 시중에서 파는게 중국산이 많다”며 해박한 지식이며 또 청개비가 떨어져 손님이 찾을 땐 구하기 어려워 손수 차를 운전해서 ○○크릴에서 구매해서 가져간다는 이야기까지......,

그러면서 낚시업을 10여년이 넘게하다 보니 어떤때는 조사님만 쳐다봐도 그 사람 조력(釣歷)까지 어림짐작이 간다고 하였다. 내가 처음 보인 조력은 얼마로 보였을까? 왕초짜는 아니였을테고 그냥 초짜쯤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렇게 본게 맞겠지만 ㅎㅎㅎ

낚시가게엔 양사장님이랑 형 친구인 진수님이 먼저 와있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서둘러 저녁 식사를 하는데 내가 중간쯤 먹었다 싶으면 다들 식사를 끝내고 만다. 겉으론 이렇게 맛난 식사를 왜들 그리 빨리 하노 궁시렁궁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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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구미를 자극하는 우연표 차림표

 

고현의 외곽지대인 문동저수지 조금 못 미쳐 진수님 직장 동료가 타고 어두워져 가는 저녁길을 주행등을 켜고 꼬불꼬불 달려 정박지에 도착을 하니 형이 작은통을 하나 들고 정박지 좌대를 내어준 형을 찾아 무었을 주길래 자세히 쳐다보니 굵은 새우만 골라왔다며 내놓고 그걸 받은 사람은 미리 집어등을 켜둔곳으로 가더니 갑오징어 낚시를 준비한다.

바다가 너무 잔잔하다. 이렇게 잔잔한 바다는 거의 본적이 없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설레임도 더 커져간다 날씨가 좋으니 볼락이 왕창 물어줄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되기 시작했다 오히러 너무 잔잔한 바다가 볼락의 활성도를 저하시키지 않을까 싶어서였고 무심한 달빛도 신경써였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볼락은 달이 환할때는 입질이 잘 없어 낚시꾼들의 애간장을 녹였으니 말이다.

순풍에 돛을 단듯 낚시배는 올여름 농어와 굵은 볼락(일명 왕사미) 마리수를 쏟아 내었던 곳으로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선수(船首)에서 바람을 쐬던 나는 살짝 바람에 매서워짐에 이번에 나들이 겸 낚시겸 해서 새로 구입한 모자에 있던 귀마개를 풀어 꼬옥 눌러쓰고 나니 참 따스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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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겸용 일반 외출 겸용으로 마런한 모자

옆에 귀 덮개가 있어 참으로 실용적이고 따스한 모자이다.

 

아! 맞다!

순간 보조백을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선상용 낚시대는 챙겨 왔는데 릴은 챙겨오지 않은것이다. “형! 내 릴 안가져왔다. 선실에 릴 있는거 있제요 하나 쓸께”하고 선실을 보니 3.0호 구멍찌에 무시무시한 참돔용 바늘을 단 릴이 하나 있어 원줄을 끊어 릴을 분리하면서 보니 장난이 아니다. 내게도 있는 5000번 칼디아 릴에 참돔용 원줄이라 족히 8호쯤 되어 보이는 줄이다 ㅋㅋㅋ 요걸로 우찌 볼락 선상을 한단 말이고?

그 와중에도 배는 목적지에 도착을했다. 난바다였지만 역시나 잔잔한 바다라 닻을 내리고 나는 갯바위쪽을 보고 3.5칸대 볼락 낚시대를 펴고 다른 사람들은 카드 채비로 볼락을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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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마시고 힘내라고 건내준 배즙

달맛이 나는것이 살짝 피곤에 지칠쯤 힘을 내게 해준다.

 

캐미라이트의 은은한 불빛이 수면 아래로 숨어들자 뭔가 초릿대를 톡~ 하고 스치고 만다. 직감적으로 활성도가 작은 볼락이다 싶어 낚시대를 대각선으로 끌며 입질을 유도하자 토~독하며 제법 구워 먹으면 맛있다 싶을 정도의 크기의 볼락이 가지 바늘 아래 낚시를 물고 올라온다. 서둘러 쿨러에 넣고는 이번에는 수심을 좀더 깊게 넣어 보지만 역시나 활성도 때문인지 볼락이 시원한 입질은 없이 지렁이만 톡톡 건드리고 말기에 지렁이 길이도 짧게 했다가 길게 하였다가 목줄도 워낙 큰놈들이 낚이는 곳이라 1.5호에서 1.2호로 바꾸었다가 1.0호를 사용하였다가 급기야는 0.8호까지 사용해보았지만 볼락은 유혹에도 꿈적을 않는다. 이번에는 크릴을 던져 넣어 보았지만 역시나 입질이 없다. 배 중간과 뒷전의 카드 채비에도 입질도 없고 집어등 아래 엄청난 군집을 보이는 전갱이와 망상어가 가간히 올라올뿐 이상하게도 입질이 없다.

뒷닻줄이 살짝 떠밀리는지 배가 갯바위로 더 가까워지자 이번엔 홈통쪽으로 낚시대를 날려보았더니 바늘이 입수되는 순간 톡~ 하고 입질이 오더니 이내 잠잠해진다. 채비를 회수해서 다시금 던져보니 역시나 아주 짧은 순간 입질이 오더니 약아빠진 볼락은 챙개비를 못본척 하나보다. 이럴땐 볼락보다 더 약아져야 볼락을 낚는법~ 가지 바늘 아래 부분에 물려 두었던 0.5호 조개 봉돌을 0.2호로 바꾸었더니 살짝 입질이 들어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봉돌을 아예 제거를 하고 도래무게와 캐미라이트 무게로 홈통 부근으로 힘겹게 밀어넣었더니 수면 인근에서 볼락이 미끼를 물고 꿈적도 않는다. 그렇게 몇 마리 꼬셔내고 나니 이번엔 아예 입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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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돌을 빼고 갯바위 홈통지역으로 던져 순식간에 낚은 볼락들

 

 

은근히 조바심이 난 형이 배를 좀더 깊은 곳으로 이동을 시키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자리만을 고집하던 진수님이 상사리급의 참돔을 하나 끌어내는데 수심 깊은 곳이라 꼭 볼락 올라오는 느낌이라 한다. 입질이 없어 애 태우던 양사장님도 굵은 씨알급의 볼락을 낚아 올리고 같이온 진수님 직장 동료는 잔 씨알의 볼락을 두어마리 낚더니 물밑 지형 때문에 자주 걸리고 옆에서 보다 못한 형이 조언을 해주지만 낮선 선상낚시인지 자주 채비가 걸려 터지고 만다. 처음부터 형은 청개비 서너마리씩 끼워 갯바위 근처 포말지대를 주 공략지점으로 굵은 농어를 노려 보지만 간간히 작은 전갱이만 올라올 뿐 우리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의 농어는 커녕 작은 깔따구도 낚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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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돔 꼬실 때는 "압맥"

산적 꼬실 때는 "홈런볼"

 

자리를 두어번 더 옮기며 까탈스런 볼락의 식탐을 자극해 보지만 잊혀질라하면 겨우 한 마리씩 물어주는 씨알좋은 볼락 한 마리씩을 제외하면 입질이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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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마실중 잡힌 꽃게

두마리는 살려주고 세마리 생포

 

집어등 인근으로 어슬렁 거리는 꽃게가 있어 뜰채로 세 마리 잡았다가 라면에 넣어 먹으니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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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도 보지도 맛보지도 못했던 꽃게 라면

얼마나 맛나든지 ㅎㅎㅎ

혼자서 나머지 꽃게도 다 건져먹고 ㅎㅎㅎ

 

그런데 다들 라면만 건져먹고 마는지라 얼큰한 꽃게탕을 혼자서 먹는 행운아닌 행운을 차지하게 되었으나 달빛이 있을 땐 바다 생물 거의가 그렇듯이 알이 꽉 찬 맛은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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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이 유난히 고운 볼락

참으로 반가운 씨알이었는데~

 

볼락이 활성도가 너무 좋아 미끼가 모자랄듯 하여 개인당 청갯지렁이를 두통씩 챙겼었고 난 욕심으로 여분의 갯지렁이까지 챙겨 오고 말았는데 한통도 다 못쓰고 남았으니 ㅎㅎㅎ 점점 패색(敗色)이 짙어지고 새벽 낚시와 밤낚시까지 하느라 피곤에 지친 형은 소금에 절여진 생선마냥 힘들어 하더니 선실로 들어가 새우잠을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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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다에서 올라온 산호불가사리

처음엔 무었인가 해서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꿈틀거려서 뭔가 물어 보니 산호불가사리란다

다시 바다로 되돌려 보내주었다.

 

마지막 불꽃이 더 열정적이듯 혼신의 힘을 다해 낚시를 해보지만 볼락과의 싸움에서 완패한 하루였다고 할까 ㅎㅎㅎ

배를 정리하고 쪽잠에 빠졌던 형을 깨운후 달빛의 여운을 받으며 철수를 하는데 그제서야 졸리기 시작한다 ㅎㅎㅎ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 낚시점에 오니 형수는 깊은잠에 빠졌는지 차임벨이 그렇게 울려도 깨어나지도 못하는걸로 봐선 고기잡이 떠난 낭군을 걱정하다가 새벽녘에서야 선잠이 들었나 싶다.

다른때 같으면 이시간에 낚시점으로 달렸는데 오늘은 거꾸로 집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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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릿노릿하게 구워 먹은 볼락
요만한 녀석들 욕심것 낚아 봤음 여한이 없겠다.

 

 

엷은 안개와 신선한 바람과 좋아 하는 음악과 잠시잠시 짧은 생각들로 풍족한 아침이다. 집에 도착을 하니 집사람은 이미 출근을 했고 고등학교 진학관련 면접을 본다는 작은 아들 녀석 데려다 주면서 면접할 땐 이렇게 해라면서 혹 존경하는 사람이 있냐고 묻거든 거침없이 “우리아빠”라고 답하라며 이것저것을 일러주었는데 녀석 그렇게 하였는지는 모르겠다.

이달 29일 발표가 난다는데 하필이면 난 그때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올라있을텐데 아들의 기쁨을 같이 하지 못하여 많이 서운할 것 같다.

아들아! 행여 작은 고배를 마시더라도 슬퍼하지 마라.

네가 1차 합격을 하였다는 것은 성적이 나름 괜찮았다는 것이고, 또한 2차 합격을 하였다는 것은 신체가 건강하였다는 것이고, 행여 3차에서 선택이 안되었다 하더라도 네가 적성이 잘 맞지 않았다는 것이고 아직 자기 표현이 약간 서툴렀다는 것이니 절대 주눅이 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야구의 진정한 묘미는 9회말 2아웃에서 멋지게 때린 역전 홈런이듯이 삶에서도 녹쓸지 않는 칼 하나 품고 살아야 하는 것임에 늘 고운꿈 간직하길 바란다.

피곤에 절은 몸으로 욕심으로 얼룩진 2박 3일을 풀고나니 어머니가 잡아온 볼락 중에서 제일 큰놈으로 구워 아침을 차려주신다.

어떻게 아침을 먹었는지도 또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모르고 2박 3일간의 일탈이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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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댓글
59 폭주기관차 12-11-09 01:23 0  
2박3일 강행군을 하셧내요.^&^ 안녕 하셧습니까.산적님~ 산에 다녀오신 이야기며 바다에 다녀오신 이야기등 재미나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올려주셧내요. 달빛이 밝은밤엔 저수지 민물 낚시도 잘 안되듯이 바다도 그러한가 봅니다. 다음 출조길엔 원하시는 볼락으로 대박 하시길 바래봅니다. 정성스런 조행기 잘 보앗습니다.
59 산적되고싶어 12-12-29 16:37 0  
폭주기관차님!
게으름이 넘 넘쳤나 봅니다
허구헌날 뭐 한다고 나름 바빴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댓글도 달지 못한 무례를 용서하소서~
다음엔 멋진 낚시 기약하면서
추운 겨울 희망으로 채우시길 바랍니다.
1 지랄공주 12-11-09 09:48 0  
꽃게라면이 넘 넘...맛있게 보이네요 ㅋㅋ조행기잘보고갑니다^^*수고하셨습니다
1 산적되고싶어 12-12-29 16:38 0  
지랄공주님!
꽃게라면의 맛을 느끼신 분들은 몇 안될듯 하네요
여러 종류의 부재료를 넣어 라면 맛을 내어봤지만
꽃게는 독특한 맛을 내더군요 ㅎ
내년에도 더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38 호야도미 12-11-09 15:15 0  
앗 맛 있는 볼락이 정말 먹음직 스럽게 보입니다^^~
38 산적되고싶어 12-12-29 16:39 0  
호야도미님!
감성돔도 멋지지만
볼락도 참으로 매력있는 어종이지요
볼락 눈을 들여다 보고 있음 마치 바다속 이야기가 들리는듯도 하지요
굵은 놈 몇 수 구이로 해 놓으면 소주 몇잔이 금새 목구멍으로 타고 넘어가지요 ㅎ
내년에도 멋진 출조길들 되세요
19 솔머리 12-11-09 16:09 0  
듣지도 보지도 맛보지도 못한 꽃게 라면도 먹고 싶고 우연표 차림도 먹고 싶네요. 산과 바다여행 잘 보고 갑니다.
19 산적되고싶어 12-12-29 16:41 0  
솔머리님!
에세이로 가끔 글을 접하면서 참으로 멋진분이구나 하며 감탄하고 있습니다.
꽃게 라면의 추억을 언젠가 다시 한번 되살려야 겠습니다
솔머리님도 늘 멋진 나날들의 연속이길 바랍니다.
학교 건물을 덮고 있는
담쟁이 보니 학창시절이 생각나네요..ㅎ
청개비 한판~무지 싱싱해 보입니다.
산호불가사리? 저도 저거 한번 걸어봤는데
풀인줄 알고 만졌는데 움직이길래 진짜 깜짝놀랬습니다.
뽈락씨즌이 왔나 봅니다.ㅎ
수고하셨습니다.^^
66 산적되고싶어 12-12-29 16:43 0  
김해장유아디다스님!
담쟁이넝쿨은 참으로 근사한 식물이지요
어릴적 빨간 양철 지붕 아래 담쟁이넝쿨이 빨간색으로 물든걸 보고 참으로 황홀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도 빨간 담쟁이넝쿨을 보면 그때가 떠올라 살짝 웃어도 본답니다 ㅎㅎㅎ
두미도 인근에 볼락이 피어오르면 후다닥 볼락 낚으러 함 다녀와야겠습니다.
님도 행복한 갈무리 잘 하시기를~
1 흑산도갈매기 12-11-10 06:23 0  
볼락이 씨알이 괜찮아 보입니다 꽃게라면  먹고싶네요 날씨가 많이 추워진거 같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1 산적되고싶어 12-12-29 16:45 0  
흑산도갈매기님!
중학교때인가요 릴을 던졌는데 갈매기 날개가 걸려 잡아본 기억이 납니다 ㅎ
어찌나 손맛이 후리하던지요 ㅎㅎㅎ
그 후로 릴에다 연을 매달아 함 날려 본 기억도 있는데 갈매기 손맛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ㅎㅎㅎ
늘 즐거운 시간들 이어가세요~
1 ANSJOON 12-11-11 12:40 0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
1 산적되고싶어 12-12-29 16:46 0  
ANSJOON님!
반갑습니다.
조행기 이제서야 보고 댓글 답니다 ㅎ
나름 정신없었나 봅니다
아니 게으른 무관심이 앞섯껬지요
늘 행복한 시간들 되시길 바랍니다.
1 진해잡어꾼 12-11-12 11:04 0  
게 라면 끝내주죠  잘보고갑니다 안전낚시 하세요
1 산적되고싶어 12-12-29 16:48 0  
진해잡어꾼님!
대상어 낚시하다가 전 안되면 민장대 꺼내어 잡어 낚시를 곧장 즐기곤 한답니다.
어떤땐 고등어나 전갱이류라도 많이 낚을 땐 오히려 더 풍성한 조과가 되곤하지요~
내년엔 잡어말고 대상어 낚아 올리는 출조길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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