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갱이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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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갱이잡이.

1 오후3시 13 5,721 2012.07.03 13:57
 
7월..뜨거운 계절의 시작입니다.
 
계절이 되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겨울이 끝나고 새봄이 오면..초고추장 맛나게 해서 찍어먹는 도다리 회가 제맛이듯
날씨가 더워지고..햇살이 따가워지는 이때..
지글지글 구워먹었던 전갱이가 생각이 나는 계절이지요.
고소한 냄새가 허기를 자극하는
전갱이는 우리집 식구 모두가 좋아하는 어종입니다.
 
낚시가 하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순전히 전갱이가 먹고 싶어서 전갱이 외줄 선상배를 두자리 예약했습니다.
이제 열살베기 쌍둥이 아덜늠들과 함께 말입니다.
 
아들과의 출조..
 
낚시는 사소한 모든것이 다 즐겁니다.
전날 채비를 챙길때 부터 시작되는 은밀한 기대감을 같이 공유하는것부터 시작을 해서..
낼 있을 전투를 위해 간식거리를 챙기는 일..
채비에 대한 설명이나...
여러사람 같이 낚시할때의 에티켓등을 이야기 할때
아이들은 평소답지 않은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낚시채비야 의당히 내가 해주는 것이지만....
괴기를 뺄때마다  아빠를 부려먹는다던지..
지렁이가 손가락을 문다는둥...
아주 조그만 일로 아빠를 귀찮게 한다면...
우리는 서로가 즐겁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이제는 열살이나 됬으니...
웬만하면 혼자서 해결하는 어엿한 낚시꾼이 되어야 한다는것을 강조했죠.
고개는 연신 끄덕였습니다. 
 
누굴 닮았는지...하여간..대답하는건 천잽니다.
 
이리하여....드디어 우리 삼부자가 오직 하나인 공동의 목표
"괴기를 마이 낚자" 를 위해  새벽길을 헤치고
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배시간에 조금 일러서..
통영 여객선 터미날 근처의 충무김밥집..
서부경남에 있는 낚시꾼이라면 누구라도 거쳐가는 그 집에서..
우리는 노련한 낚시꾼처럼 충무김밥을 먹고...
노련한 낚시꾼 처럼...이를 쑤시며...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괴기가 좀 되야 될낀데...."
 
엔진소리도 경쾌하게..
조그마한 섬들을 뒤로하고 파도를 가르고 배는 앞으로 갑니다.
시원한 바람이 귓전을 때리는...ㅎㅎ
하루 낚시에서...마음이 제일 설레이는 순간이지요.
 
우리는..오른손 주먹을 마주하며 툭치고..
손을 펴서..위로한번...아래로 한번...그리고..
하이파이브를...짝~
사나이들끼리 하는 악수를 합니다.
지금 아주 기분이 좋다는 뜻이죠..
 
바다는 비교적 평온했습니다.
햇살도 없이..조금 흐린...... 낚시하기엔 아주 좋은 날씨였지요.  
아덜내미 두늠에게..외줄대하나씩 주고..
저는 뒷편에서 앉아서  한손에 목장갑을 끼고...수확물을 집어 넣는 분업을 하기로 햇습니다..
낚시를 무조건 해야겠다고 두늠다  버티니 할수 없는 노릇이죠.  

장대도 무겁지만 큰 릴이 끼워져 있어
열살베기에겐 좀 버거워 보입니다만....전혀 내색을 하지 않더군요.
낚시대 뺏길까봐서...짐짓 허세를 부립니다.
"야~ 우리 아들...노련한 낚시꾼 같애..멋진데" ..한마디 해주니 흐뭇해 합니다.

삑~ 하는 선장님의 부저음소리에...
50호 봇돌을 메단 채비는 심연속으로 잠기고...
바닥에 닿은걸 확인하고...네바퀴..
입질이 오면..가볍에 챔질을 하면서..
한바퀴..두바퀴...
고기가 들어오면...줄타기를 기다렸다가 적당한 때에 감아올리는...
외줄은 비교적 단순한 낚시입니다.
 
아침나절...멸치떼가 들어 왔는지....
외줄에 손가락만한 멸치새끼들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잔챙이에다 눈만 붙은 늠이라도..우리 낚시줄을 물고 올라와 주었으니
오래된  손님처럽 반갑습니다.
와...대박이다...만세~~...ㅋㅋ
 
괴기 조금 낚고..
시시때때로 지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우리가 몇마리째 낚고 있는지
아빠하고 낚시한 이래로 오늘 초대박을 쳤다고
엄마는 깜짝놀라실거라고...중간보고를 하질않나
다른 사람 얼메나 낚았는지 궁금해하며...
돌아다니며.. 아저씨는 몇마리 낚았는지 물어보기도 하는둥..
 
옆에서 낚시하는 분 성가시게 하는 일이 있었지만..
다행히 넉넉한 맘으로 배려를 해주신덕에..
우리는 즐거운 낚시를 할수 있었습니다.
 
이번 출조에 전갱이를 쿨러 꽉차게 낚아서
올여름 내도록 전갱이 구이를 먹어야 된다는 일념하에
출조비를 뽑기 위해서...
우리 삼부자는 정말 열나게...쪼았습니다.
 
씨알은 맘에 안들었지만..
연신 물어주니
우리 여기로 낚시오기를 정말 잘했다면서..
계속 주워 담았습니다.
 
출조배까지 타고 와서 씨알이 너무잘다고 짜증이 난 조사님들이
우리를 옆눈으로 쳐다보며 싱긋이 웃어주는거시..
약간 민망한 상황이 있긴 했습니다. ㅎㅎ
 
배에서 선장님이 끊여주는 라면도 먹고..
썰어 내놓은 회도 먹으면서 우리는 즐거운 하루를 보낸거지요.
외줄낚시...사실 흔들리는 배에서 버티는것이 어른도 버거운데
아이들이 끝까지 낚싯대를 놓질 않더군요. 내 기가차서...

철수길에 통영에서 마산까지..
차를 타자마자......타자마자....정확히 한 삼분정도 후
뒷자석에서 완전 곯아 떨어져서 도착할때 까지 숨도 안쉬고 잠을 자길레...
중간에 이자식들이 죽었나 살았나 하고 흔들어 볼 정도 였습니다.
 
 
세월이 을매나 빠른것인지..
학업도 덜마친상태에서 결혼을 해갖고..
덜렁 쌍둥이를 낳아서... 전세집 얻어서...주말부부해가메
느무느무 바빠서..이게 고생이다..뭐다 생각할 겨를조차도 없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만해도 다 키운것 같아..
잘키우던지..못키우던지..
이만큼 컷다는데 대한 안도가 있네요.
 
부모자식간이지만...
의례히 주고받는 일상에서 벗어나서..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를 의지하며 뭔가를 한다는것은 아주 중요한 경험입니다.
아이들에게서나...저에게서나 똑같이 말이죠.
 
세월속에서...
35년의 세월이 흘러..
아이가 마흔다섯먹은 중년의 사내가 되어...
지금의 내 모습을 어떻게 기억해 줄런지..
 
유세차...모년 모월...세월이 흐른 어느날..
이 아비는 아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런게 문득 궁금해 집니다.
 
 
2011. 6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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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바다 낚시 라는 싸이트에서 작년에 제가 작성한 조행기 입니다.
부끄러운 졸문이지만..약간 손질해서 조행기에 보탬니다.
예전에는 부시리 인생님의 조행기를 즐겨 봤습니다.
한번씩 글을 올리셨나 찾아보곤하는데 통 뵈지 않으니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시원한 여름...즐겁고 안전한 낚시를 하시길..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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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댓글
1 자유인을위해 12-07-03 15:07 0  
참 정감어린 조행기네요.몇년전 남해에 아들 데리고 낚시하던 기억이 납니다. 애들 많이 컷겟습니다.
1 오후3시 12-07-04 08:46 0  
추억은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이 커는것은 작년에 사준 여름바지가 탱탱해서 못입을때 놀랩니다. 하지만 아직도 어린애들이라 응석이 많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1 에이스양살 12-07-03 16:04 0  
미소지으며 정독 했습니다...
딸아이와 한번씩 동출하는데....
저도 물어봐야 겠내요...ㅋ
1 오후3시 12-07-04 08:47 0  
딸래미가 있으시군요. 저는 아덜만 있어서..ㅎㅎ
59 폭주기관차 12-07-03 18:25 0  
머랄까?잔잔하고 행복한 마음이
흐뭇해지는 소설을 한편 읽은듯 한
조행기 입니다.

상상해가며 혼자 웃으면서 보았내요.
부럽습니다.^&^
전 딸만 둘이라서...

언젠간 딸래미들이랑 갯바위에서
야영을 한번 하는것이 제 꿈입니다.ㅎ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59 오후3시 12-07-04 08:50 0  
주로 딸가진 분들이 댓글을 다시는군요.
딸래미 둘 데리고 야영까지는 좀...하하하...
댓글 감사합니다.
부시리인생님 낚시 접으시고
등산만 하신다고 이제 조행기
보기가 힘이 들듯 합니다.
지난 조행이지만 쌍둥이 아드님과
멋진 추억을 많드셨네요..
어릴적 더고 아버지 따라서
민물낚시 갔던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멋진 추억 많이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잘 보고 갑니다.^^
66 오후3시 12-07-04 16:35 0  
아디다스님이시군요. 년전에 장유아울렛매장에가서 한번 뵐려고 목을 빼고 찾은적이 있습니다. 인사나 드리고..조행기 잘보고 있다는 말만 전하고 싶었습니다. 님은 모범적인..낚시꾼의 메뉴얼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장유아울렛에 없구요.
장유롯데마트에 있습니다.
혹시나 다음에 지나치시면
커피한잔 오시러 오세요.^^
1 더블테일 12-07-05 08:18 0  
^^ 부시리인생님이 요즘 빠쁘신가 봅니다!  시간나실때 산에 자주가시고 ^^;;
조만간 머찐조행기가 올라 오겠죠...  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1 오후3시 12-07-05 13:15 0  
요즘은 산에 가야...부시리를 만날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아니면..어디 산행하는 싸이트에...멧돼지인생으로 닉 바꾸어 글을 쓰실지도 모를일입니다. ^^;;
테일님..반갑습니다.
1 jufs장유감시 12-07-06 10:53 0  
멋진글이네요.
저도 아들둘인네 함가야지 하면서도 잘 안가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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