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휴일날 승이 아빠와 감성돔 사냥에 나섰습니다.
요즘들어 추봉도권 갯바위 조황이 별로 안좋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갯바위 짠 내음이 그리워서 조과에 연연하지 않고 길을 나서보았습니다.
선장님이 내려준 곳은 추봉도 삼각여 입니다.

동트기 전부터 감성돔을 노려보았으나 소식이 없습니다.
역시 이맘 때 쯤에는 거제대교권으로 고기가 빠져버린다는 것을 귀신같이 아는 사람들이 낚시배 선장님들입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낚시배가 단 한척도 없는 걸 보니 말입니다.ㅠㅠ

도무지 소식이 없어서 급하게 벵에돔 채비로 교채하였습니다.
주위에 벵에가 있다면 새벽녁에는 물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죠.
제로찌에 스텔스 수중찌, 벵에바늘 5호에 1.2호 목줄 채비입니다.

채비교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승이 아빠가 그리 작지 않은 사이즈의 벵에돔 한 마리를 올렸습니다.
와~ 올해 처음보는 벵에돔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입가에 채 삼키지 못한 지렁이가 있습니다.
전날 도다리 낚시 갔다가 쓰고 남은 지렁이를 버리기가 아까워서
볼락이나 잡아볼까하고 가져온 것이 벵에돔 낚시에 적중하였습니다.
감성돔 밑밥에 지렁이를 물고 올라온 벵에돔이랍니다.

역시 벵에돔 낚시는 매력이 있더군요.
기다림의 낚시라기 보다 기술의 낚시에 가깝습니다.
또한 심심하지 않는 낚시의 매력이 끌립니다.

아직 시즌 초반인데도 씨알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씨알의 감성돔이냐, 마릿수의 벵에돔이냐가 문제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겐 단 한 마리도 물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승이 아빠만 손맛보고 .ㅠㅠ..

요즘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요리할 만한 것들을 챙겨와 저녁 만찬을 준비합니다.
매콤한 양념으로 만든 벵에돔 요리입니다.

천일염을 팍팍 뿌린 벵에돔 구이입니다.

그리고 벵에돔을 잡으면 꼭 만들어보고 싶었던 요리인 히비끼(숙회)입니다.

토치를 이용해 센 불로 껍질을 거을러서 약간 오그라들면 얼음물에 담그면 됩니다.

반드시 얼음물에 담군 후에 물기를 닦아내야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벵에돔 요리가 오늘의 우리집 저녁 만찬이 되었습니다.

1년 만에 먹어보는 벵에돔 회라서 그런지 감성돔 회와는 또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많이 즐기지는 않지만 가끔 먹으면 이렇게 맛있는 회를 승이 아빠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회맛은 즐겼지만 손맛은 승이 아빠만 보았죠.
잘 먹었삼.ㅎㅎ

낚시하랴, 횟거리 장만하랴 몸은 힘들지만 함께하는 소주 한 잔으로 그날의 지친 피로를 달랩니다.
낚시 다녀온 날은 또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가고 다음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합니다.
다람쥐 챗바퀴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아 함께 떠나보시죠.

혹, 답글 달지 못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그럼 회원님들 즐거운 낚시, 즐거운 나날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