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째 이런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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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흐미해져 가는 기억의 끝~. 새벽 5시까지 낚시 가게에 오라했던가? 6시까지 오라했던가? 가물거린다. 잠들기 전 미리 “몇시까지 갈까요?” 문자에 답이 없더니 새벽녘에 보니 “6시까지 오세요”라고 답이 왔다.
그런데 잠은 5시까지 가게에 도착하는데 이미 적응이 되었는지 3시20분쯤에 눈이 뜨인다. 아직 1시간쯤 시간이 남았다. 서둘러 같이 가기로 한 일행에게 연락을 하고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안온다.
중학교 2학년 녀석 자는 방문을 열어보니 없다. 헉! 녀석 학원서 시험기간이라 2시까지 살짜기(?) 한다더니~(우리 자랄 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도 친구들과 논다고 정신이 없었는데~ 어머니가 밥 먹으라고 잡으러 와야 겨우 들어갔는데 요즘 아이들은 너무 불쌍하고 삭막한 느낌이 든다). 2시 넘으면 친구들과 와서 같이 잔다며 먹거리며 이것저것 준비해달라고 하더니 우찌된거지?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해보니 녀석 책상위에서 울고 있다. 학원에다 해볼까? 친구녀석들에게 해볼까? 하다가 너무 늦은 시간이라 집 근처 있을만한 곳을 몇 곳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 친구집에서 자나보다 하고 잠시 엎드려 있다가 눈을 떠보니 4시 20분이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아들방에 불이 켜져 있길래 열어 보니 사내 녀석 넷이서 자려고 준비중이랜다. 좀전에 마치고 고기구워 먹고 간식거리 챙겨 먹느라 야단법석을 떨었는데도 아무도 몰랐다니......,
4시 30분쯤 집앞에서 만난 동료(떼고기 나온다고 꼬신 회사 동료, 내가 보는 앞에서 크릴 5마리로 연속 25cm급 감성돔 5마리 낚아 올림, 도저히 믿기지 않는 기록의 보유자)의 짐을 옮겨 실으니 드렁크 가득에 뒷자리가 비좁을 지경이다.
졸린 눈 비벼가며 낚시 이야기로 설레임을 감추다 보니 어느듯 가게 앞이다. 이미 가게엔 2사람이 있었고 조금후 선장 형이 나오고 가게는 어느때처럼 부산하게 돌아간다.
형수는 자칭 우연낚시(주)의 필드스텝 장가 가는데 간다며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난 뭐 시켜 줄낀데?” 하니 잠시 머뭇거리는데 아무런 대답이 없어 “홍보부장 시켜달라” 했더니 씨익 웃고 만다.
뚝딱뚝딱 형수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듯 근사한 아침을 만들어 내고 잠시후 국물을 내어 오는데 헉! 장어탕이다. 형이 낚은 것을 믹서기도 고장나 손수 장만해서 만들었다는데......, 남자넷은 바로 국물에 밥을 만다. 난 숟가락만 몇 숟갈 뜨는 시늉만 했다. 장어탕을 거의 안먹기 때문에~(장어탕, 추어탕, 메기탕등 미끄러운 음식은 싫어라 한다. 근데 멍멍탕은 미끄러운게 아닌데 왜 싫을까?). 맨밥에 내가 좋아라 하는 게장에 푸성귀며 숙주나물(이건 나물중 제일 좋아라 함. 보드라워서 그런걸까? 내가 좋아라 하는 녹두여서 그런걸까?) 그러고 보니 식성도 제법 까탈스럽다. 장어탕을 안 먹는 나를 보더니 “형이 먹어도 쓸데(?)가 없어서 그러제?” 한다. ㅎㅎㅎ 그건 국가기밀이거든요~

우연표 아침 밥상입니다.
다 좋았는데 장어탕이 ㅎㅎㅎ
식사가 거의 끝났을 쯤 형 친구분인 진수라는 사람이 들어와 형수는 얼릉 장어탕 한그릇을 내 오고~ “정성들여 끓인 장어국 안먹는 사람 밥도 안줄끼다” 헉! 나를 보며 하는 소리다. 이미 밥도 다 먹고 그래도 잘 사라고 밥그릇 가득 찬물도 한그릇 마셨는데 우짜란 말이고~ 울며 겨자 먹기로 우거적우거적 장어탕을 먹기 시작했다. 반쯤 먹으며 형수 눈치를 보자 “억지로는 먹지 말아요” 하면서도 약간은 만족해하는 눈치다. ㅎㅎㅎ 앞으로 계속 아침을 얻어 먹을 수 있을것 같다......,
밑밥을 준비하고 짐을 옮기느라 바빠질쯤 형수가 커피 한잔씩을 하라며 건넨다. 속으로 “이번에 물좀 작게 부어주지~” 하는데 어라 자판기 커피다. 고장난 자판기가 수리된 것이다 ㅎㅎㅎ 조행기란에 댓글단 “차용환님! 물 많이 넣어 달라는 주문은 안해도 되겠습니다 ㅎㅎㅎ”
꼬랑내 나는 낚시점 차로 들판을 질러가는데 벼들이 황금빛 물결로 이쁘게 분장을 하는 느낌이다. 2분쯤 달려 선착장에 도착을 하니 늘 잔잔하던 칠천도 앞바다가 심술에 절어 파도가 일렁이고 바람이 장난 아니다. 선장 형은 차에 우두커니 앉아서 한참을 밖을 내다 보더니 “바람 때문에 *뗐다~ 이 바람에 오데가서 낚시 한단 말이고~” 한다. 순간 움칠~ 그래도 우쩌랴 우린 용감한 다섯명의 바다 사나이 아닌가 말이다. 짐을 옮겨 실고 포부도 당당하게 출발이다.

늘 아침은 희망으로 가득차지요
펄떡이는 감생이를 가을날 무우 뽑듯이 뽑아 올릴듯한 우연낚시배입니다.
이때 승용차 하나가 미끄러지듯 오더니 잡어가 장난 아닐거라며 민물 새우랑 백크릴을 추가로 가져온다.(나중에 알고 보니 박인준이라는 사람으로 형과는 형 동생 하는 사이로 벌써 10여년이나 알고 지냈단다. 인낚에 대명이 빼도랑치라고 하였던가?. 형수가 결혼식에 갔다 오는동안 가계 보러 왔단다. 참 고마운 사람들과 인연도 끈끈한거 같다) 이걸 본 형이 또 한마디 한다. “움디~ 장사 말아 먹을끼가 무슨 새우를 이리 많이 보내노~”한다. 내가 “형 걱정마! 민물새우 다 쓸게 그놈으로 감성돔들 다 잡아삐께~” ㅎㅎㅎ 근데 새우는 대 여섯 마리도 못 썼다.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하여 어탐기를 보며 이리저리 위치를 수정해서 밑밥을 가득 뿌려 막대찌 다섯 개가 동시에 파도를 가를 때 두근거림이란......., 그런데 살짝 살짝 잠기는 찌에 올라 오는건 전부 아가야 전갱이다. 헐!

신중에 신중을 기해 낚시 자리를 탐색중인 선장입니다.
요 몇일 허리가 아프고 몸살끼가 있다더니 그래서 였을까요? ㅎㅎㅎ
완전히 빵! 선장입니다.
형은 “감생이가 나올꺼다”라며 미끼를 민물새우로 교체를 하고 나 역시 전갱이를 피해 민물새우로 교체해 보지만 이젠 전갱이도 입질도 않은다. 크릴을 쓰는 다른 사람들은 전갱이라도 간간히 올라오고~

보기엔 밋밋해 보여도 파도와 바람이 장난 아니였네요
앞에 보이는 조사님이 같이 간 동료로 크릴 다섯 마리에 감성돔 다섯 마리를 낚아 올리는 괴물이지요
1시간쯤 지나도 입질이 없자 형이 “보따리 싸라~” 한다. 서둘러 시동이 걸리고 묶어둔 줄을 풀고 다시금 다른 양식장 주변을 돌며 어탐을 하다가 어렵사리 정박을 하였는데 바람이 장난 아니다. 그런데 입질 한번 받질 못했다. 전부~
다시금 옮긴 자리. 이번엔 낚시배도 3척이나 있다. “여기서 안 낚이면 집에 안갈끼다”라는 형의 포부와는 달리 역시나~ ㅎㅎㅎ 2시간이 넘도록 입질 한번 없다. 형 친구는 민장대로 꽁치나 낚아 물회나 해먹자며 꽁치 낚시로 바꾸고 나 역시 하도 무료해서 두어 마리 낚고 나니 재미가 없다.
내가 “칠천도 앞바다 감시는 형이 다 잡아 먹었나? 일요일이라 이놈들이 단체로 야유회를 갔나? 왜 내가 올때마다 고기는 안 낚이노? 궁시렁궁시렁” 형도 살짜기 귀가 따가운지 어딘가 전화를 하더니 거기도 “깻잎 밖에 안낚인다” 한다. 순간 “깻잎 이라도 감시 구경함 하자” 하니까 “깻잎 보다 훨씬 작다” 한다. 30분쯤 더 흘렀을까? 여전히 바늘 끝에 달린 크릴은 싱싱한 모습 그대로 딸려 오고......., 형이 “진짜 마지막이다 가자!” 한다.
이번에 옮긴 자리도 배는 세척이나 보인다. 뭔가 조짐이~, 그런데 저번에 두 번이나 왔었는데 꽝! 친 자린데~ 우씨! 수심을 맞추고 밑밥을 뿌리자 양식장 안쪽으로 흘러간다. 바깥으로 흘러야 입질이 있는데~(형 한테 주워 들은 이야기) 찌는 어린 아기 엉금엉금 기어가듯 양식장 안쪽으로 잘 흘러간다. 순간 스물스물 찌가 잠긴다. 떨리는 마음으로 챔질후 릴링~ 뭔가 허전하다. 딸려 나온놈은 보리멸. 여기 저기서도 보리멸이 딸려 나온다. 지랄~

너무 잔잔한 바다죠
아침엔 미쳐서 길길이 날뛰더니 거참 희한하지요
크릴 5개, 보리 2, 파우더 2개로 만들어진 여유분 밑밥은 아직 그대로고 가지고 온 밑밥도 절반 이상이 남아서 쏟아 붓듯이 하여도 입질 없기는 매한가지. 그렇게 투덜거리며 부산을 뜨는데도 부산에서 오셨다는 감시맨님은 낚시에만 열중해있고 불만 한마디 없다 ㅎㅎㅎ 대단한 고수의 반열에 들어선 모습이다.
고기는 안 낚여도 어김없이 정확한 뱃시계는 요동을 쳐서 라면을 끓여서 먹는데 적당히 익은 김치가 너무 맛나다. 자랑스럽게도 마지막 국물까지 말끔히 먹은 나~(이거라도 먹고 본전 뽑아야지 심뽀~)를 형이 잠시 뒤에 갔다 오더니 역시나 말끔해진 김치통을 보더니 “김치 다 버렸나?” 하길래 “아니 너무 맛있어서 다 먹었지요” 했더니 “짜지 않더나” 하면서 놀랜다. “내가 바닷가에 살아서 그런지 내 입맛에 딱 맛더라”로 응수~

배에서 먹는 라면은 기가 막히지요
선장이 씻지도 않는 손으로 라면을 끓여서 그런지 간도 딱 맞고 ㅎㅎㅎ
암튼 이렇게 맛난 라면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겁니다.
슬금슬금 낚시대를 걷어 넣는다. 어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ㅎㅎㅎ. 하긴 라면을 먹었으니 철수를 해야 잖는가 ㅋㅋㅋ 그때가 1시 30분쯤.꼭 철수할때쯤 되면 바람도 자고 파도도 없고 더군다나 햇살까지 방긋 웃는걸까?가게에 도착을 해서 형의 회칼이 신들린듯 꽁치회를 반쯤 장만할때쯤 형수가 이쁘게 한복으로 치장을 하고 들어온다. 순간 가계가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이다. “역시나 옷이 날개라더니......,” 형수가 같이 온 분에게 인사를 하라고 한다. “개구장이오빠”란다. 인낚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던지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양복이 좀 어색한 전형적인 꾼 모습 같다(초면에 실례가 아닌지~) 
옷이 날개일까요?
옷걸이가 좋아서 일까요?
암튼 천사가 잘못 길을 잃어 찾아들어온 느낌(?) 이었습니다 ㅎㅎㅎㅎㅎ(이건 아부의 극치 같어~)
꽁치회에 묵은 김치에, 소주에는 복분자 액기스를 타서 마시니 저절로 복분자주가 되었고, 난 언제나 그랬듯이 막걸리에 사이다 반쯤타서 한잔 마셨다. 물론 형수도 거들었고 ㅎㅎㅎ

즐겁고 맛난 시간이었습니다.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고 거기다가 입까지 즐거운 호사를 누렸습니다
이런저런 웃음꽃을 피우다 잠시후 집에 간다며 계산을 하자 "처음 오신분께 미안하다며 30,000원을 주면서 같이 저녁 사먹으세요"한다. 앗싸!
차를 타고 오면서 “괜히 나 꼬임에 따라와서 미안하다”라고 하자 “다음에 꼭 다시 온단다. 동료는 꽝 치는건 반드시 복수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자긴 두 번째 가면 절대로 꽝은 없다며”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는데 얼마나 졸립던지. 중간에 쉬면서 겨우겨우 도착을 했다. 아참 30,000원은 동료 20,000원, 난 소개비로 10,000원 먹었슴다 ㅎㅎㅎ
집에 도착을 하자 와이프 왈 “많이 낚았나요?” 하길래 응겁결에 “응” 해 놓고 한번도 꺼내 보지 않은 아이스박스를 꺼내니 와이프 냉큼 와서 뚜껑을 열어 보더니 “한마리도 없네 우찌 된거고?” 한다. “오늘도 감성돔 몇 마리 잡았는데 손님들이 하도 많이 와서 썰어 먹고 왔다”. “수상한데 낚시 안갔다 온거 아니가?” 한다. 밑밥통도 사용을 안했으니 깨끗하지 거기다가 텅텅텅텅텅~ 빈 아이스박스까지......, 사실 고기 못 낚으면 잡어라도 낚아 오는데 오늘은 잡어도 한 마리 없제. 그것도 안되면 고동이나 홍합이라도 따 왔었는데 그것도 없제. 어떤땐 어시장에서 고기라도 사서 갔는데 그것 역시나 없제~ ㅎㅎㅎ
“인자 낚시좀 줄여요” 아내의 외마디 비명 같은 소리에 “ 내 피곤하다 씻고 잘끼다. 밤근무 들어가야 한다”로 응수를 하며 처량한 빵 조사의 하루를 접고 말았다.
“감생이 니 거기 있어라 꼭 잡으러 갈끼다” 글고 “형아야 내 안가는 날 감생이 낚으면 반칙인거 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