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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낚시 이야기

1 하얀신 11 4,831 2011.05.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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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되면 제주에는 온갖 돔들이 우리를 불렀다.
 
 확장되는 쿠로시오난류를 타고 참돔과 돌돔,그리고 벤자리,부시리가 반도의 남쪽 끝바리를 향하여
갈까 말까를 고뇌하며 모여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30대의 끝자락에서 낚시나 실컷 하려고 걷어친 사업은 그렇다 치고, 버려 둔 처자식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호에서 두어시간을 바쁘게 달리면 안개속에 불쑥 나타나는 가파른 삼각형, 시커먼 소관탈의 매력은
너무나 강했다.
 
 지금의 해외 원정 골퍼들처럼 폼 잡으며 낚시장비를 밀차에 실고 김포공항의 라운지를 뻐기며 걸었었다.
"니들이 원정 갯바위낚시를 알아?"
 
 제주공항에는 작은 털보의 봉고차가 대기하고 있다가 후덥지근한 공기를 뚫고 야자수가 무성한 도로를
달려 낚시점으로 향한다.
 
 현지 낚시인 몇몇과 횟집이나 소고기구이 전문점에서 소줏잔을 기울이며 출항의 설레임을 가라앉힌다.
해질녘의 서늘한 공기를 뚫고 도착한 소관탈은 인적이 전혀 없이 텅비어 있었다.
 
 똥여에 현지 낚시인의 안내를 받으며 내려 받침대를 박은 후 혼무시를 끼운 채비를 내리니 "우-우아-악"
다이와 돌돔 전용대가 허리까지 빨려든다.
 
 10여수를 정신없이 뽑아 올리니 붉디 붉은 석양이 주위를 물들인다.
소스를 듬뿍 친 스테이크를 크게 한입 베어 물고 씹으며 찬 시바스를 들이키니 온몸에 기운이 넘친다.
 
 다이와 VIP 이소 2호대에 전지찌를 달고 크릴을 댓마리 꿰어 빠르게 흐르는 조류에 태워 보낸다.
30여미터쯤 흐르다 순식간에 물속으로 사라지며 대가 바톤까지 휘어든다.
"찌이이익"
꽉 조인 드랙이 비명을 토해내며 줄을 풀어 댄다.
 
 후레쉬 불빛에 핑크빛을 뿜어내며 떠오른 8짜 참돔이 뜰채에 담긴다.
한번,두번,세번,.......................열일곱번............
 
 푸르른 반달의 달빛이 바다를 보석처럼 빛나게 할 때쯤 대를 놓고
싱싱한 돌돔회와 한라산 쐬주로 극한의 파이팅으로 뜨거워진 몸을 식힌다.
 
 희뿌였게 밝아오는 바다에 줄을 내리니 "왜애액"
검은 줄이 사라져 회색으로 변한 돌돔 노성어가 까만 주둥이에 줄을 달고 올라 와
"우두득' 이를 갈아댄다.
 
 용신호가 새벽을 헤치고 다가 와 갯바위를 힘차게 밀어댄다.
밤새 선상 찌낚시를 했던 일행들은 배 바닥에 길게 널부러져 죽은 듯 퍼져 있다.
 
 사나이가 갯바위지 계집처럼 선상이나 하다니..........ㅎㅎ(그 때는 그랬다.)
물칸을 열어보니 100여수의 빠알간 참돔이 가득하다.
 
 웅장한 한라산을 향해 두어시간을 달려 낚시점에서 싱싱한 회와 쐬주로 배를 채우고 호텔로 향한다.
오늘 밤의 파이팅을 위하여 푹신한 침대가 필요하다.
 
 금방 떠 낸 생선회처럼 탱글하고 찐빵과 같이 따끈하고 포근한 나신의 ...........
온몸을 길게 떨고 죽음처럼 깊은 잠에 빠져 든다.
 
 그 때는 그랬었다.
나의 축복 받은 청춘은.....................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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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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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댓글
1 암초지대 11-05-09 18:44 0  
사진은 없지만 머릿속에 또렷히 그려지네요~^^; 항상 잘보고있습니다.앞으로도 더좋은글 부탁드려요~!!
1 하얀신 11-05-10 07:15 0  
사진 찍을 시간도 아까웠던 시절이었습니다.
"쭈-욱" 미래도 같을 줄 알았습니다.
그 때는 인낚에 글 올리게 될 줄 몰랐어요. 허허
1 참볼락 11-05-10 07:31 0  
한마디로 낚시로 호위호식 했었군.낚시는 자연과 벗하고,가난과 친화하는 사이인데,아예 무시하고 한마디로 쪈하고 놀아 났다는 말이지,시바스리갈 별로 비싸지도 않지만,그런부류는 씨바스리갈을 찾지 그리고 심심하면 관탈을 들먹이지 관탈은 귀양길에 오른 관리들이 관을 벗긴다는 말인데,아무튼 낚시를 편하하고 무식하게 놀아, 남는게 뭔지 독자의 입장에서 알고 싶군.돌돔,참돔이 죽어 나자빠지니 세상 다 얻었던 것 갔던가 아무튼 지난일 좋은글 부탁하네
1 목포하이 11-05-11 17:13 0  
저도 40을 넘기기 전에 한번 멋지게 한번 가보고 싶은데, 세상이 그리두지 않네요
섬에서 군대 가기전에 한달 반 정도 혼자 배 몰고 낚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1 진해헌터호 11-05-11 21:34 0  
임사장 진해꾼 해금강이요 기억나시오 상대마도 민숙집맥주삐침사건 ㅎ ㅎ
나는 이제 낚시배선장이 되었오 언제한번 진해오면 한잔합시다  갑장백
1 하얀신 11-05-12 09:28 0  
아하! 잘 지내시네요.
선장이라 낚수는 다 하셨네!
그랍시다. 조심하소.
1 하얀신 11-05-14 18:17 0  
아아! 옥상데스까.
잘 생긴 얼굴 타지 않게 썬크림 듬뿍 바르이소.
56 찌매듭 11-05-20 14:40 0  
90년대 초만해도 탐라인들의 1대1 안내로 똥여에 오를 수가 있었을때였죠...
철팔이나 씬씬팀보다 선배였던 쌍용낚시점주가 안내를 하면
똥여는 항상 차지할 수도 있었구요.....

이제는 소관탈도 하선이 금지가 되었으니 계단이 녹슬게 되었습니다.
선상은 가능하겠지만, 갯바위낚시만큼 재미는 없을겝니다.
또 배멀미를 툭하면 해대는지라 똥여와 계단자리가 매번 돌아왔었는데....

절명도 추억속에 묻혀버렸네요....

그때만 해도 고기가 많았던건지, 사람이 없었던건지.....
56 하얀신 11-05-21 10:41 0  
초여름이면 계단자리에서 쏟아지는 부시리에 팔이 아프고
어두워지면 돗벤자리의 내습으로 넣을 곳이 없어 낚시대를 접던 시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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