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꿈처럼 사라져간 ......탄항도의
흐린 날
탄항도에서
내가 놓처버린
큰 고기는
젊었던 날
내게서 멀어져 간
한바탕 꿈과 같은 것.
푸른 살속깊이 박힌
은빛 바늘 하나
매서운 꿈의 칼날로
어둔 물바닥을 떠돌다
비오는 날이면
낯선 품을 배회하던
회한의 물고기되어
어김없이 부서질
포말의 꿈을 잉태하리.
* 이박삼일의 섬 여행.
탄항도 동쪽 금낙골끝너매 곳부리 .
물방울이 탄산수 거품처럼 피어오르는 바닷속으로 아득히 찌가 사라집니다.
끝내 볼 수 없었던 물속 그와의 겨룸은 꽤나 오랜 시간이었습니다.
허공을 향해 일어선 초리가 가리키는 하늘에 바람에 쫓기는 구름의 색이 어둡습니다.
바늘을 다시 묶어 계속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천천히 낚시대를 접고 돌아섭니다.
젊었던 날 가지 못한 길에 늘 고통스러워했던 기억이 떠올라 지긋이 입술을 깨물었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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