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지난 주 일요일 연도(소리도)로 감성돔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통영에서 지내는 아내가 주말마다 김포로 올라왔지만 이번에는 창원 집 계약도 있고 해서 아이들과 제가 내려왔습니다.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비행기를 타는 게 훨씬 더 저렴했네요 ㅠㅜ 여수 공항으로 내려와서 아이스 스케이트를 탄 다음에 신기항에서 멀지 않은 숙소에서 하루 묵었습니다.

전라도 음식이 확실히 맛이 좋고, 반찬도 다양합니다.
국, 나물의 간이 세지 않아 제 입맛에 맞았고, 걱정했던 간장게장도 비리지 않았네요. 바삭하게 구워낸 생선구이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습니다 ^^"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야경을 안주 삼아 맥주 한 잔을 마셨습니다. 크고 작은 섬들과 불빛들이 예쁘게 어우러진 풍경은 역시 "여수 밤바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네요 ^^

다음 날 일찍 신기항에 위치한 "글로리 피싱"에 도착했습니다.
연도를 가려고 할 때는 이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돌산까지 운전해서 내려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배타는 시간이 짧다는 것은 멀미가 심한 제게는 큰 장점입니다. 게다가 선장님도 친절하시고, 반려견 "제니"와 노는 것도 즐겁습니다.


아내가 출항지인 "신기 선착장"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이른 새벽 시간 잠에서 깨어 왕복 한 시간의 거리를 함께해 준 것에 정말 고마워하면서 배에 올랐습니다.

신기항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쯤 뒤인, 5시 30분에 낚시 자리에 하선해 보니 제 주변으로 많은 낚시인들이 부지런히 전자찌를 던져 넣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날씨가 좋은 휴일이고, 얼마 남지 않은 감성돔 낚시임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약한 계절풍과 낮은 너울, 따뜻해진 기온까지...낚시하기에는 정말 좋은 기상이었습니다. 낚시를 시작하는 일출 시간부터 들물이 진행된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조류가 센 10물이라서 내심 홈통 근처에 하선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내리고 보니 튀어나온 곶부리 지형이었습니다. 하선할 때 선장님께서 알려준 수심 또한 12~14m로 깊은 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감성돔 낚시에서는 7~8m의 깊지 않은 수심에 홈통을 끼고 있는 지형을 선호하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선장님이 배를 대는 곳에 내리는 편입니다. 하선하면서 낚시자리 이름을 물어보았을 때 "무명자리"라고 간단히 대답을 해주셨네요 ^^;;


기존의 밑밥에 섞으려던 원래의 계획을 수정하고, 깊은 수심과 조류를 감안하여 비중이 높은 "홍합폭탄밑밥"만을 사용하여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홍합폭탄밑밥"은 인낚 제품 평가단에 선정되어 지급받은 것을 김포에서 가지고 내려왔습니다. 개봉 직후에는 물기가 적기 때문에 해수를 첨가해 주었습니다.

밑밥과 채비를 준비하고 나니 딱 맞춰 주변이 밝아 왔습니다. 동해권을 제외하고, 감성돔을 대상어로 할 때는 밤낚시를 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날은 혼자 하선하였고, 자리 주변으로 파래/김이 껴 있었기 때문에 야간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채비는 영상 칼리번 1.2호대, 강우피싱 SPECIAL FLOAT 플로팅 원줄 1.7호, 나만의 수제찌 달인 3B, 스텔스, 도래, 강우피싱 경기스페셜 목줄 1.2호, 감성돔 3/4호 바늘, 2B 봉돌로 준비하여 포말이 일어나는 가까운 곳부터 공략했습니다.


12m 수심에서 시원한 입질이 전해지길래 조금 기대를 했는데, 전갱이와 고등어가 올라왔습니다. 수온이 10℃ 전후인 영등철도 이 녀석들과는 상관이 없나 봅니다 ㅠㅜ

어느 정도 집어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계속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8시쯤 발앞에 머물고 있던 찌가 깜빡깜빡하다가 시원하게 사라졌습니다. 전갱이, 고등어 등쌀에 미끼를 옥수수로 바꾸었기 때문에 조금 천천히 챔질을 했더니 금세 꾹꾹거리는 움직임이 전달되었습니다.
올라온 녀석은 등지느러미를 빳빳이 세운 잘 생긴 감성돔이었습니다. 지느러미 가까운 쪽에 살짝 보랏빛이 도는 체색도 너무 멋있었네요 ^^"
※ 승선 명부를 작성하는 곳 옆에 옥수수 미끼가 비치되어 있으니 글로리피싱을 방문하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크릴 미끼도 편차가 있으니 되도록이면 잘 녹은 미끼를 고르시기 바랍니다.

이날 오전에 사용했던 밑밥과 미끼입니다.
"홍합폭탄밑밥"을 거의 다 써가는데도 감성돔의 입질이 닿지 않아서 사실 의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자주 쓰지 않던 옥수수 미끼도 마찬가지였고요. 결국 이 밑밥, 미끼들이 고기 얼굴 보기 힘든 영등철에 감성돔을 만날 수 있게 해줬네요. 이래서 많은 낚시인들이 "믿음"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저 정도 씨알이면 한, 두마리 더 들어왔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같은 방법으로 낚시를 이어갔지만, 노래미의 입질만 들어왔네요. 아마 낚시 자리 주변에는 붉은 해초가 많이 자라는 것 같았습니다. 노래미의 보호색이 붉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이 노래미를 끝으로 낚시를 하던 자리는 올라오는 들물에게 내줘야 했습니다.


짐을 높은 곳으로 모두 올리고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왼쪽에는 곶부리가, 오른쪽에는 제법 큰 홈통이 있었습니다.
홈통을 끼고 있는 오른쪽 자리가 좋아 보이던데, "그랜드 맥스"라는 배를 타고 온 낚시인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2시경 같은 배로 철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곳 "무명자리"는 아주 넓은데 경사가 있어서 설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없었습니다. 드러난 갯바위와 유사하게 바닷속 지형도 멀어질수록 비교적 일정하게 수심이 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먼 곳은 잘 모르겠지만, 가까운 곳은 들/날물 상관없이 조금씩 우측으로 조류가 흘렀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밑밥을 새로 정돈했습니다. 덜 녹은 크릴도 부숴주고, 좋아하는 황금비율 부재료 "금설"도 한 봉 섞어줬습니다. 감성천하 같은 습식 집어제의 찰진 밑밥을 단단하게 잡아줘서 원투성과 비중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감아본 강우피싱의 SPECIAL FLOAT 플로팅 원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플로팅 성능뿐만 아니라 시인성도 좋고, 가지고 있는 릴의 은색/붉은색과 잘 어울렸습니다. 얼마 전 구입한 영상 산업의 칼리번 낚싯대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오후에는 조류가 대부분 발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낚시 자리 주변으로 함께 밀려든 부유물을 피해 채비를 던져보지만 전갱이, 고등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씨알이 더 커졌네요 ㅠㅜ

3시 30분 철수를 한 시간 정도 남기고 뒷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낚시를 마치고 오른쪽을 쳐다보니 김, 파래 등의 해조류가 가득 껴 있었습니다. 출조 하루가 지난 오늘도 종아리와 허벅지가 뻐근합니다. 낚시를 했던 자리는 평평했지만,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계속 힘을 주다 보니 근육이 뭉친 것 같습니다.

간단히 짐 정리를 한 다음 감성돔의 모습을 제대로 남겨보았습니다. 금방 뭍으로 올라왔을 때 보였던 보랏빛은 없어졌지만, 곧게 솟은 지느러미와 은빛 체색은 언제 봐도 최고였습니다 ^^"

이날 사용했던 목줄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겨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감성돔 낚시에서는 1.2호 목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떨어진 쓰레기를 다 줍고 물청소를 마친 뒤 철수배를 기다리고 있으니 오른쪽으로 조류가 멋지게 갔네요. 고부력 반유동 채비로 한 번 태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3시 30분이 넘은 시각, 저 멀리 "글로리 호"가 들어옵니다. 갯바위가 미끄러워서 짐을 하나씩 옮기며 조심히 배에 올랐습니다.

갯바위에서 배가 조금 떨어지자 선장님께서 직접 선수 갑판으로 나오셔서 낚시 자리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하선할 때 자리 이름을 물어봤던 걸 기억하고 계셨나 봅니다. 사진상 오른쪽에 "사각굴" 자리가 있고, 왼쪽에 "쓰레기장"이라는 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섰던 자리는 그 두 자리의 사이 정도로 불린다고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찾은 휴일이고,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부분인데 선장님께서 잊지 않고 설명을 해주시니 정말 고마웠습니다. 미끄러운 갯바위 때문에 일부러 하선하지는 않겠지만, 오며 가며 마주치게 되면 한 번 씩 이날을 떠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잡았던 감성돔은 조황 사진만 남기고 방생하려다가 철수할 때 짐을 받아준 젊은 낚시인에게 전달했습니다. 낚시를 마치고 난 피곤한 상태에서 다른 낚시인의 짐을 받아준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안전하게 배에 오를 수 있었고요. 감성돔에게는 미안했지만, 감사하다고 웃으며 받아 가는 그 낚시인의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데리러 온 가족들과 글로리 피싱 옆 식당에서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몸을 녹이고, 배를 채웠습니다. 오랜만에 "여수 케이블카"를 타고 온 아이들이 신났네요 ^^
오랫동안 신경 쓴 창원 집 계약도 마무리되었고, 큰 기대 없이 나섰던 출조에서도 운 좋게 대상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이사 준비만 잘 하면 올 초 바쁜 일은 다 지나갈 것 같습니다.
어제 제주도 형제섬 넙데기로 벵에돔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좋은 분들과 아름다운 곳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다음에는 그 조행기를 남겨보겠습니다.
다가오는 주말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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