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cm 그 깨어지지 않는 개인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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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cm 그 깨어지지 않는 개인기록

1 해나 40 7,151 2018.04.0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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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후 2월과 3월 영등철에는 추위에 떨며 한두수와의 싸움이 싫고 
노력과 결과에 대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내내 볼락만 쫓아 다니다가
이 감성돔이란 녀석들이 곧 산란을 위한 이동이 시작 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떠랴'싶은
아전인수격의 자위를 하며 이시즌 마지막이란 맘으로 감성돔 출조를 계획해 본다.


하루가 다르게 산과 들에는 봄꽃들이 앞다퉈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4월 1일.
모처럼 당일낚시로 두미도를 찾았는데 내린 자리는 서쪽 끝바리도 아니고 조금아래 염소자리인듯도 싶은
돌무너진 곳도 아닌  한번도 내려 보지않은 그저그런 조그만 홈통자리 였는데 아마도
늙은이 생각하는 선장의 배려심 이였던 것으로 이해를 하며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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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아올 무렵 왼쪽을 보니,
좁게 찢어진 갯바위 사이로 제법 사납게 파도가 밀고 올라 오는
아침날씨가 그렇게 조용 하지는 않은 날씨다. 


성수기 같았으면 자정무렵 갯바위 진입을 했겠지만, 지금은 휴일임에도
아직 새벽 네시가 넘은 시각에 내렸음에도, 참돔도 조금 이른데다가
벵에돔은 더욱 시즌이 멀다보니 구석구석 명당들이 텅텅 비어있어서
마음대로 내리고싶은 자리에 골라 내릴수 있는 장점도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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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돔 그거
기필코 잡아야 하는 이유도 없는 낚시
잡히면 더욱 좋고 그렇지 못해도 배에서 내려 두어시간여 민장대로 더듬어
스무나믄마리 잡아 논 내가 좋아하는 볼락이 있으니 여유가 만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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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는
조금 무겁긴 해도 혹시 모를 대물에 대비하여 유양 감성기 1호대에
3000번 릴에 2호 플로팅 원줄,
목줄1.75호 3m에 감성돔바늘 3호.
찌는 내가 전천후로 사용하는 칸 속공플러스 B찌에 목줄중간 G1 코팅 좁쌀봉 1개.
수심은 몇군데 찍어 본 결과 현재 공략 평균수심 9m.

처음 시작은 반유동으로 탐색을 겸한 낚시를 했지만 소득은
건너편 직벽 3m쯤 앞에 꽤 큰 높이 1m가 넘는 수중여가 하나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난바다 쪽으로 4~5m밖에 또 하나의 작은 수중여를 발견 했다는 정도.

보름사리 치고는 조류의 흐름이 약한데다가 중들물을 넘어
만조 시간을 겨우 두어시간 남겨둔 상황이라 그런지
어쩌다가 입질반응이 오는건 그만 그만한 크기의 볼락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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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즈음엔 밑걸림도 서너번 생겼었지만 물이 들수록 밑걸림은 없고

오히려 볼락들 입질은 조금더 잦은 편이다.

해서 목줄에다가 G3 좁쌀봉을 하나 더 물려서 일명 브레이크 잠길찌 조법으로

바꿔서 채비운용을 시작 했다.


여기서 필자가 명명한 이 '브레이크 잠길찌 조법'이란

기존 반유동 채비에 목줄 중간에 좁쌀봉의 가감으로 1차적으로 수중찌가 정열되어

어신찌가 찌매듭에 닿은 뒤 가산시킨 좁쌀봉의 무게만큼 어신찌가

서서히 잠기도록 속도를 조정하며 채비를 운용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서

찌매듭에 어신찌가 도달한 이후 부터는 전층조법으로 바뀌는 걸

필자는 '브레이크 잠길찌 조법'이라 부른다.


이 조법의 특징중 빼 놓을수없는 장점은, 조류가 약할때는 어신찌가 물밑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조류를 타고 움직여 준다는 점이다.


이때 시각이 만조에서 초날물로 돌아서는 9시20분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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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창 안쪽에서 난바다 쪽으로 빨려 나가는 조류에 건너편 직벽아래 높은 수중여 앞에다가 캐스팅하여

캐스팅 한 지점에다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밑품질을 하며 '지금 이 타이밍이 승부처'라는 생각으로

찌가 물밑으로 가라앉아 보이지 않으면 한번씩 뒷줄견제 하듯 초릿대 끝을 약간 들어 주고를 반복 할때

분명히 나는 뒷줄의 변화를 보지 못했는데 찰라의 순간


원줄이 좌라락~

꼭 본류대 참돔낚시 時 참돔입질을 받았을때 처럼 스풀에서 원줄이 풀려 나가는걸 보고

본능적으로 대를 세운뒤 베일을 닫고 힘껏 두차례에 걸쳐 후킹을 시킨뒤 대를 더 뒤로 제끼면서

버티기로 들어 가려는데 어라 바닥에 박아 버렸나? 싶게 꿈쩍을 않는다.


만약을 대비해 일단 드랙을 재확인 해두고 대를 눕혔다가 다시 세우는데 찌익~찍.

꽤많은 수의 5짜 감성돔을 낚아 내기도 했지만 다른때 오짜들 보다는 분명 예사롭지 않게

다른 느낌이 온다.


대의 강도에 비해서 2호원줄도 불안 하고 1.75호 목줄도 불안 하지만

그래도 믿는건 적당히 설정한 드랙의 필요시 작동되는 역회전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하나 안심이 되는건 봄철에 애를 먹이는 수중몰이 난바다 쪽으로는 없다는 것.

대상어를 걸고 겨루기를 할때 장애물의 유무는

랜딩의 성공율에서 절반의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갯바위를 오래 올라 보신 님들은 충분히 공감 하시리라.


갯바위 50년 넘도록 타 오면서 아직 감성돔 개인기록 57cm를 께지 못하고 있지만

그걸 깨고싶은 욕망은 아직도 왕성히 살아 있으니.... 참 언제 철이 들랑가.


어쨋던, 몇번을 앉았다가 서기를 반복 했는지 기억도 못하는데

찌가 수면에 올라 오고 뒤이어 물위에 허옇게 드러눕는 녀석을 보고서야

'넘었을까'

기록에 대한 궁금증이 활화산 처럼 뭉실거린다.


여기서 또 별로 보기좋은 포즈가 아닌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릴링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 하지만

대물을 걸어 릴링을 할때에 릴을 감기위해 대를 눕히는 건

대상어에게 "어서 끊고 도망 가세요" 하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는 것.

대는 최대한 120도에 가깝도록 세우고 그 자세를 고기가 뜰채에 담길때 까지 유지 해야 한다는

이 진리를 누구라도 잊어서는 않되기에 객잖은 뻔한 썰을 풀어 놓게 되었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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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여곡절을 딛고 갯바위에 드러 누운넘의 길이는

자를 갖고 오지않아 정확히는 모르겠고 20cm짜리 내 뼘으로 대충 재 봤을때

세뼘이 되지 않으니 60은 멀었고 두뼘반은 넘으니.... 요거?

간당간당 기록 오버?

하지만 설레임은 거기까지.


피빼고 죽은뒤 계측한 결과는 56cm.

이유불문, 결국 이번에도 기록은 깨지 못했으나 이번 영등시즌에도 이렇게

아슬아슬 하지만 감생이 꽝탈출은 하게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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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 올때 다짐은

너의 얼굴을 봄으로 잊혀진지 오래

나는 그 순간부터 불가사리

도리도 정의도 다짐까지 다 잡아 먹는다


약속이라도 한듯

점심은 아침을 잡아 먹고

저녁은 점심을 잡아 먹는다

결국에는 共有마저 잡아 먹고 괴물이 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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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든지 갯바위에서 잡은 고기 사진은 갯바위를 배경으로 삼아야 자태가 살아 나지

아이스 박스나 바칸, 특히 바칸의 그 갑갑하게 뽀골거리는 산소방울 아래서는 더욱 아니고

방파제 시멘트 바닥이나 선박의 뱃바닥을 배경으로 하면 최악으로 보인다.


56cm면 인간의 나이로 볼때 환갑진갑 다 지난 늙다리중 늙다리 인것이

5짜 감성돔을 해체해 머리와 뼈를 탕으로 끓여 먹고 상,하악골을 유심히 보면

더러 이빨이 빠지고 없는걸 볼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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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간이나 동물이나

늙으면 갈곳은 딱 한곳 뿐.

바로 거기.


감성돔 맑은탕을 푸욱 고우듯 끓여 녹아내린 살점을 추려 먹고

윗니(상악골)를 들여다 본즉, 구석구석 이빨이 빠지고 없는 것이

늙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무슨 딱딱한 갑각류를 부셔 먹다가 이빨이 빠진건지

무엇이 되었든 간에 필자의 눈에는 너무도 안스럽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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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간만에 감성돔 한마리로 마님과 아들내외 4명이서

회맛이 4짜보단 못하지만(감성돔회는 4짜중반 이쪽저쪽이 가장 맛이 좋음) 그래도 5짜의 질긴 맛과 또

4짜로는 따를수 없는 껍질 숙회와 머리와 뼈를 끓인 지리맛을 제대로 즐길수 있어서 잡혀준 이녀석

늙은 감성돔이 불쌍하고 안스럽지만 감사하지 않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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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주 가까이 있는 행복은 찾지 못하고

늘 멀리있어 잡기 어려운 행복만 쫓기 일쑤이다.

나는 오늘 한마리의 감성돔으로 내가족 네사람이 같이 행복감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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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갈팡질팡하는 조행기 끝까지 읽어 주신 회원님들께

고개숙여 감사를 올리며, 제멋에 겨워 주절거린 조행기 여기서 마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Ilana Avital가 들려 드립니다  Sympathy (연민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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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댓글
1 하늘바다꽃 18-04-07 09:38 0  
글 한자한자 가슴에 와 닿습니다. 작성하신 글, 그림은 작가 수준이십니다. 5짜 초반의 기록을 아직 깨지 못한 젊은 제가 부끄럽네요.
1 해나 18-04-07 11:02 0  
반갑습니다 하늘바다꽃님.
이 오래된 기록, 앞으로는 영원히 깨지 못하고
바다낚시를 마감 할것이라 짐작은 하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갯바위를 오르지만
이뤄지기 어려운 바램 아니겠습니까.
1 해상지니 18-04-08 16:23 0  
조행기 잘보았습니다. 글만봐도 내공잉 느껴지네요.. 무었보다도 "늟으면 갈곳은 딱한곳뿐"
인상적입니다. 머지않아 기록갱신하길 바랍니다 ^^
1 해나 18-04-09 16:08 0  
내공이라니요 그저 갯바위 오르내리기만
반세기 넘도록 해 왔을 뿐인 늙다리 조사 한테 말입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늙으면 갈곳이 오직 한곳 말고 어디 있습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 서글퍼서라도 두 다리로 갯바위 오를수
있는날 까진 후배님들 눈에 좀 거슬린다 할지라도
열심히 올라야 하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욕심스럽고 주책스럽죠 해상지니님 눈에는요^^*
1 길물해초 18-04-09 09:04 0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꾸벅.
오랫만에 5짜수확 감축드립니다.분명 어느섬 어느 갯바위에 계실거란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이렇게 멋진 조행기를 낚아서 오시네요^^ 멋진 조행기.쉬이 볼수없는 5짜라는 놈의 얼굴. 보여주심을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있습니다.세월을거꾸로가시는듯..넘치는 열정이 부러울따름입니다.
1 해나 18-04-09 16:15 0  
아이구 박사장 아우님~
이렇게 여기 이 공간에서 만나네요 얼마나 반가운지.
하시는 사업은 잘 되겠죠?
이젠 늙은 퇴물 이라고 한번 불러 주지도않고
왕따 시키는 것 같아 밉습니다 미워요.
지난 겨울에는 유난스런 추위 때문에 감성돔 보다는
뽈래기 낚시에 더 치중을 해 오다가 그래도
영등철 다 가기 전에 한번은 감성돔 얼굴을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으로 나갔다가 운좋게 한수 하게 되었고
그 덕분으로 조행기도 이렇게 써 올리게 되었어요.
부러워만 말고 날한번 잡아 봐요 같이 나서 보게^^*
1 alldom 18-04-09 17:08 0  
고수의 품격이 느껴지는 멋진 글
잘읽고 갑니다...
1 해나 18-04-09 17:23 0  
이 바다 저 바다 밤낮 가리지 않고
고기가 나온다는 정보만 들으면 내 달렸던 지난 세월
오직 그때 그 순간들서만 안타까워도 만족도 했었지만
다 지난 지금와 생각을 해 보면 전부 부질없는 짓들.
기록이 무슨 소용이고 만쿨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모두가 한 순간인 것을요.
1 해나 18-04-11 01:20 0  
즐겁게 읽으셨다니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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