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까? 지난 설에 부모님과 동생(효철)에게 여름휴가는 걱정말라고 큰소리쳤는데 약속을 지키려면 휴가를 세군데로 가야한다 시골사시는 부모님 ,서울사는 동생내외 그리고 내가족(아들둘,마눌) 이모두를 만족 시킬만한 휴가계획을 짜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온가족이 시골에 계신 부모님일손을 돕는방법도 있지만 밭농사를 짓지 않기에 과수원에서 복숭아 몇상자 따는게 전부이며 지금은 수확 초기단계라 그리많은 복숭아가 수확되지도 않는탓에 가도 별 도움이 않되니.... 일단 동생(효철)에게 전화를 했다 "너 혹시 요번 휴가때 부모님 모시고 바다낚시 한번 해볼래?" 평생 낚시라고는 한번도 않해본 효철이 자기만의 휴가계획을 털어놓으며 나와의 휴가를 거부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분명 형은 여름휴가 제의를 했었노라고 나중에 당당히 말할수 있으니 설에 약속햇던 여름휴가 계획을 지키려고 노력햇다 라고 말할수 있지않을까? 효철의 반응은 의외였다 "언제가는데?" 어라? 이러면 않되잖아....슬쩍 당황한 나는.. "아무때고 시간 맞춰보자" 이렇게 대충 이야기 던지고 이쯤에서 효철이가 휴가날짜를 이야기하면 나는 날짜가 않맞는 다는 핑계를 대면 된다 "날짜 정해지면 전화해 준비할게.." 어쭈! 지 휴가날짜를 이야기 하지않는다...이렇게 나온단 말이지.. "음..낼이나 모레쯤 낚시하러 가려는데 넌 시간 않맞겠지?" 시간을 촉박하게 잡으려고 일부러 대충 시간을 이야기 하며 속으로 효철과의 휴가날짜가 겹치지 않았으면 했다.자식 그렇게 갑자기 시간이 나겠어? ㅋㅋ "형 나 앞으로 열흘정도 시간 있어..암때고 가기만 하면 돼.." 어이쿠 걸렸다.이젠 빼도박도 못한다...ㅠㅠ 좀있다 다시전화 하기로하고 일단 끊었다 평생 낚시라고는 첨해보는 노부부와 동생내외 그리고 꼬맹이 두명까지... 이렇게 많은 초보자를 데리고 어떻게 낚시를 한단 말인가...... 과연 낙시를 할수 있기나할까? 답답하기만 하다. 내모습을보고 마눌이 눈치를 챘는지.. 내가 낚시를 조금 덜하더라도 가족들 첨해보는 낚시여행에 재밋게 놀으라고 서포트 해준다고 생각하고 나는 손맛 포기하란다. 그렇군....마눌말이 맞아.... 잠시 이기심에 빠져있던 나는 이내 후회를 했다.이왕 이렇게 된거 평생추억거리 만들어보자..
일단 조황정보를 확인했다 가족과 함께했다 라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낚시여행에서 조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득 떠오른 얼마전의 선상낚시기억...무지막지하게 큰 참돔을 들고 비시시 웃고있는 내사진을 이미 효철이 봤으니 작은고기나 잡어는 성에차지 않을듯했다 구을비도? 아니면 홍도? 그렇다 선상낚시다. 파도 잔잔한날을 맟추면 안전문제는 크게 신경쓸것없고 조과는 보장되다시피... 그리고 경치또한 일품이니 멀미만 조심하면 썩 괜찮은 여행이 될것도 같다 효철에게 전화를 해서 낼 아침일찍 부모님 모시고 대구로 내려오라고 했다.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부모님이 장거리 여행에 지쳐하시지나 않을지... 평생 처음들 해보는 선상낚시에 조과가 없으면 심심하고 금방 지칠게 뻔한데 조황은 어떨지.... 혹시 내소중한 낚시대 견적이 많이 나오는건 아닌지... 아무튼 낚시대를 점검하고 미리미리 채비세팅을 해두기로하고 준비했다.. 난 젤 비싸고 폼나는 일제3호대,효철이는 아무래도 힘이세니 혹시모를 대물에 대비해 부시리 전용대인 삼다도2,아버지는 튼튼하고 끈질긴 좀무겁지만 대물하시라고 바낙스 해결사3.75호 어머니는 부러지거나 잠수돼도 부담없을 천하장사 낚시대를 배정했다 마눌과 제수씨 그리고 네살배기 동규(아들)는 거제도 선착장앞 해수욕장행.... 그런데 아홉살짜리 동휘(아들)가 문제였다 낚시도 못할뿐더러 사용할 낚시대도 모자른다 그럼 동휘도 해수욕장...? 거제현지에 독배를 예약했다.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초면인 사람들과 부디치고 얽히지 않고 편하게 쉽게 낚시를 하려면 그래야만 했다.
어두운 밤길을 달려 자정이 훨씬넘은 시간에 거제도 그유명한 잔치국수집에 도착했다 열흘전 대물참돔을 선사해주신 신랑각시 비석에 인사도할겸 재밋는 여행이 되게해달라고 시커먼 신랑각시 비석의 코를 만지며 기원을 해본다 두시가 다되어 도착한 거제도 해양낚시 언제나 그렇듯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이웃집 아저씨처럼 생기신 사장님이 우릴 반긴다...여러주의사항을 듣고 승선명부를 적는데 문제가 생겼다 동휘가 자기도 배타고 낚시할거라며 고집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보나마나 한시간도 못하고 집에가자고 할녀석이다. 작년부터 내원투 낚시대로 아파트15층에서 빈병에 물을담아 릴링을 연습하고 손맛좋다며 장난감처럼 낚시대를 가지고 놀며 열살되기만을 기다리던 녀석이다 내가 낚시를 갈때면 언제나 따라 나서려고 열을 올리던 동휘에게 넌 아직 어리니 열살 될때까지만 참으라고 설득을 하곤 했었다.넌 아직 아홉살이야 내년에 낚시 많이 할수있어... 얌전히 따라오던 녀석이 지금 저렇게 고집을 피우고 있으니 휴가와서 야단을 칠수도 없고.... 배타긴 너무어리지 않을지 선장님께 이야기 했더니 잠시고민 하시더니 동휘에게 다짐을 받았다.. "너 아빠와 선장님 말씀 않들으면 고추딴다? 말잘듣기로 약속하면 태워줄게" 라는 말이 끝나기와 동시에 녀석의 입에선... "네 선장님!" 마눌과 제수씨 네살짜리 동규를 바로옆 해수욕장에 태워주곤 바로 승진호에 탔다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이지만 즐거운 낚시여행을 마음속으로 기원해본다..
선실에 누운지 얼마나 지났을까 배가 왔다갔다하며 고정을 한다는 느낌에 얼른 일어나니 어두컴컴한 가운데 바로앞에 홍도의 절벽이 펼쳐졌다 부모님과 효철이가 사용할 낚시대를 한대씩 펴주며 일일이 설명을 했다 베일을 열어 두어야하며 낚시대끝을 흔들어 원줄이 잘 풀려 가도록 해주어야 하고 갑자기 원줄이 풀려나가면 낚시대를 세우고 베일을 닫아야하며 처음에는 무조건 낚시대를 하늘로 치켜세우고 선장님이나 나의 지시를 따를것을 인지 시키고 나도 낚시대를 폈다. 늘 그렇지만 낚시대를 처음 펼때의 느낌이 가장좋다. 오늘은 과연 무슨일이 일어날지 또 어떤 녀석이 내손과 머리를 즐겁게 해줄지 약간은 긴장되고 내심 기대도 된다 날이 점점 환해지며 주변의 경관이 선명하게 들어났다 우리배는 20여대되는 낚시배들의 중간 쯤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각각의 배마다 7-8명씩의 낙시꾼들이 채비를 드리우며 보이지않는 바닷속의 그무언가와 머리싸움을 하고 있었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꽁꽁얼엇던 크릴이 망에 담구어 지자마자 스르르 멋지게 풀려나가고 있었다,그밑밥속에 내바늘의 미끼를 같이 섞어케스팅했다. 홍도는 섬을 바라보며 좌우로 조류가 흘러주어야 조과가 좋다 그런데 오늘조류는 참 이상하다 먼바다에서 섬쪽으로 흘러간다 이런 조류가 낚시하기 참 까다로운 조류다 한쪽에 서서 낚시하는 사람들 채비모두가 한군데로 흘러가다보면 여러명의 채비가 뒤엉키기 일수며 조과또한 현저히 떨어지는게 자명한 일인데 참 도움이 않되는 조류다... 역시 입질이 없다..한 열번쯤 흘려봤는데도 입질이 없다. 다른배를 둘러보아도 휘어져있는 낚시대가 하나도 없다.이러면 않되는데..... "형...!" 효철이가 부르는 소리에 옆을 보니 낚시대를 세우고 있었다 "낚시줄이 막 풀려나가길래 릴을 닫고 낚시대를 세웠는데 뭐가 자꾸 땡겨..." ㅋㅋㅋㅋ녀석 그게 입질이지 머니..... 휨세로 봐서는 별로큰 고기는 아닌듯했다 얼마간의 릴링끝에 올라온 녀석은 40센치쯤 되는 돌돔... 히야.....잘생겼다 일반인들은 잘 구경못해보는 그 비싸다는 돌돔이....ㅋㅋㅋ "할아버지! 삼촌이 큰 고기 잡았어요!" 동휘의 외침에 아버지 어머니가 뒷편에 계시다가 우리있는 곳으로 오셨다 "우와 크네....." 하시며 허허허 호호호 웃으셨다. 배타고 오시는 내내 피곤하신듯 벽에 기대고 계시던 부모님이 효철이의 돌돔을 보고 활짝 웃으셨다. 은근히 걱정이 되던 나도 두분의 환한 모습을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조류가 멈칫하는가 싶더니 약간 바뀌었다 감성돔 4호 바늘로 바꾸고 잘생긴 크릴 네마리를 누벼서 궤어 살짝 앞에 던졌다.. 뒷줄을 풀어주기 얼마를 했던가 한100미터쯤 흘러갔나? 줄이 스르륵 풀려나간다..강한 챔질... 뭔가 있다....나도 드디어 개시를 하는구나...ㅎㅎㅎㅎ 워낙 멀리흘리고 30미터가 넘는 깊은곳에서 입질이 온탓에 한참동안 릴링을 했다 순순히 딸려오던 녀석이 좌로 우로 짼다...부시리군... 얼마만에 올라온 녀석은 70센치급 되려나...황은 면해서 일단 다행이다. "아부지..이것좀 보세요.." 뜰채에 담긴 부시리를 자랑을 하려는 순간 어머니가 소리치셨다 "어머 얘... 이것봐" 눈을 돌리니 어머니가 낚시대를 꽉 웅켜잡으신채 어쩔바를 모르고 계셨다 낚시대를 세우지 못하고 만일을 대비해 느슨하게 풀어놓은 드랙만 풀려가고 있었다 난 어머니의 낚시대를 세우게 하고는 드랙을 조금빡빡하게 조였다.. "엄마 엄마의 낚시대에 고기가 걸린거에요...꽉잡고 핸들을 돌려보세요" 평생처음 낚시에 처음 고기를 걸으니 당황하신듯 했다 "가만히 들고계시다가 고기가 딸려오면 손잡이를 돌리세요.." 어머니는 어머 어떻게...어머어머를 외치시며 낚시대를 붙잡고 릴을 몇바퀴씩 감으셨다 그런식으로 한 10분정도 되었나? 60센치가 조금 넘을듯한 부시리가 들채에 담겨졌다. 우리모두는 하하하 킬킬킬 웃음을 터트렸다.어머니는 한동안 부시리를 쳐다보시며 웃으신다 "할머니 저도 한번 해볼래요" 동휘가 기어코 할머니의 낚시대를 거의 반강제로 뺏어든다.... 내가가서 큼지막하고 잘생긴 크릴한마리를 성의껏 궤어주며 릴에서 줄을 풀도록 가르쳐 주었다. 한번 설명을 들은 동휘는 제법 능숙한 솜씨로 원줄을 푼다...녀석 제법인데? 우리배에서 몇마리 올리는걸 신호로 옆의 배들에서도 군데군데 입질이 시작됐다 효철이도 무언가 한마리 걸고는 낚시대를 번쩍 세웟다.. "이건 좀 쎈데.....? 아까보단 힘이 무지세다.." 얼마간의 릴링끝에 올라온녀석은 역시 60-70급되는 부시리... 모두들 처음의 피곤함을 잊은채 낚시삼매경에 빠져서 즐거운 미소를 짓는다.. "아빠! 내가 잡았다 내가 잡았다" 허걱 나는놀라 동휘쪽을 바라보았다 쪼끄만 녀석이 온갖인상을 찌푸리며 낚시대를 부둥켜 안다시피 붙잡고 있었다... 가만 보고 있노라니 팔에 힘이 없어서 낚시대를 감당조차 하지못한다.. "아빠가 대신 잡아줄까?" 슬며시 물으니.. "나도 할수 있어요" 하며 두손으로 잡은 낚시대를 다리사이 가랑이에 끼운다. 그리고는 아파트15층에서 페트병으로 연습하던 그 능숙한 자세로 릴링을 하는것이 아닌가... "허허 녀석 자세 좋은데?" 선장님이 동휘의 자세를 보며 웃으신다... 동휘는 정말 좋은자세로 완벽한 자세로 릴링을 한다 잡아당기고 릴몇바퀴 또 조금 잡아당기다 낚시대가 서면 릴몇바퀴.... "신동휘 파이팅!" 할아버지 할머니가 뒤에서 응원을 하신다...한참만에 70센치쯤 되어보이는 부시리가 올라왔다. "아빠 ! 자.." 동휘가 손바닥을 높이 내민다. "짝!" 나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선장님이 카메라로 연신 동휘의 모습을 찍으신다..그때..갑자기 .. 동휘가 아랫배쪽을 움켜쥐며 쭈그리고 주저앉는다.무슨일이지? "동휘야 왜그래?" "아빠....꼬추가 아파요....." 녀석은 부시리 잡는다고 낚시대를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한참을 버텼는데 낚시대가 그만 녀석의 꼬추를 강하게 압박한 모양이다...ㅋㅋㅋㅋ "어디 터졋나 한번 볼까?" 선장님이 짓굳게 동휘의 꼬쭈를 주물러 주셨다 이제 철수시간... 우리가 잡은 고기는 부시리 열한마리 돌돔한마리 전갱이 몇마리.... 초보들의 조과치고는 썩 훌륭한 편이었다. 해양낚시 점포앞 평상에서 철수해 들어오는 다른 배의 조과물을 확인했다. 최근들어 가장 부진한 조과에 낚시꾼모두가 피곤한 기색들이 역력했다 우리배가 가장많은 조과를 올렸다나?ㅎㅎㅎㅎ 기념촬영을 하고 낚시점 사모님이 떠주신 싱싱한 돌돔회와 부시리회로 쐬주한잔....캬아... "정말 맛있다" 아버지는 탄력있는 회을 연거푸 집어드시며 정말 맛있게 드신다. 어머니도 맛있다며 좋아하신다.. 즐거워 하시는 두분을 뵈니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 .여기로 오길 참 잘했어...
가을에 추수 끝나면 칼치낚시로 다시 모시기로 약속을 하고 부모님을 배웅해 드렸다 괜히 우리땜에 돈 많이쓴거 아니냐며 안쓰러워하시는 어머니... 멀어지는 차창으로 연신 뒤를 돌아보시며 손을 흔드시는 아버지,어머니...... 차는 큰길로 사라졌지만 모르긴 몰라도 아버지 어머니는 계속 손을 흔들고 계시리라... 조만간 올라갈게요...조심히 가세요....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조황이 괜찮아서 다행이고요. 한마리도 못잡으면 어떻게하나 읽으면서도 가슴 졸였습니다. 부모님들은 항상 돈 많이 쓴다고 걱정하시지요. 까짓거 부모님과 함께 그런 좋은 추억거리 만드는데 쩐이 무에 그리 큰 문젠가요.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 ........
마지막글에 코끝이 찡했습니다. 건강하시고 무더운 여름 슬기롭게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