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포쯤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 된다. 병원을 퇴원해 회복중이던 4월초 어느날 일년 열두달 하루라도 냉장고에 볼락이 없으면 반찬꺼리가 없는것 처럼 항상 볼락이 비축되어 있어야 안심이 될만큼 볼락 애호가인 필자의 냉장고에 볼락이 다 떨어졌다.
흔히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 클럽 회원들 정기출조나 번개출조를 가게되면 하는 말이 있다 "누구든 볼락 25cm이상 되는넘 잡으모 내 감시 4짜와 바꿔 주겠다" 물론 나도 동료들도 그런 행운을 만나기 어렵다는걸 알고 하는 말이지만 그 정도로 나의 볼락선호는 유별나다 할수있다.
그런 우리집 냉장고 볼락이 비었던 지난 4월초 인낚 조황정보를 뒤지게 되고 그러다가 아직 건강회복이 덜된 필자에겐 선상외줄낚시가 가장 만만할것 같고 조과 또한 다른 낚시보다는 보장이 될것 같아 [조황센터]코너의 [선상(배낚시) 조황] 게시판 볼락외줄 조항을 관심깊게 보던 중, 아주 신선한 서비스를 낚시인들 한테 제공해 주는 배가 눈에 들어 왔다.
"여보세요 삼천포 동창호 선장님이세요?" "그렇습니다 만?" 아~ 다름이 아니고 '동창호 볼락조황 올리신걸 봤는데 낚시자리 마다 바케츠에 기포기 설치를 해 주셨더군요" "그거요! 손님들께서 잡은 고기 하선 할때까지 살려 뒀다가 가져 가실수 있도록 시설을 해 둔겁니다"
그렇게 하여 언젠가 가까운 시일안에 볼락외줄을 가기로 맘을 굳히고 있었으나 차일피일 동행인 찾다가 몇일, 물때와 기상조건 맞춘다고 몇일 결국 달포가 지난 어제 클럽동료 후배 한사람과 의기투합, 갑자기 5월6일 출조키로 약속 예의 그 동창호 선장님께 두명 예약을 하고 다녀 오게 되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체력에 부담이 되어서도 그렇겠지만 퇴원한지 얼마되지 않은 필자같은 사람들에게 왜 선상외줄낚시가 만만하냐 하면 우선 들고 다녀야 하는 짐이 적은데 있다.
갯바위낚시를 가려면 낚싯가방과 밑밥통은 기본이고 보조가벙과 아이스박스만 보태도 벌써 짐이 4뭉치나 된다.
그러면 낚시가방에는 낚싯대만 챙겨 넣으면 되느냐.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낚싯대만 해도 기본으로 주력대 한대와 예비대 한대 해서 두대이고 뜰채 자루에, 가방옆 포켓에는 뜰채후레임과 칼, 고기집게등을 챙겨 넣어야 한다.
거기다가 나이들어 시력이 떨어지니 밤눈이 어두워 밤중에 출항하는 낚싯배를 타고 갯바위에 내리는건 우선 위험도 할뿐 아니라 어두움을 극복 못해서 좀체로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같은 사람들은 정오무렵 나가는 배를 이용, 일박낚시를 선호하게 되고 그랬을때 또 짐이 불어 난다. 갯바위텐트, 슬리핑 백. 밤에 볼락이라도 잡으려면 볼락루어대에 민장대 까지 젊었을땐 이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제는 무리다.
그러나 선상외줄낚시는 짐이래야 쿨러와 릴 채워진 외줄낚싯대 하나면 오케이다. 때에 따라선 카드, 봉돌,가위등을 넣고다닐 손가방 하나정도 더 있을수도 있고.
우리는 "아침 5시30분 까지 팔포항으로 오라"는 선장의 말에 따라 경산 진량에서 새벽 2시30분 만나서 출발을 했다. 가는길 미끼로 쓸 민물새우도 사고, 아침밥도 먹고 가기위해 조금 여유있게 나섰다.
사천 만물낚시에 도착시간이 아침 4시경. 미끼용 민물새우 5,000원짜리 두통과 백크릴 한곽을 사고 남양의 진주김밥집에 들러 선지국 한그릇을 먹고난 시간이 4시 50분.
출항지 팔포항에 도착시간은 5시 10분경. 해가 얼마나 길어졌던지 아침 5신데도 동녘이 히뿌연 하다.
도착을 하여 동창호 정박한곳을 찾지못해 선장님꼐 전화를 하였더니 "입구에서 직진을 하면 가운데 외등이 하나있고 그아래 배가 있다" 그리고 얼마지않아 선장이 나와 출항준비를 한다.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배가 정박지를 빠져 나가는데 삼천포바다가 아닌 수우도 방향으로 배가 달린다. 어제까진 늑도, 저도 주위서 낚시를 했다는데 오늘은 사람도 우리포함 6명밖에 않되는데 먼바다로(삼천포 권을 중심해서) 향하길래 "선장님 삼천포 앞바다에서 않잡아요?" "예, 오늘은 한마리를 잡아도 좀 굵은놈으로 잡아 볼까 합니다"
선상 흘림낚시는 많은 경험이 있지만 외줄은 처음이란다. 그러다 보니 낚싯대도 릴도 없어서 선장님 한테 빌려 사용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바닥도 걸고 애를 먹더니만 금방 극복하여 한번에 5마리도 걸어 올린다. 물론 주종은 낱마리.... ㅋ
선장님 말대로 볼락 씨알은 올라오는 70% 이상이 왕사미급이다. 필자가 매력을 느껴 이배를 타게된 원인인 바케츠와 기포기가 배에 고정되어 있으니 정말로 기대 이상의 편리함을 주었다. 잡아 올리는 족족 바케츠에 담으면 되었으니까.
동창호. 이배를 이용하는 낚시인들에게 선장은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로 써비스를 하는것 같다. 처음 타는 배 일면식도 없는 선장이지만 앞으로 가끔은 찾을것 같은 예감이다.
10시쯤 됐을까? 열심히 고패질을 하며 낚시를 하고있는데 해경이 단속을 나왔다. 낚시를 하면서 해경의 단속을 받는건 이번이 난생 처음있는 일이다.
선장의 음주확인을 하고 승선자들도 음주여부를 확인하고 구명조끼 착용여부를 눈으로 본뒤 경비정은 떠났는데 소란을 피우고 가서 그런건지 그뒤 한참동안은 고기 입질이 없었다.
모두가 만쿨을 하지는 못했으나 12시까지 잡은 볼락은 30여수에서 70여수까지 경험과 솜씨에 따라 조금의 차이가 있었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필자가 바케츠 하나로 부족해 물이 든 상태에서 두바케츠 채웠고 집에 가 회로 먹을것만 피를 빼 쿨러에 담았다. 30L 쿨러 거의 한쿨러다(아래 사진).
앞으로 달포간은 반찬걱정 잊어도 될 양이다.
낚시는 뭐니뭐니해도 갯바위낚시만 한것이 있겠습니까만 쉽게 먹을꺼리 확보 하는데는 또 선상외줄만 한것도 없을거라 여깁니다. "시시껄렁 외줄낚시 하고 와서 조행기는 무슨 조행기" 하시지 말고 회원님 여러분도 볼락회 드시고 싶을땐 엽딱걸음 한번 해 보세요. 생각보다 재미 있습니다.
저도 이제 체력이 조금만 더 회복되면 구을비나 소매물 등대섬으로 긴꼬리 아니면 바다의 미녀 만나러 갈 계획입니다. 물론 덩치 면에선 서해의 참돔선상 타이라바에 비견 할수는 없겠지만 매물도권에도 가끔 한번씩 70을 넘어서는 참돔이 나타 나기도 하므로 그런 행운을 기대도 하면서요^^* 이번의 삼천포 동창호 선장을 보고 또 그 가족들의 정신자세를 보고 '아, 낚싯배 선장들 중 그래도 옳은 정신을 가진 선장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조과를 떠나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처음 보는 손님인데도 구면인 손님들(우리외 4명)이나 하나 차별없이 대해 주는 공평함. 하나를 보면 열을 알수 있듯이 말씀대로 선장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