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11일은 전날보다 기온이 더 낮았다.
출조일인 12일의 상황 또한 좋지못하여 남해동부해상은서-북서풍이 10~16(m/s), 파고는 2~4m로 예보되어 있었다. 통영지방의 기온을 최저: -3낮최고5℃로 예상했으므로 체감온도는 바람때문에 몹시 추울 것으로 생각되어졌다.
나는 먼저 양말 신은 발에 두툼한 등산양말을 하나 더 껴서 신고, 아래위로 보온메리를 입었다. 거기다가 목을 따시게 겨울용 목티를 덧입고 내피를 걸치니....
'이거... 뭐야.팔다리가 뻣뻣하잖아...'
그래도 추위에 달~달~ 떠는 것 보다는 낫다고 위안하며 집을 나섰다.
"찍지마~"(머리핀은 딸래미가 코딩~ ^^)--- <문밖을 나서며>
부산진역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형님을 기다리며,새벽녘의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미리 간단한 요기를했다. 덮어쓰면 눌러 앉을 머리카락을 고루고 있는 동생1과 옥동자에게 정신을 내어 놓고 있는 동생2가 재미있었다. ^^
옥동자 삼매경에....ㅎ<약속시간을 때우는 방식......>
겨울의 밤공기는 역시나 차가웠다. 차창밖으로 펼쳐진 도시의 야경도 잔득 움츠러든 것 처럼 보이고 차를 스치는 바람소리도 유난히 크게 들렸다. 창에 서려 있는 김은 창밖의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두는 듯 반투명하게 우리의 시야를 방해했다. 우리 일행은 어둡고도 한적한 도로를 한참 달려서 도시락 준비차 휴게소에 들렀다.
썰렁한 식당 홀은 사람들이 머물고간 온기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오직 웃음띤 주인얼굴에서 따스함이 느껴질 뿐...
통영길목 바다 휴게소에서 도시락준비...맛은 ??? ㅡ.ㅡ
통영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1시 50분....
새단장 했다던 낚시점은 새건물인지 깔끔해보였다.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서니 손님 한분이 먼저 와 있고 텔레비젼 소리만이 가게를 쩌렁 쩌렁하게 울이고 있었다. 인기척에 담요를 뒤집고 사장님이 일어나 부신눈으로 우리를 확인하고는 인사를 건네더니 다시 요를 덮어쓴다.
그리고나서 우리는 할일없이 5시까지 무려 3시간을 서성대야 했다.
부산에서 출발하기전에 전화 넣었었는데 몇시까정 가면 되느냐는 대답으로 '좀 늦어도 됩니다'라고만 했을 뿐 시간을 얘기하지 않아서 늘 가던 시간에 맞춰 왔던 것이 너무나 이른 시간이었던 것이다. 먼저온 손님은 2시까지 오라고 해서 와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잠결에 받은 전화라서 무의식 중에 통화한 것 같다고 했다. 2시는 오랜세월 동안 해왔던 패턴을 반영한 무의식이었으리라... ^^
어찌되었던 따뜻하지만 새벽의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5시 30분쯤 항을 출발했다.
포인트 하선 후 첫 캐스팅~ 조용히 열리는 여명...
포인트에서의 일출광경...
포인트에 내려서서 느지막히 채비를 한 후 캐스팅하니 날이 살 살 샌다.
마치 착수음에 놀란 해가 깨어나듯이...^^
주위는 여밭으로 형성되어있고 공략권의 전체적인 수심이 5~7m로 생각되어졌다.
아침에는 바람도 없었고 물은 본류에서 비껴나 있는 완만한 홈통지역이었으므로 잔잔했다. 조류도 본류영향을 덜받는 곳에다가 물때가 이제막 사는 물때라서 그런지 사람이 끄는 버스처럼 묵직하게 서서히 움직였다. 날물상황이었고 물이 왼편으로 치우치며 발앞으로 밀려들어오는 썩 좋은 흐름이 아니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바람드셌던 어제도 대물이 나왔다는데 열심히는 함 해봐야지....'
나의 왼편 광경...
나의 오른편 광경...
첫채비는 가볍게 셋팅하여 수중여를 더듬었다. 밑밥을 10여주걱 뿌린 후 부피큰 수중찌로 견제를 통해 여걸림을 피하며 흘려 보았다. 밑밥에 반응한 인상어 치어들이 물밑시야에 들어왔고 물색은 괜찬은 상태였다. 가볍게 잠기는 찌를 보고 채질...탈 탈거리며 올라온 것은...
망시였다.
그리고 미처 안녹은 예쁜 크릴을 손으로 녹이면서 바늘에 끼워서 또 흘렸다.
그리고 또 흘렸다.
슬슬 잠기는 찌를 보고 다시 챔질...
엿덩이였다. 우 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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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교체...
2단 잠길찌 채비 0호찌, 1호찌, 부피큰수중찌1.2호...
물은 계속 발앞으로 밀려들고 있어서 원거리 투척 후 살살 감아 들였다. 살짝 잠기는찌... 뒷줄 을 잡았다.
줄을 가져가는 약한 느낌이 느껴졌다. 챔질...탈탈탈~탈탈탈~
약한 손맛이 전해졌는데 역시나 노래미였다.
...
9시가 넘어서면서 부터 바람은 예보했던 것과 같이 일기 시작했다.
바람은 점점 강해졌고 먼발치에 흐르는 본류에는 파도꽃이 피어났다.
우리자리에도 그 바람은 직접 와 닿았다.
낮은 기온에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대니...발꼬락이 시리고 무감각 해졌다.
12시가 가까와져서 물흐름은 거의 멎었고 돌아설 채비를 했다.
채비교체...
바람때문에 막대 반자립찌 셋팅...물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앞으로 뻗어 나가진 않았다.
남겨진 밑밥을 꾸준히 뿌리며 채비를 흘리는 도중...
찌가 여걸림 처럼 슬며시 잠긴다. 챔질... 무언가 줄을 당기는 느낌이 있다.
'왔다^^' 쾌재를 부르고.. 감아들이는데... 묵직하면서도 꿈틀댐이 느껴졌다.
'에이~ 씨알이 잘은가~'
계속 감아들이는데 이제 신발작 같은 느낌... 수면에 떠오른 것은 순대같이 생겼는데 꼼지락 거린다.
'뭐여~???'
손에 들어온 것은 해삼이었다.
가로로 등짝에 꽂혀서 묵직한 손맛을 전했나 보다. ㅡ.ㅡ
낚은 고기중 해삼이 끼여 있었다.&%$*#@~
이후...
철수시간까지 바람이 그칠줄 모르고 불어댔고 우리의 부실한 채비놀림과 대응으로 인하여 결과는 빵쳤다. ㅎㅎㅎ
그나마 바람이 많이 불어서 댈 핑계꺼리라도 있어 다행이었다....ㅋㅋ
부산으로 내려오는 길에 빵치면 항상 들르는 곳에서 닭다리를 뜯으며 얘기꽃을 피우고 잔인한 오늘을 술회했다. ^^
다른 포인트에 내렸던 형님과 동생2의 뻥이 심한 이야기를 별미안주와(바로 그놈; 해삼과 동생1이 옆갯바위에서 손수 채집한 해삼 두마리) 함께 하니 그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