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6일 오후 5시 출발을 앞두고
'해우랑'의 한해 마지막 정기출조를 위해 대구 '웃는얼굴 아트센터' 앞에는
하나 둘 반가운 얼굴들이 모이기 시작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겨울 긴긴밤을 갯바위에서 보낸다는 고통이야 모르기라도 한건지
아니면 기대와 설레임이 앞서 그런 일 쯤이야 별것도 아니라는 모습들.
그렇게 24명의 戰士들은 삼천포를 향해 떠난다.
가는길에 사천의 '찬호낚시'라는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필요 소품들을 구입
삼천포 향촌항 한사리피싱에서 밑밥을 사서 약속된 밤10시 보다 앞당겨 출항.
드디어 달도 밝은 두미도에 닿았다.
나는 다시마7님과 한조가 되어 미조 범섬이 보이는 '곰보바위' 포인트에 하선.
감성돔 보다는 밤볼락에 더 기대를 걸고 다시마님이 갖고 온 집어등으로 집어를 하는데
시기적으로 아직 두미도는 밤볼락이 이른건지 기다리는 볼락은 별 소식이 없다.
(다음날 알았지만 곰보바위는 볼락이 없는 포인트라는....)
자정이 되도록 내가 잡은거라곤
볼락 2마리에 쏨벵이 3마리가 전부.
바람은 불고 날씨는 추워, 잡은 5마리 전부를 다듬어 다시마님과
가져간 고량주 250mm들이 반병과 맛있게 먹고(다시마님은 술을 못하고)
다시 볼락에 공을 들였지만 볼락 9마리를 잡고 나니 초들물을 넘어 새벽 3시가 지나고 있었다.
배낭에 챙겨간 오리털 바지와 바람막이 웃도리를 덧입고 바람없는 갯바위 틈을 골라 잠속으로.
자고 일어 나니 아침 6시30분.
아직 날이 밝아지지는 않았지만 볼락장비 챙겨 넣고 감성돔 흘림채비를 한다.
찌가 보일정도로 밝아졌을때 수심을 체크 하고 첫 캐스팅을 했으나....
물밑에는 생명체라곤 없는듯 크릴 미끼가 그대로 올라 온다.
그러기를 반복하던 아침 8시 30분경.
수심이 6m 조금 넘는 깊이라 B전유동으로 하다가 조류가 조금 빨라진것 같아
3B전유동으로 바꾸려는데 초릿대 톱가이드가 빠져있어 쓰던 08호대를 접어넣고 1.2호대로 변경.
그러려니 1.2호대에 전유동은 맞지않아 오면서 혹시싶어 찬호낚시에서 구입 해 온 0.8호 막대찌를 셋팅.
(밑채비로는 0.8호 순강수중. 조개봉돌 B. G3분납. 목줄1.5호 카본 2m. 바늘 지누3호.
막대찌 채비시 목줄은 2m를 넘기지 않음)
낚싯대와 채비를 바꿔 낚시 한지 10분가량 뒤
조류의 속도와 방향이 '딱 뭔가 될것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드디어 오늘의 첫 입질이자 마지막 입질을 받았다.
느리게 흐르던 막대찌가 분병 바닥걸림이 아닌 작은 멈춤이 있어 긴장을 하고 잠시 뒤
물위에 나와있던 찌가 빠르지도않게 천천히 물밑으로.... 챔질 하는 순간 2m의 짧은 목줄과
1.5호라는 호수에 덜컥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두미도 출조 선장마다 "터진 고기 많다"는 소리도 떠 오르고.... 그 때문만은 아니지만
적당히 조여진 드랙에 대의 액션을 믿고 120도까지 세운 자세를 한참 그대로 유지 했다.
놈이 힘을 쓰면 느리게 앉아주고 일어 서면서 릴링 하기를 여러차례.... 드디어 찌가 수면에 나타 나고
옆에서 다시마님은 뜰채를 가져다 주고.... "뜰채를 대 주겠다"는 친절에도,
다시마님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직접 뜰채질을 하는것에 익숙해져 있고 또 뜰채를 대 주는것과 랜딩해 뜰채에 넣는 호흡이
서로 맞지 않을걸 우려 해 내가 직접 뜰채질을 해 무사히 품에 넣을수 있었다.
사실, 감성돔 5짜를 한두번 잡아 본것도 아면서 오늘처럼 긴장 해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그도 그런것이 몇일동안의 기상악화로 수온은 급격히 떨어져 있는 중이라 믿었고 그래서
목줄을 보통 겨울철에 사용하던 1.7호에서 1.5호로 가늘게 셋팅을 했는데 거기에 초기 대를 세우기
버거운 힘을 지닌놈이 걸렸다는 생각에 랜딩전 싸움에 긴장을 하게 되었다.
갯바위에 눕혀놓고 뼘으로 재어보니 50에 약간 못미칠것 같았는데 철수 하면서 피를 빼
죽은 상태에서도 배에서 내려 계측을 하니 50cm를 살짝 넘었다는.
이놈을 올려놓고 다시마님과 둘이서 같은 소리로 "한마리면 됐다"라며
뜰채에 담은채 찍고 눕혀놓고 찍고 들고 찍기로 시간을 보낸 뒤 철수때 까진 시간이 많이 남아
다시 낚시를 시작 했지만 이미 힛팅 했을적과 조류 방향도 어긋 나 있고 속도도 달라져 그런지
또 아침때와 같이 입질 뚝! 캐스팅의 반복이었다.
달라진 거라면 아침엔 없던 학꽁치의 등장이다.
분명 말 하지만, 이놈을 잡고 더 잡아야 하겠다는 욕심과 잡은놈을 갖고 노는 일 중
더 잡겠다는 욕심쪽이 강했더라면 잡은 뒤 고기는 뜰채에 담아 둔채 계속 미끼를 꿰어
보이지않는 놈들과 겨루기를 했을텐데 노는쪽을 태했다는 건 어찌보면
낚싯꾼의 자세가 아닐지 모르겠다 하겠으나.
하지만 나도 다시마님도 사진찍는 놀이로 낚을수있는 타이밍을 보내버렸다.
두미도는 갯바위꾼들의 눈으로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섬이다.
각 포인트마다 그냥 아무때고 대만 드리우면 고기가 퍽퍽 할것만 같은.
우리 해우랑은 이런 두미도에서 2014년의 정기출조를 마감 했다
거칠리 보이는 이 자리는 여름에 벵에돔으로.
사진의 오른쪽 홈통 우측에서는 참돔 매니아들한테 참 많은 그리움을 주는 자리다.
2000년 무렵의 추석 직전에 나도 이 홈통 옆에 혼자 내려 순수하게 자연에서 자란 참돔으로
40~50cm 딱 알맞은 사이즈를 쿨러가 넘치도록 잡아 남는건 태워다 준 고성의 아리랑호
정선장에게 주고 온적도 있었던 잊을수 없는 자리이다.
"좀 잡으셨어요?"
'저렇게 좋은 자리에서 감성돔을 못잡으모 않되는데.... '
암만 봐도 DJ닭 총무님은 연예인 같아.
오늘의 저 모습은 꼭 프로 라이다 같고....ㅎ
"조심조심, 지친 몸 조심해서 배에 오르세요"
"좀 잡아 줘요, 지고 들고 무거워 죽겠응꼐~"
"으싸~ 살았다"
"영화 촬영 하고 오세요?"
배 오기를 기다리는 선수
"누구세요?"
청석취끝 오른쪽 여밭 포인트에는 오후 물때를 노리고 들어 온 꾼들로 가득 하고
우리의 해우랑 자랑스러운 전사는 바람속의 추운 밤을 이기고
메고 들고 배를 기다리는데....
"다음 부턴 배를 탈때 하나씩만 들고 타세요. 위험 합니다"
"아니? 한개씩만 들고 내려 오라니까요?"
참 말도 않듣네.
한사리호의 친절한 가이드님.
포인트 마다 공략 수심과 방법, 위치를 꼼꼼히도 설명 해 주시고....
"안내에 수고 하셨습니다"
그 작은 홈통은 '볼락소굴'로 유명 한 곳인데
"지난 밤엔 볼락 많이 잡았겠어요?"
1000자님의 모범적 모습.
놀고 나오는 자리의 흔적을 지우려고 철수배가 오는데도 두레박질이니....
"좀 일찍 서둘러 청소를 하시지 않고!"
완전무장의 떡대 운영자님.
"밤새 많이 비웠어요 술병?"
어저저저~~~~
"한쪽으로 기울어지니 중심 잡아요 오천님"
누군진 몰라도 정말 포즈 죽인다.
일사분란하게 밤새 싸운 무기들을 내리는 해우랑의 용사들.
단결심이 어떤건지를 보여 주는 그림.
"그건 무거버요 같이 들어요"
자랑스런 해우랑의 건아?들.
"하룻밤 한나절을 추위속에 고생 많았습니다.
다음은 2015년 시조회때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