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지난달에 다녀온 제주도 벵에돔 조행기입니다. 

이삿짐을 다 정리 못하고 다녀온 낚시여서, 출조 이후에는 집안 정리와 회사 업무에 신경 쓰느라 조행기 작성이 늦어졌네요. 기억을 조금씩 살려서 작성해 봤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도 당시의 좋았던 기분이 떠올라 한동안 감상에 젖기도 했습니다 ^^;;

여수 벵에돔 대회를 마치고 바로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기 때문에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제대로 잠을 못 자고 낚시하느라 피곤한 저를 위해 제주도에 계시는 강우피싱 필드스탭 "뜨거운 북극곰" 준수 형님께서 "하귀 청마루"에서 맛있는 갈비를 사주셨습니다 ^^"

제주도 현지인께서 추천해 주신 맛집답게 담백한 갈비가 일품이었습니다. 형님네 가족분들과 시원한 맥주 한 잔 곁들이며 즐겁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준수 형님네 농장 숙소에서 푹 자고 일어나니 쌓였던 피로가 모두 풀렸습니다.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켜면서 맑은 공기를 마셔봅니다. 주변이 푸릇푸릇해서 제 기분도 금방 좋아졌네요. 

제주도의 이런 여유로운 아침을 특히 좋아합니다 ^-^

전날 식당에서 챙겨온 갈빗대를 진돗개 "천둥"이에게 주면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갈비를 가져갈 때도 확 물고 가는 것이 아니라 제 손 근처에서는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받아 갔습니다. 건네주는 음식도 잘 먹고, 웃는 모습도 귀여워서 제주도에 들렀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항상 생각이 납니다 ^^

데리러 온 준수 형님을 만나 외도동의 "은희네 해장국" 집에 들러 늦은 아침을 먹었습니다. 제가 골랐던 내장탕도 맛있네요. 막걸리로 목을 축이면서 든든하게 배를 채웠습니다. 

공항에서 성윤 형님을 태우고 자구내 포구로 이동하여 이날같이 낚시할 제주도 현지 낚시인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제주도 출조할 때마다 도움을 받고 있는 "어랭조사" 동생에게도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차귀도 낚시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출항 전 동성호에 올라 기념사진도 남겼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이 순간이 제일 기분 좋고 설렙니다 ^^'' 이번 동출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일정을 맞추고, 미친 듯이 기상예보를 확인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제주도 부속섬 중에서도 차귀도, 형제섬의 풍경을 제일 좋아합니다. 특히 철수할 때 뒤돌아보는 차귀도의 석양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풍성한 조과가 있는 날에는 더욱 그렇고요 ㅋㅋㅋㅋㅋㅋ 물론 출조할 때도 진짜 멋진 섬입니다. 

돌돔 낚시를 즐기던 낚시인 주변의 푸른 물색도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낚싯대를 드리우면 금방이라도 벵에돔이 입질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네요. 

다른 낚시인의 최근 우도 조행기에서도 보았지만, 차귀도에서도 중복 예약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평 자리 포함 7~8명이 적정 인원인 "방어덕" 자리에 10명이 하선하는 일이 발생했네요. 낚시인 두 명이 다시 배에 올라야 했습니다. 

차귀도에서 중복 예약이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가끔 들르는 육지 낚시인인 제가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이런 일 때문에 낚시를 시작하기도 전에 서로의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긴꼬리 벵에돔이 대상어였기 때문에 크릴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 밑밥을 준비했습니다. 방어덕의 깊은 수심과 벵에돔의 낮은 활성도를 고려하여 황금비율 감성돔 집어제를 선택했고요. 벵에돔 부재료 설화 1봉에, 미강 가루 1봉, 여수 대회에서 수령했던 "낚시백세"의 벵에돔 부재료도 2봉 같이 넣어줬습니다. 

채비는 항상 그렇듯 영상산업 칼리번 1.2호대, 강우피싱 오션마스터 1.5호 원줄, 나만의 수제찌 달인 0c, 조수 고무, 강우피싱 경기스페셜 1.2/1.5호 목줄, 긴꼬리 벵에돔 바늘 5~6호에 봉돌을 가감하였습니다. 

차귀도 서쪽 편에 위치한 방어덕 포인트에서는 샛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었고, 3시 이후에 시작되는 들물 시간과 6물의 물때도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저희 일행 여섯 명은 가위, 바위, 보를 통해 각자의 낚시 자리를 정했습니다. 

포인트 별 적정 인원이 정해져 있는 제주도 낚시의 특성상 서로 아는 일행끼리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른 일행과 함께하는 경우에는 예약 순서대로 자리를 선점합니다. 

방어덕의 경우에는 가장 오른쪽 자리를 "1번 자리"라고 하여 선호되는 편입니다. 저는 이날 4번 자리에서 낚시를 하였습니다. 

준수 형님의 배려로 1번 자리에 섰던 성윤 형님께서 가장 먼저 입질을 받았습니다. 휘어지는 낚싯대에 건너편 낚시인들의 시선도 집중되었습니다 ^^;;;

40cm가 넘는 참돔이 올라왔네요. 이날 04번 찌 이상의 침력을 가진 잠길찌 채비를 사용하여 중층 아래의 수심을 노다고 합니다. 

이날같이 출조했던 제주도 현지 낚시인 두 분입니다. 

왼쪽은 "어랭조사" 동생이고, 오른쪽은 작년 여름에 관탈도로 같이 출조했던 누님입니다. 다른 장르의 낚시에서는 종종 보았지만, 갯바위 찌낚시를 하는 여성 낚시인은 그때 처음 봤습니다. 낚시에 대한 열정도 높고, 실력이 좋앙서 볼 때마다 제 아내에게 낚시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ㅋㅋㅋㅋㅋㅋ

주변 사람들도 잘 챙겨주셔서 이날 삶은 계란/견과류/과일 주스/달고나 간식 등을 직접 준비해 주셨습니다. 특히 비닐장갑 끼시고 길게 자른 시원한 수박을 꽂아 주실 때는......감동이었네요 ^^)

저희 남자들끼리 왔으면......삶은 계란, 견과류, 비닐장갑, 막대기......택도 없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3번 자리에서 낚시했던 "어랭조사" 동생이 깊은 수심을 노려서 벵에돔과 참돔을 올리는 영상입니다. 제주도 현지인답게 낚시도 잘 하고, 무엇보다 밑밥/채비 등 본인의 기준이 뚜렷한 낚시를 하는 모습이 대단합니다. 

특히 주변에 낚시인들이 있는 경우에도 30~40m를 넘기는 채비 캐스팅은 제가 배우고 싶은 부분입니다. 저는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위축되면서 원거리 캐스팅이 힘들더라고요 ㅠ,.ㅜ;;

많은 마릿수는 아니었지만, 갯바위에 벵에돔/참돔일 올라올 때마다 일행들도 긴장하며 낚시를 이어갔습니다. 가장 오른 편의 성윤 형님도 집중하시는 모습이네요. 

이날 형님이 낚시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낚싯대가 꼼짝하지 않을 정도의 대물 입질을 받았는데, 결국 아쉽게 터져 버렸네요. 40cm 참돔과는 비교도 안 되는 낚싯대의 휨새가 풀릴 때 저희 일행 모두 '아.....' 소리를 내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저의 왼편에서 나란히 낚시를 했던 준수 형님의 모습입니다. 낚시 일정 잡으시고, 포인트 예약하시느라 제주도 올 때마다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이날도 형님과 이야기 나누느라 낚시하면서 심심할 틈이 없었네요 ^^;;;;

전날 여수에서 벵에돔을 못 만났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저도 나름 집중하여 낚시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자리돔을 제외하고는 대상어 얼굴을 보지 못했네요. 

수심이 깊은 방어덕에서는 제주도 현지인들이 흔히 벤참(벤자리+참돔) 채비라고 하는 "000호 이상의 찌와 무거운 봉돌의 조합"으로 바닥을 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4 짜 이상의 긴꼬리를 잡는 것을 실제로 본 적이 있고, 이날도 벵에돔/참돔들이 모두 바닥층에서 입질을 하였습니다. 

발앞 가까운 곳은 자리돔이 많고, 벵에돔들이 밑밥에 부상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바닥층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 이동 없이 나란히 서서 낚시를 하는 방어덕에서는 특히 채비가 빨리 안정되어야 그만큼 벵에돔을 노릴 수 있는 구간이 넓어집니다. 이날처럼 조류가 빠른 날에는 더욱 그렇고요. 

위 내용은 제가 이날 낚시를 마치고 복기를 했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대상어를 만나지 못했던 연도에서의 지난 출조와 이번 출조를 돌아보았을 때 "하던 대로 낚시를 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어제와 오늘 같은 포인트에 들어가더라도 어제와 오늘의 바다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경험이라는 것이 낚시인의 소중한 자산이지만, 동시에 낚시인의 시야를 좁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겠습니다. 

낚시를 마치고 자구내 포구로 돌아와 전체조과를 남겨봅니다. 벵에돔 보다는 참돔의 조과가 더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이날 올라온 참돔 중 가장 씨알이 좋았던 녀석입니다. (계측자에 잘못 올려서.....^^;; 5 짜 참돔이 4 짜처럼 찍혀 버렸네요)

두 번째로 큰 참돔도 40cm가 넘어가는 씨알이었습니다. 

이상한 점을 깨닫고, 벵에돔부터는 계측자가 시작되는 곳에 놓아 정확하게 계측하였습니다. 배가 통통하여 체고가 상당히 높았던 일반 벵에돔이었습니다 ^^"

뒤풀이 식사를 위해 성윤, 준수 형님과 들른 곳은 제주시 외도이동에 있는 "어랑"이라는 식당입니다. 낚시인이 잡아온 물고기를 맡기면 비용에 맞춰 음식을 준비해 주는 곳입니다. 

예전에 들렀던 준수 형님의 추천으로 방문하였는데, 사장님도 낚시인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게 주변에 주차할 곳도 넉넉하고 외관도 깔끔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저희가 부탁한 물고기는 참돔, 벵에돔 각각 두 마리였습니다. 

기본 상차림도 깔끔합니다. 식전 죽과 샐러드, 고등어조림을 안주 삼아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참돔 초밥이 이어서 제공되었습니다. 보통의 초밥에서는 흔치 않은 자연산 활어 초밥이었습니다. 초밥 위에 올려진 참돔 횟감이 두툼해서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V

이날의 주요리였던 벵에돔, 참돔 회입니다. 왼쪽이 벵에돔, 혈압육이 상대적으로 진한 오른쪽이 참돔입니다. 

요리의 재료도 중요하지만 손질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딱 알맞은 두께와 길이로 손질되어 한 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정갈하게 놓여 있었네요. 

벵에돔 회 한점에 와사비를 조금 올려서 무순과 같이 먹으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는데, 사장님이 손질하면서도 기름기가 많아서 칼에 묻어 나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침이 고이네요 ^^"

따로 제공된 벵에돔의 뱃살은 막내인 저에게 형님들이 양보해 주셨네요. 사양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제가 다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이어서 참돔 한 마리는 통째로 구워 특제 소스를 올려 주셨고, 회를 치고 나온 참돔 살들은 따로 튀겨 탕수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사실 요리를 하는 과정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낚시인의 입장에서는 '처음에 부탁한 물고기가 모두 요리에 쓰일까'라는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어랑" 식당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물고기를 장만하면서 나오는 자투리 살점까지도 탕수로 만들어 제공될 만큼 알뜰하게 요리에 사용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역 맑은 탕이 나왔지만 이미 배가 불러서 거의 먹지 못하고 남겼습니다. 생선의 기름기가 올라올 정도로 오래 끓이셨다고 하셨는데, 더 이상은 못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ㅠㅜ

즐겁고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자 제가 맡겼던 살림통이 깨끗하게 씻겨 스탠드 위에서 물기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낚시인 인 사장님의 세심한 배려에 더 기분이 좋아졌네요. 앞으로도 제주도를 찾을 때마다 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

대상어를 만나지 못했지만, 뒤풀이 식사까지 완벽했던 방어덕에서의 낚시를 이렇게 마쳤습니다. 다행히 안 좋았던 예보가 바뀌면서 이튿날도 차귀도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내일은 차귀도 "목여"에서의 벵에돔 조행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점심 맛있게 드시고,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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