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갯내음이 그리워 또 작대기 가방을 꾸려서
통영연명으로 갑니다.
길가 장미들은 시들고 밤꽃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약간은 늦은 시기 대물 참돔은 빠졌을것이고, 벵에나
피면 손맛이나 볼까하고 가는 길은 늘 그렇듯
즐겁기 그지 없읍니다.
몇몇 조사님들과 좌사리로 향하는 배는 잘도 달립니다.
연화도를 지나고 장덕암을 보니
서쪽과 직벽에 몇분이 계십니다.
요즘 그나마 조황이 좋은 곳이다보니,
평일인데도 ....
좌시리에 도착을 해서보니 "햐! 물색이 기가 막히게 좋습다"
조사님들이 안보입니다.
텅빈 갯바위 골라!골라 이렇게
내맘대로 포인트 사이섬에 내려서 보니 물이 영 안갑니다.
밑밥개고 채비하고 나니 이놈의 모기가
엄청 달려듭니다.
이놈들이 사단을 넘고 군단을 넘어 하루 살이 때처럼 덤벼듭니다.
모기를 타지않는 체질이지만 앵앵대는 소리에 귀찮습니다.
밑밥을 몇주걱 던지고 나서 대를 담궈 봅니다.
잠시 물골이 살아납니다.
찌가 쏜살같이 사라집니다.
올라온넘들은 아가야 참돔입니다.
채비정렬이 되기가 무섭게 물고 늘어 집니다.
수온이
표층은 따뜻하고 아래는 차갑습니다.
그래서인지 바닥에서 약간 떠서 입질이 들어옵니다.
팔도아프고 잠시 쉬엇다가 해질녘에 다시 대를 들어도 영 씨알이.....
아가들 소풍나온곳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아는 동생들 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행님!좀 나옵니까?" "응" "씨알은 어떻습니까?"
"고만 고만하다" "저녁에 일 마치고 새벽배로 갈까요?"
걱정이됩니다. 이놈의 인간들 진짜로 내려오면 우짜노!
사실은 전 거짓말 안했습니다. 마릿수는 엄청 나고요.
참! 씨알이 방생 사이즈라고 안하고 고만 고만 이라고 했으니
고기 나온다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장비 가방 챙기는
동생들이니 말입니다.
밤11시 또 전화가 옵니다. 필요한거 없냐고 12시에 출발 한다네요.
물도 안가고 고기도 잠을 자는지 소식이 없습니다.
독한 모기는 입으로 들어옵니다. 귓구멍,콧구멍 무섭습니다.
(좌사리 시이섬은 텐트 칠 장소가 없습니다.이미 여러 선후배 조사님들은
잘 아시고 계시지만 처음으로 야영을 가시는 분들을 위하여
꼭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침낭 속으로 몸을 숨겨 봅니다. 엄청나게 덥습니다.
나무젖가락에 모기향을 꽂아 한통 10개를 피워
침낭 주위를 감싸고 잠시 잠이 들었나 싶은데.
배엔진 소리로, 써치 불빛으로
잠을 깼습니다.
잠시후 동생들이 접안을 합니다. 대장 쿨러에 말문이 막힙니다.
초**,돔**동생들....
올해에 제가 얻은 가장 소중한 동생들 입니다.
좌사리로 대물 참돔으로 인하여...
돔**동생은 술냄새가 달콤한 홍시 냄새 같습니다.
회식하고 듕국 술을 마셨는데 아직도 정신이
서해 바다를 건너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초** 동생은 채비한다고 바쁩니다.
올해 참돔다운 참돔을 못잡았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돔**이 동생과 앉아서 담배를 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하도록 20여분이 넘었는데 초**동생 아직도 채비중 입니다.
"**씨!그래가지고 낚수 대회나 나가겟나"
하고 한마디 던져 봅니다.
날이 밝아옵니다.시간은4시를 약간 넘어
소매물도쪽 하늘이 환해져 오는데 아직은 전자찌로
어신을 파악해야 할 정도 입니다.
밑밥을 몇주걱 넣고
내가 한마리 할거라고 채비를 던져봅니다.
이어서 초** 동생도 채비를 던지고
나란히 찌를 바라봅니다.
"행님꺼 올거 갔는데요."
말 떨어지기가 무섭게 찌가 사라 집니다.
"헉 " 차고 나가는게 장난이 아닙니다.
스플이 역회전을 하면서 꾹꾹 차고 갑니다.
버텨봅니다. 감고 차면 감고 또 차고
순간 걱정이 됩니다. 5호 원줄에 목줄을3호로 쓴것이
내 맘에 걸립니다.
위에서 보던 돔**이동생은
"빨리 빼올리지 쪼맨것 같고 장난한다"고 합니다.
"아니다.씨알이 제법크다" 라고
대답을 하면서도 온통 머릿속은 목줄 걱정입니다.
(처음 쓰는 목줄로 아직 제가 검증을 못한 관계로)
옆엔 초** 동생 들채들고 기다립니다.
드뎌 빠알깧게 찌가 보입니다.
이길확률이85% 는 됩니다.
순간 이놈이 마지막으로 무지한 힘으로 최후의 발악을 합니다.
버티면 이긴다. 버텨야지....
스플이 역회전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고
가느다란 줄 한가닥에 의지한채.....
몇바퀴 릴를 감고 또 차고 갑니다.
분명 이놈은 대물입니다. 꾹 꾹 찹니다.
순간 대가 하늘을 향하여 쭉 벋고 나는
받들어 총 자세가 됩니다.
목줄이 나간 줄 알았습니다. 올려보니 뭐 이런 황당한 일이
바늘이 부러져 버렸습니다.
그것도 바다 건너에서 온 가*** .
맥이 쫙 빠집니다.
동생들 보기가 민망 합니다.
그 회사 제품 바늘 다 버렸습니다.
에고 이제 또 어느 바늘을 써야 할지 고민아닌 고민이
생겼습니다.
좌사리엔 아직도 바람난 대물 참돔이 새벽이나 밤
물돌이 시간에 출몰합니다.
이시간엔 채비 점검 하시고 긴장 하셔서 하신다면
모처럼 대물과의 만남에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올여름 선후배 조우님들 건강하시고 이루고자 하는 기록
꼭이루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