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칼바위 불타는 레버브레이크4월30일 부처님 오신날.
퇴근후 국도 조행을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주위 왠만한 직장인들은 부처님오신날부터 다음주 어린이날까지 황금연휴가 꽤 길게 이어질텐데요.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주일 내내 쉬는 업체도 있다고 하더군요.
반면 제가 몸담고있는 회사는 그렇게 살림살이가 넉넉하지못해서 쉬는날이 거의 없습니다.
달력에 빨간 숫자는 그냥 색깔만 빨간색 숫자일뿐이지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먹고살려면 해야겠지요;;
그런데 왜 하필 국도인가.
피같은 휴일인 근로자의 날(5월1일)에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하던차 밴드내 회원 상욱이가 제게 솔깃한 제안을 해왔습니다.
상욱이 본인이 수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국도에 계속 있을테니까 언제든 들리라고(?)..-_-;;
혼자 가기에는 출조 시간도 그렇고 거리도 부담스러웠었는데 국도 주민(?)이 되어있는 상욱이 면회를 위해 진수, 원희가 함께 뭉쳤습니다.
포인트는 상욱이가 알아서 책임지고 잡아놓고 있을테니 우리가 먹을 먹거리와 밑밥만 준비해오라고 하더군요.
이건 왠지 명절에 고향가는 기분이네요;;
밴드내 고가 낚시장비를 최다 보유자인 진수가 현대 모애비(?) 차량을 가지고와서 3인의 짐을 편하게 싣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낚시에는 뭐니뭐니해도 SUV네요.
낚시점에서 멀리 떨어지지않은 김밥집에서 김밥 몇줄 구입합니다.
그리고 쭉 달려서 통영 삼덕항까지 1시간 30분가량 걸렸던것 같네요.
삼덕항내에는 낚시배와 여객선이 다수 있는데 주말마다 방문하는 낚시인, 관광객들의 숫자에 비해 주차공간이 협소합니다.
그래서 이곳으로 들릴때마다 주차할 자리를 찾는것이 별도에 일이 되고있네요.
참고로 이중주차시 단속하는 인원도 있다고하니 주차시 필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주차위반 스티커 끊습니다)
진수가 주차할 자리를 찾아서 떠나고 3인의 낚시짐만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갯바위 흘림낚시의 최대 단점, 짐이 정말 많고 무겁습니다..
오늘 우리를 국도까지 태워다줄 배는 흑룡호인데 듣자하니 선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시다고하네요.
얼핏 비주얼만보면 그렇게 안 착할..(?)것 같은데 아무튼 성격좋으시다고..
새벽2시 정각 출항합니다.
선장님께서 상욱이를 이미 알고있어서 우린 포인트 걱정없이 편하게 대기하기만하면 되는 상황.
하긴 무박 삼일동안 갯바위에서 낚시하는 손님을 모를수가 없지않겠습니까;;
**씨!!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선실내 조명이 켜지고 스피커로 손님중 한분의 이름을 호명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리만 그런줄로 알았는데 지금은 연휴기간이라서 그런지 갯바위에 하루 먼저 들어가있는 일행이 있는팀들이 더러 있는가보더군요.
※참고
삼덕항에서 국도까지는 낚시배로 1시간 가량 걸립니다.
선비는 6만원. (2020년 기준)

상욱이는 오전에 땅콩여에서 칼바위쪽으로 포인트를 이동한다고 전화가 왔었는데 현재 더이상 이동없이 칼바위에 있는듯 합니다.
철수할때 자세히 둘러보니 땅콩여는 포인트명답게 여러명에서 즐기기에는 다소 좁아보이더군요.
고기는 꾸준히 나오는데 긴시간 낚시를 하기에는 누울 공간도 마땅히 없는듯 했습니다.
칼바위에 배를 접안하고 드디어 국도 주민(?) 상욱이와 재회했습니다.
그냥 딱봐도 먼가 꾀죄죄한것이 이미 자연인화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것 같았습니다.
칼바위에 하선하자마자 상욱이와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뒤 볼락루어를 시작해봅니다.
국도 볼락은 씨알도 크고 마릿수도 된다고해서 출조전부터 기대가 컸는데요.
제 주위에는 볼락만 잡으러 국도에 다녀간 인원도 여럿 됩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상욱피셜으로는 전날 저녁 10시까지는 조황이 괜찮았답니다.
새벽으로 넘어가면서 바람&너울탓에 활성도가 많이 떨어진것 같다고...
대략 30분정도를 던지고 감고를 반복하다가 도무지 쏟아지는 잠을 이겨낼 여력이 없어서 갯바위에 자리잡고 잠들었네요.
뒤쪽으로 올라가니 상욱이가 박스로 아주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어놓아서 편하게 누워있을 수 있었습니다.
"형님!! 일어나셔야죠!"
원희 목소리에 눈을 떴는데 그때까지 필름이 끊어진듯 세상 모르고 잤던것 같습니다.
저는 잠시라도 눈을 붙혀야할 출조일정이 잡힐때면 매트를 꼭 챙겨가지고 다니는편인데 이번에 깔고 잤던 종이박스도 정말 인생템이네요.
혹시라도 매트를 빡했을 경우 밑밥 구매하실때 종이 박스까지 챙기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물런 철수시 박스도 함께 수거해서 버리셔야겠지요.
진수와 원희 그리고 상욱이는 제가 잠잘동안 볼락루어를 계속했던것인지 이제서야 흘림낚시 채비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있는 국도 주민과 그외 기타등등.
극적으로 이번 국도 조행에 합류한 진수. (6월말 둘째 출산예정)
조행 내내 진심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는데 보고있자니 많이 짠했습니다.
저도 밑밥부터 정성을 다해서 준비해봅니다.
이미 녹아있는 크릴을 가지고와서 그런지 평소 밑밥을 준비할때보다 훨씬 힘이 덜들었습니다.
밑밥은 낚시점에서 미리 섞어서 출조하면 편하고 좋지 않습니까!
벵에돔 밑밥은 빵가루가 포함될 경우 미리 준비해두면 서로 엉겨붙어서 덩어리지기 쉽기때문에 되도록 현장에서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상하게 밑밥을 크릴과 섞는게 재미있더군요.
정성을 들인만큼 여태 보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때만큼은 밑밥을 준비하는동안 기대도 되고 아무튼 매번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파우더 냄새가 좋으면 더 상쾌한 기분!
국도는 조류가 잘가는편이고 수심이 깊은 포인트가 많아서 나름 비중이 높은 집어제를 선택했습니다.
시기상 벵에돔이 완전히 수면가까이 부상해서 먹이활동을 하지않을 확률이 높기때문에 여름 본시즌 벵에돔 채비가 아닌 저부력 반유동 혹은 봉돌이 추가된 저부력 전유동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채비는 각자의 스타일대로 이것저것 써보심이 좋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무엇도 아닌 바람이 최대 복병입니다.
좌측 골창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은 저부력 채비를 다루기에 여간 불편함을 주는게 아니었습니다.
칼바위 포인트는 발판또한 높은편이라 원줄이 날리는것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거기다 필자의 낚시대는 하필 5m짜리...
상욱이는 그나마 낮은자리를 선택했는데 바람의 영향탓에 크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출조전 일기예보를 확인했을때 바람이 있다는것 정도는 알고있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바람은 그것을 넘어서는 정도네요.
그래도 불행중 다행이라면 최근 몇일동안 기온이 많이 올라서 춥지는 않았습니다.
한참 낚시를 하다가 우연히 고개를 들어 건너편 낚시인들을 바라보니 조황이 좋지않아서 그런지 거의 손을 놓고 앉아있습니다.
필자와 함께 붙어서 낚시했던 원희의 모습인데 정말 열심히하네요.
긴꼬리벵에돔 낚시에 기대가 많은편인데 조만간 4짜 한마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역시 허리고자 회원중에 한명.
틈틈히 휴식을 가져야합니다.
이분은 이제 국도에 들어온지 삼일째 되는날이라 갯바위에 편안함이 몸에 녹아있네요.
본인집같은 편안함.
갯바위와 이미 한몸이 되어있는 모습.
상욱이가 깨어나자 이제 진수가 바톤터치 합니다.
낚시는 정말 시간과 돈도 많이들지만 추가로 몸과 마음이 모두 멍이드는 취미생활인듯합니다.
한숨 자고 일어난 상욱이는 그동안 국도에 거주(?)하며 잡아놓았던 생선을 손수 손질하고 있습니다.
집에 돌아갈때 고맙게도 우리에게 손질한 생선을 나누어주겠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어차피 못잡을것은 어찌알고 그런 생각을 했는지..
상욱이에게 정말 명절에 고향 방문한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
상욱이는 뒤에서 생선손질에 여념이 없고 우린 계속 낚시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생선을 손질하며 생기는 생선 내장이 바다에 흘러들어가니 이때부터 갈매기가 여기저기서 한두마리 모이기 시작하더군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기왕이면 소리를 켜두시고 즐기시길 권합니다..
쉽지않았던 싸움이었기때문에 낚시줄을 끊을까도 싶었지만 갈매기를 살려야겠다는 의지로 끝까지 견뎌냈던것 같습니다.
낚시줄을 끊게될 경우 갈매기 몸에 엉켜있는 낚시줄은 갈매기가 죽기전까지 스스로 풀어낼 수 가 없지않을까하는 착한 마음씨.
이래저래 많이 놀랬을듯싶은데 다행히 갈매기는 다친곳없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올해 2월 다대포에서 물새를 잡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이후로 두달만이네요.
대상어 랜딩에는 사용할 기회가 없고 찌,모자,새 등등만 담아내는 뜰채에게 오늘은 왠지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씁쓸하네요.
대상어를 잡는것보다 새를 잡는것이 오히려 확률이 높은 현실이...
한바탕 갈매기때문에 난리를 쳐놓고 늦은 아침식사를 합니다.
원희가 준비한 동치미 국수인데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살짝 더울랑 말랑하고있는데 시원하고 새콤한 국물이 들어가니 입맛이 확 살더군요.
원희야 잘먹었다.
배가 부르니 마음도 넉넉해집니다.
농담을 주고받으며 주변에 널려있는 바다풍경을 두눈에 담아봅니다.
원하는 대상어는 못잡았어도 이런 재미로 낚시를 계속 다니고 있는듯 합니다.
오전 3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장작 13시간 낚시.
나머지 1시간 정도는 내가 머물렀던 갯바위 뒷정리에 투자하기로 합니다.
이제 철수전 갯바위 물청소를 하는것이 당연시 여겨질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그래도 가끔 상반된 낚시인들이 아직 남아있는것 같습니다.
잠시만 노력하면 본인을 포함한 모든 낚시인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오랫동안 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직 늦지않았습니다.

우리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청소를 하고있는데 여기에 아직 낚시대를 놓지못한 한분이 계십니다.
그렇게 낚시를 해놓고는 아직 미련이 남았나봅니다.
정말 진심 대단하네요.
국도는 자주 와보지 않았지만 이번에 둘러보니 준원도권답게 자연경관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가끔 포인트옆으로 돌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하니 야영낚시를 해야할 경우 선장님께 따로 문의해보시는게 좋겠습니다.
이날 철수 준비를 하고있는중에도 건너편에서 큼지막한 돌이 떨어졌나보더군요.
그 소리를 듣고 정말 소름이 돋았습니다.
오후 5시 철수.
이제 상욱이도 3일동안 정들었던 국도를 떠납니다.
우리가 있었던 칼바위는 다른분들이 자리잡았구요.
아마도 야영낚시를 하시는분들이겠지요.
좋은 조황 있었길 바랍니다.
낚시배로 1시간가량을 달려 삼덕항에 도착했고 곧바로 통영에 자주가는 식당에 들렸습니다.
그곳에서 상욱이가 몇일에 걸쳐 잡은 생선을 배급합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세척한다고 꺼내보니 정말 깔끔하게 손질을 잘했더군요.
상욱아 잘먹을께!!
그리고 오랫만(?)에 사람밥을 먹고는 이날 조행을 끝마쳤습니다.
대상어 포획에는 실패했지만 특별한 조황도 있었고 나름 재미있는 조행이었네요.
코로나에 피해없는 건강한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